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석 통합민주당 원내대표와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8일 오후 1시 국회 통합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만나 정부조직개편에 대한 막판 협상을 벌였다.
이종호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간에 정부조직개편에 대한 협상이 재개됐다. 지난 14일 밤 타결 직전까지 갔다가 결렬, 협상이 중단된 지 4일 만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통합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18일 오후 1시 국회 통합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만나 정부조직개편에 대한 막판 협상을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의 파행 출범 여부를 결정지을 중대한 시점이라는 것을 감안, 수십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어 뜨거운 취재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당초 이날 회동은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조성된 비판 여론을 감안, 전격 공개키로 했다.
"비공개로... 끝나고 찍는 사진이 진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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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당 원내대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 다하겠다" ⓒ 박정호
오후 1시 정각에 통합민주당 원내대표실에 들어선 안상수 대표는 취재진이 부담스러운 듯 "이렇게 해서 얘기나 할 수 있겠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도 "악수만 하고 비공개로 회담하겠다"고 말한 뒤, 두 사람은 회의 테이블 앞에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했다.
기자들이 "그래도 한 말씀 부탁드린다"고 요청했지만, 안상수 원내대표는 "일체 협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안 된다)"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러나 옆에 선 김효석 원내대표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안 되겠다 싶었는지 안상수 원내대표도 "최선을 다해 협상이 (타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한 마디 했다.
기자들은 다시 "오늘이 마지막 회의냐"고 물었다. 역시 안상수 원내대표는 "해봐야 알지"라며 잘라 말했지만, 김효석 원내대표는 "양측간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확인했지만 마지막까지 협상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여유를 보였다.
결국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제 회의 좀…"이라며 김효석 원내대표의 팔을 잡아끌고 쇼파가 있는 쪽으로 옮겨 앉았다. 그러나 사진기자들의 카메라 렌즈는 줄곧 두 사람을 따라 움직였고, 연신 후레쉬가 터졌다. 결국 옆에 있던 최재성 원내대변인이 취재진을 향해 "그만 하자, 끝나고 찍는 사진이 진짜지"라며 회의실을 나가 줄 것을 주문했다.
기자들의 취재열기에 고무받은 김효석 원내대표는 "협상 라인이 재가동 됐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내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던 안상수 원내대표에게 "왜 표정이 어둡냐"고 묻자, 안 원내대표는 "이제 (협상이) 잘되면 밝아지겠지"라며 웃어 보였다.
앞서 통합민주당 원내대표실로 오는 과정에서 안상수 원내대표는 협상 전략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3개(여성부·해수부·농진청)를 살리면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게 무슨 혁신이냐"며 "해수부는 정부조직개편의 근간이기 때문에 절대 존치할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3시 최고위원회의를 열 예정이다. 통합민주당과의 협상에서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협상 결렬 선언'을 승인받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회담이 끝난 뒤, 취재진이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나누며 헤어지는 두 사람의 사진을 찍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신 : 18일 오전 11시 20분]정부 출범 D-7... 벼랑 끝에 선 '정부조직 협상'

▲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14일 국회 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유성호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정부조직개편을 놓고 벼랑 끝에 섰다. 누가 먼저 발을 떼느냐 서로의 담력을 시험해보고 있다. 자칫 움직일 타이밍을 놓쳤다가는 벼랑 아래로 떨어질지도 모른다.
협상은 18일이 정말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당선인 측이 당초 설정했던 '시한'에서 벌써 1주일이 지났다. 그나마 극적인 타협이 이뤄진다면 새 정부의 파행 출범은 막을 수 있다. 파행 출범은 두 사람 모두에게 부담이다. 그러나 어느 쪽도 명분 없는 후퇴는 하기 힘들다.
한나라당 측에선 협상결렬 선언 카드를 꺼내놨다가 다시 주워담았다. 마지막 협상을 앞두고 숨을 고르는 분위기다. 시한을 다시 '18일 오전까지'로 못박았다. 더 이상의 진전이 없다면 정부조직개편안에 따른 조각 내용을 발표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날 오전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나 대통령직인수위 간사단회의는 비장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지금은 벼랑 끝에서 한 발만 더 딛으면 절벽에 떨어지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어제(17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정부조직법에 대한 (협상) 결렬 선언을 한 뒤, 우리 갈길을 가야겠다고 판단했었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이어 "우리나라 정치가 정말 피곤한 게 있다, 늘 보면 마지막 순간에 가서 타결 되는 습관이 있다"며 "양쪽이 다 진이 빠지고 국민이 피곤해한 뒤 벼랑 끝에 타결되는데, 여야 간에 그런 버릇을 없애야 한다"고 말해, 마지막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강 대표는 "협상 과정을 보니까 서로 양쪽 다 문제가 있었다"며 "저 쪽은 원내대표 소관인데 당 대표가 너무 앞서서 문제가 됐고, 한나라당도 정무기능에 혼선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지난 14일 밤 여야 간 협상이 타결 직전까지 갔다가, 이명박 당선인의 거부로 틀어진 데 대한 우회적 비판인 셈이다.
강재섭 "양쪽 다 협상과정에 문제가 있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인수위 측은 아직 공식 발표도 되지 않은 장관 내정자들을 언론에 흘려 '초법 내각' 논란을 자초하고, 주말에 열린 인수위 국정운용 워크숍에 장관 내정자들을 참석시키려다가 번복하는 혼선을 빚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과연 협상을 하려는 자세냐'는 질타가 쏟아졌다.
협상 공식 채널인 안상수 원내대표는 "오늘 오전까지가 마지막 협상 시한"이라고 못을 박은 뒤,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저쪽에서 연락이 오면 최선을 다해서 협상이 타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듣기에 따라선 '출사표'를 연상케 했다.
인수위도 민주당에 대한 압박에 가세했다. 이경숙 위원장은 "우리가 설마설마 하면서 염려했던 것이 거의 현실로 나타났다, 오늘 오전이 마지막으로 생각할 수 있는 시한"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조직개편안은 분명히 말하지만 흥정 대상이 아니다"며 "원내 다수당이라고 해서 수가 많다고 해서, 정부가 제대로 출범하지 못하게 새 정부를 파행시키는 불행한 일은 역사상 남겨서는 안 된다"고 민주당을 겨냥했다.
김형오 부위원장도 "이번 주가 지나고 나면 사실상 노무현 정부는 끝나고 이명박 정부가 등장한다"며 "새 정부 등장 일주일을 남긴 시점에서도 아직 정부조직법을 확정 못한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이다, 정말 기가 막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격언까지 언급한 뒤, "더 이상 발목잡기, 부처 이기주의, 이익 집단의 노예가 될 수 없다"며 "오늘을 넘길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면서 통합민주당의 결단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측 "이명박 정무기능 고장난 것 아닌가"

오마이뉴스 이종호
통합민주당 역시 이날 오전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정부조직개편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이명박 당선인측이 먼저 절충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며 배수진까지 쳤다.
손학규 대표는 "어느 부처를 주고 뺐고 하는 흥정의 문제가 아니라, 오직 국가 이익과 미래 원칙의 문제"라며 "'발목잡기 공세'라는 한나라당의 올무에 걸려서는 안된다"고 경계했다. 그는 또 "국민들이 우리의 진정을 알기 시작했다. 오직 국민 이익만 생각하고 원칙을 지키면 국민은 결국 우리편"이라고 말해, 협상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상희 최고위원은 이명박 당선인의 리더십을 겨냥했다. 김 최고위원은 "각 언론이 이명박 리더십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정무기능이 고장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며 "개편안 갈등 와중에 국무위원 내정자와 워크숍을 한다고 했다가 3시간 만에 취소한 것을 보고 국민들은 큰 우려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우상호 대변인은 "얼마 전 협상대표단이 마련했던 타협안조차 원위치시키고, 워크숍을 강행하고, 야당의 대통령 후보를 소환하는 등 일련의 움직임은 이명박 당선인이 집권초기의 기조를 강공 드라이브로 잡은 것이 아닌가 하는 해석이 가능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이명박 당선자가 어제 '총선 때 국민들이 선택할 것'이라는 총선 심판론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며 "당선자 신분에서 선거개입 발언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데, 대통령 취임 후에도 총선개입 발언을 지속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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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 저서 <이재명과 기본소득>(오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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