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발언은 미국에 사정한 것일 뿐"

3일 안양촛불문화제, 150여 명 참석...자유발언 이어 거리행진

등록 2008.06.04 11:21수정 2008.06.04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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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박달동에 사는 임은수 씨가 만든 촛불가면

박달동에 사는 임은수 씨가 만든 촛불가면 ⓒ 이민선

박달동에 사는 임은수 씨가 만든 촛불가면 ⓒ 이민선

경기도 안양에서도 촛불이 타올랐다. 3일 오후 7시 범계역 로데오 거리에서 시민 약 150명이 모여“고시철회 협상무효” 를 외치며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거리를 행진했다.

 

거리행진은 처음 있는 일이다. 안양에서는 그동안 두 번이나 촛불 문화제가 진행됐지만 행진을 한 적은 없었다. 로데오 거리 원형 분수대 앞에서 문화공연과 시민 자유발언만 하고 자발적으로 해산했었다.

 

시민들은 “고시철회 협상무효” “안양시민 동참하자” 를 외치며 8시20분부터 약20분 동안 로데오 거리를 행진했다. 행진하는 동안 행렬은 계속 불어났다. 길을 가던 시민, 특히 교복 입은 고등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거리 행진은 의왕시에서 온 준상이 아빠라고 밝힌 한 시민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준상이 아빠는 “30개월령 이상 쇠고기에 대한 수출을 중단해주도록 미국 측에 요청했다‘ 는 정운천 농림부 장관 발표는 절대 재협상 하자는 것이 아니고 미국 측에 사정한 것” 이라며 “우리는 떳떳하게 정부에 재협상을 요구해야 한다” 고 말했다.

 

그는 또, “정 장관 발표나자마자 버시바우 미국 대사는 ’재협상은 없다‘ 고 잘라 말했다” 며 “이것은 이명박 정부가 미국 대사에게까지 면박당하고 있다는 증거” 라고 말했다.

 

준상이 아빠는 “재협상할 때까지 물러서지 말고 촛불을 들자” 며 “우리의지를 보이기 위해 로데오 거리를 행진하자” 라고 제안했다. 준상이 아빠 제안에 시민들은 촛불을 높이 들어 화답했다.

 

a  거리행진

거리행진 ⓒ 이민선

거리행진 ⓒ 이민선

 

70대인 이종만 경기환경운동연합 대표는 “안양에도 사람 있다. 사람은 서울 광화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노인들도 이 문제에 관심 있다는 것 보여주러 나왔다”라고 말했다. 이 종만 대표는 발언이 끝난 후, 노래를 불러서 분위기를 띄워 큰 박수를 받았다. 이 대표는 천재시인 정지용 시에 곡을 붙인 ‘향수’ 와 백범 김구 선생 장례식 날 전 국민에게 회자된 제목 없는 노래를 불렀다.

 

a  이종만 경기환경련 대표가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만 경기환경련 대표가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 이민선

이종만 경기환경련 대표가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 이민선

'안양 일하는 청년회' 회원들은 비옷을 입고 율동을 선보였다. 율동에 앞서 송현숙(27) 회장은 “서울 광화문 가서 물대포 맞고 시민들이 나가 떨어지는 것 보며 가슴이 아팠다. 경찰들은 정당한 요구를 하는 시민들을 범법자 취급했다” 라며 “우리 시민들 힘을 더 보여주어야 겠다는 생각에 비가 오는데도 촛불을 들었다”라고 말했다.

 

정당한 요구하는 시민 범법자 취급, 시민 힘 더 보여 주어야

 

a  안양 일하는 청년회 '율동'

안양 일하는 청년회 '율동' ⓒ 이민선

안양 일하는 청년회 '율동' ⓒ 이민선

 

 “집에서 매일 이 짓만 하고 있어요. 오늘은 가면 4개와 촛불 13개를 만들었어요.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하는 강력한 의지라고 보아 주었으면 좋겠어요.

 

박달동에 사는 임은수(37)씨는 “기대됩니다. 오늘은 어떤 것 들고 나오셨느냐?” 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임은수씨는 안양에서 촛불집회가 있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단골(?)이다. 임씨는 집에서 직접 만든 화려한 피켓으로 주목받고 있다. 3일 날 열린 촛불집회에서는 화려한 가면으로 눈길을 끌었다.

 

안양시 공무원 노조 이호성 사무국장도 자유발언에 나섰다. 이 사무국장은 “공무원들에게 미국산 쇠고기 위험 없다는 홍보지침이 내려오고 있지만 우리가 거부하고 있다” 며 “앞으로 심한 압박이 오겠지만 전공노는 국민 뜻에 따라 끝까지 물러서지 않겠다” 고 발언했다. 

 

이명박 퇴진하라는 강도 높은 정치발언도 있었다. 군포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다고 밝힌 이순세(44)씨는 “주권자인 국민 한 사람으로 이 자리에 섰다” 라며 “미국인도 안 먹고 미국소 수입국인 베트남, 라오스인도 안 먹는 광우병 소를 국민에게 먹여 생체 실험 대상국으로 만들려는 이명박은 퇴진하라”라고 말했다.

 

또, “환경 파괴하고 경제성도 없는 대운하 사업에 혈세를 쏟아 부어 일부 대기업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명박 물러가라”라고 발언했다. 건강보험 민영화와 공기업 민영화를 반대한다는 뜻도 밝혔다.

 

발언이 끝난 후 이씨는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이명박은 100년 전 이완용과 닮았다. 100년전 이완용이 나라 팔아먹을 때에도 ‘조선개화발전' 운운했듯이 이명박도 대한민국 위해서 소고기 수입한다고 하지만 실제는 나라 팔아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유포터 뉴스

2008.06.04 11:21ⓒ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안양뉴스 유포터 뉴스
#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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