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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드러낸 변병주표 공격축구

취임 2년째 변병주 대구 감독, 자신만의 공격축구 선보여

08.04.02 10:01최종업데이트08.04.0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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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3월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과 대구의 시즌 개막전이자 귀네슈와 변병주, 두 감독의 데뷔전이 펼쳐졌다. 경기 결과는 3-0으로 서울의 완승. 점수 차이 만큼이나 경기는 서울의 일방적인 우세 속에 끝났고 대구는 자기 진영에서 수비에만 치중하다 이따금 역습을 시도했을 뿐 이렇다할 공격조차 해보지 못했다.

 

경기 후, 귀네슈 감독은 “우리가 경기를 지배했다”며 당당히 인터뷰를 한 반면, 변병주 감독은 아직 전임 박종환 감독의 그늘을 벗지 못한 듯 보였다.

 

1년이 지난 3월 30일, 두 팀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다시 08시즌 첫 경기를 했다. 결과는 3-1로 서울의 승리. 하지만 내용면에서 대구는 선취점을 뽑아내는 등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1년 전과는 완전히 딴 팀이 되어 있었다.

 

드디어 변병주 감독의 공격축구가 대구에서 꽃피기 시작한 것일까? 대구는 과연 어떻게 달라진 것일까?

 

달라진 공격 전술

 

이 날 관중들은 대구의 공격에서 시종 눈을 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대구는 짧고 빠른 패스로 박진감 넘치는 공격을 펼쳤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유기적인 원, 투 터치 패스를 이용하여 끊임없이 서울 수비진을 괴롭혔고, 빈 공간을 창출하고 점유하는 등 전술적으로 잘 준비된 모습이었다. 게다가 대구의 어느 누구도 불필요한 드리블을 남발하지 않고 패스와 활발한 움직임으로 슛찬스를 만들어 냈다.

 

 그중에서도 이근호, 에딩요, 하대성은 과감한 중거리슛을 날리며 대구의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이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슛까지 연결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전반 32분에 터진 대구의 선취골 역시 에딩요의 과감한 중거리 슛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 날 대구의 공격을 이야기할 때 부상에서 돌아온 공격수 장남석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이 날 경기에서 정확한 위치선정과 기술, 정확한 슈팅능력을 선보이며 공격수가 어떤 플레이를 보여줘야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김호준 키퍼의 선방과 골대의 불운이 아니었으면 이 날 경기는 결코 3-1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전한 불안요소

 

어느 팀도 경기 내내 상대를 몰아붙이는 공격적인 축구를 할 수만은 없다. 때로는 완급조절 역시 필요하다. 하지만 대구는 주전들이 전원 어린 선수들로 구성되어 경기를 조율하고 중심을 잡아줄 경험 많은 선수의 존재가 아쉽다. 지난 시즌 공-수에서 선수들을 이끌던 노장 황연석-김현수는 내셔널리그로 이적하거나 은퇴해 대구를 떠났고 이들의 공백은 아직 채워지지 못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수비의 공백이 가장 두드러지는데, 대구는 K리그 3라운드까지 최다 실점 팀이란 불명예를 안고 있다. 게다가 이 날 경기에서도 선제골을 넣은 뒤 단 2분 만에 문전 혼전상황에서 김은중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점, 역습상황에서 패널티 킥을 허용한 점이 수비불안을 여실히 드러낸다.

 

 또한 장기 레이스에서 체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높다. 재정이 열악한 대구는 주전들을 뒷받침해 줄 선수가 부족하며, 시즌이 거듭될수록 주전들의 체력저하로 지금과 같은 공격축구를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변병주 감독과 코칭 스태프의 적절한 체력안배와 운영능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선수층이 얇은 만큼 조우실바와 알레산드로 두 외국인 선수의 활약 역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변병주 감독은 취임 초부터 계속 공격축구 철학을 강조해 왔다. 대구는 항상 재정의 어려움에 시달리는 시민구단이기에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공격축구는 팬을 경기장으로 불러 모으는 대구만의 생존 전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감독 2년차를 맞은 변병주 감독의 공격축구는 올 해 대구에서 꽃을 피울 수 있을까? 2008년 변병주 감독과 시민구단 대구의 새로운 도전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이는 K리그의 새 역사가 될 것이다. 이야말로 올 시즌 대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플라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4.02 10:01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플라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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