"내게 상처받은 사람에게 용서를 구한다"

'보수원조' 김용갑 총선 불출마 선언 "이만 소임 마치고 물러납니다"

등록 2008.01.03 09:40수정 2008.01.0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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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이 3일 여의도 한나라당사 기자회견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뒤 회견장을 나가고 있다.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이 3일 여의도 한나라당사 기자회견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뒤 회견장을 나가고 있다. 유성호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이 3일 여의도 한나라당사 기자회견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뒤 회견장을 나가고 있다. ⓒ 유성호
 

[기사 보강 : 3일 낮 12시 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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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보수'김용갑 "3선 명예제대합니다" ⓒ 박정호

▲ '원조보수'김용갑 "3선 명예제대합니다" ⓒ 박정호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경남 밀양·창녕)이 18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김 의원은 3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지난 12년 동안 국회 활동을 통해 국가 안보와 국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선봉에서 싸워왔다"며 "정치권에서 눈치 보지 않고 소신대로 하고 싶은 말을 다할 수 있었지만, 혹시 저로 인하여 개인적으로 상처를 입은 분이 있었다면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의원은 "4년 전 제 자신에게 약속한대로 17대 국회의원을 마지막으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지난날 정부에 있을 때부터 지금까지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그렇게 아름답게 가슴에 와닿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3선 의원이 국회의원에게 환갑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한 지역에서 20~30년 하면 아무리 의정 활동 잘해도 주민들이 지루하게 생각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김 의원은 2일 경남 밀양시 문화체육회관에서 열린 청년회의소 주최 신년교례회에 보낸 축전을 통해 "지난 12년간 도와주신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 4년 전 약속한 대로 후진에게 자리를 물려주겠다"고 말해 불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전두환·노태우 정권에서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과 총무처 장관 등을 지낸 뒤 96년 국회의원이 된 그는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보수우익 성향 의원으로 분류됐다. 당내 중진이었던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게 여타 중진의원들의 거취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의 지역구는 무려 9명의 한나라당 인사들이 공천 경합을 벌이는 격전지다. 이들 중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공보특보를 지낸 조해진씨가 비교적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문

저는 4년 전 제 자신에게 약속한대로 17대 국회의원을 마지막으로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 지난날 정부에 있을 때부터 지금까지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그렇게 아름답게 가슴에 와닿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 박수칠 때 떠나려고 합니다.

저는 지난 12년 동안 국회 활동을 통해 국가 안보와 국가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선봉에서 싸워왔습니다. 어느 날은 의정 단상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를 외치다가 쓰러지기도 하였고, DJ정부를 조선노동당 2중대로 규탄하는 등 좌파정권 비판에 앞장서왔습니다. 또한, 정치권에서도 눈치 보지 않고 소신대로 하고 싶은 말을 다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북한에 대해 퍼주기라는 말을 쓴 원조입니다. 그러나 혹시 저로 인하여 개인적으로 상처를 입은 분이 있었다면 용서를 구하고자 합니다.

이제 좌파정권이 퇴진하고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의 이명박 정부가 나라를 이끌게 되어 저는 안심하고 물러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보수원조 김용갑은 제 소임을 마치고 정치무대에서 사라지려고 합니다.

끝으로 부족한 저를 3선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주시고 영광스럽게 명예제대를 할 수 있도록 성원해주신 밀양시민ㆍ창녕군민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뜨거운 감사를 드립니다.

 

다음은 김용갑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이 3일 여의도 한나라당사 기자회견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이 3일 여의도 한나라당사 기자회견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유성호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이 3일 여의도 한나라당사 기자회견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유성호
- 당내에서 공천시기 문제로 갈등이 일고 있다.
"공천 시기 문제로 얘기들이 많은데 이 문제는 이명박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표, 두 사람이 공개적으로 얘기하기보다는 비공개적으로 잘 이야기해야 한다. 국정동반자 관계라면 뒤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3선 의원이 국회의원에게 환갑이 아닌가 생각한다. 3선 12년이 작은 세월이 아니다. 한 지역에서 20~30년 하면 아무리 의정 활동 잘해도 주민들이 지루하게 생각하지 않겠나? 내가 불출마 선언을 함으로써 모범을 보여야겠다고 생각한다.
 
다선 의원들에게는 개인적으로 오래 전부터 불출마 얘기를 했더니 다 만류했다. 당신이 나가면 나는 어떻게 하냐? 핑계댈 게 없어지지 않냐고 하더라. 동조를 안 하길래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았다. 강재섭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 이방호 사무총장에게는 다 얘기했다."
 

- 상처준 사람들에 대한 소회를 얘기했는데….
"좌파정권 공격하면서 마음 상한 사람들, 광주 해방구 발언할 때도 그랬을 것이고…."

 

- 정치인으로 기억에 남을 사람은.
"정치인들에게는 그렇게 아프게 얘기하지 않았다. 내가 한 마디 하면 국회가 3~4일 공전되는 일도 있고 그러지 않았냐? 조선노동당 2중대 발언도 그렇고…. 북한이 해마다 대한민국 반통일 5적으로 꼽았는데, 앞으로 내 이름은 명단에서 빠질 거야."

 

- 앞으로 보수단체 집회에서 볼 일 없을까.
"아니다."
 
- 누가 (지역구의) 후진이 되길 바라나?
"김형진(김 의원의 전 보좌관 - 필자 주)이 열심히 뛰고있잖아? 우리 지역이 박근혜 지역인데, 김형진과 조해진이 붙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하여간 자기가 판단해야 할 문제이지만…."

2008.01.03 09:40ⓒ 2008 OhmyNews
#김용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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