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제 선거에서 계획서와 공약은 유권자가 부탁하는 요구의 대상이 아니라 권한 위임을 간절히 바라는 출마자가 당연히 제공해야 할 기본 책무이자 마땅한 도리가 되어야 한다. 화려한 과거 경력과 말로만 하던 구태정치를 극복하고, 애매모호한 한 줄 공약이나 백화점식 나열공약이 아닌 가치와 비전으로 채워진 책임공약이 매니페스토다. 의정활동계획서와 잘 갖추어진 정책공약, 각 정당의 매니페스토 책자가 활발하게 토론되는 선거가 매니페스토 선거다.
지난 3월 17일 주요정당 대표들은 실천본부와 중앙선관위가 공동 주최한 매니페스토 협약식에 참석하여 공동 서명했다. 급변하는 경제환경과 물가불안, 사회양극화현상 등에 대한 대안정책과 다극화 시대에서의 무한비전이 경쟁하는 매니페스토식 선거를 치르겠다는 대국민 약속의 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늦장공천, 배짱공천으로 유권자들의 최소한 알권리마저 우습게 취급하더니 유권자가 바라는 각종 토론회조차 무더기로 거부하는 등, 공약은 실종되고 공방만 난무하는 일방적 정치행태가 계속되고 있다. 최소한의 계약내용과 후보자 간의 차이를 구분하여 좋은 후보자를 가려보겠다는 유권자의 소망과 권리는 철저히 무시되고 화려한 말장난만 난무하는, 실망스럽고 짜증나는 선거가 치러지고 있다.
또한, 잘생긴 사람을 뽑는 미인대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경력과 가십에 지난친 보도시간과 지면을 할애하고 있으며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평가 잣대로서의 자격을 상실해가는 무분별한 여론조사 놀이에 빠진 언론에게도 다양한 가치와 정책적 대안을 보도하여 공론의 장을 활성화시켜 공기(公器)로서 제자리를 찾아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이렇게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매니페스토 선거의 희망이 자라나고 있다.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과 상임위원회 활동, 관심 입법 등이 담긴 의정활동계획서를 유권자들 앞에 당당히 밝히고 선택을 받고자 하는 274명의 후보들이 바로 그 희망이며 우리는 이들의 선도적 노력과 커다란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이번 총선에서는 무조건의 물갈이가 아닌 능력과 자질, 정책비전을 가지고 있는 후보들로서 새로운 정치세력을 형성하기 위한 합리적 물갈이가 필요하다. 가치와 비전, 정책생산능력이 있는 준비된 사람들로 채워져야 한다. 화려한 경력과 말로만 하는 정치를 끝내야 한다.
이미 지난 16대, 17대 총선을 통해 우리는 두 번의 생물학적 물갈이를 경험했다. 의정활동계획을 유권자들에게 당당히 내놓고 책임있는 약속으로 선택받는 매니페스토 정치가 확산되어야 한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의정활동계획서와 정책공약에 대한 토론을 강화시켜 나아가 매니페스토선거를 실천해야 한다.
정당과 후보자는 보다 많은 계약의 내용을 유권자에게 보여주고 지지를 호소해야 하며 타 정당과의 차이, 같은 지역에서 출마한 다른 후보자와의 차별성을 보여주기 위한 토론회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실천본부가 유권자와 함께하는 매니페스토운동은 의정활동계획과 능력을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합리적 물갈이를 주도하겠다는 유권자 권리회복 운동이다. 의정활동계획서 발표 촉구 및 각종 정책토론 활성화 등을 통해 합리적 물갈이를 위한 매니페스토 선거 실천과 확산을 간절히 기대한다.
| 2008.04.02 15:27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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