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하나되는 봉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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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정(apple373737)등록 2008.06.13 21:02

천등산 봉정사 현판에 천등산 봉정사라고 쓰여 있다. ⓒ 조윤정

 
  봉정사는 안동의 천등산 자락 아래에 자리잡고 있다. 봉정사를 찾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한 번 봉정사를 찾은 사람은 다시 또 찾게 되는 따뜻한 매력을 지닌 곳이다. 다른 절에 비해 규모도 작고 화려하진 않지만 그 어느 절보다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봉정사 가는 길 조용한 길을 따라 걸으면서 자연을 느낄 수 있다. ⓒ 조윤정

   
  봉정사 가는 길은 다른 절들과 다르다. 크고 화려한 절들이 장사꾼들의 요란한 소리로 정신없이 방문객을 맞는다면 봉정사는 조용하고 아늑한 자연이 따뜻하게 방문객을 맞는다. 봉정사로 가는 길을 걷노라면 은은한 새들의 노랫소리와 향기로운 바람 내음새를 맡을 수 있다. 나비와 길동무하며 꽃들이 가르쳐 준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봉정사 앞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봉정사 대웅전 꾸밈없는 봉정사 대웅전의 모습 ⓒ 조윤정

 
  크고 화려한 절들의 대웅전이 당당한 풍채를 뽑내듯 위엄을 드러내며 방문객들을 압도해 버린다면 봉정사는 인위적인 모습을 최대한 버린 채 꾸미지 않은 소박함으로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봉정사의 이런 소박함과 자연스러움이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것 같았다. 바래져 버린 색채는 더욱 더 자연과 닮아 있었다. 
 

봉정사 극락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다. ⓒ 조윤정

  봉정사 극락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다. 오랜 시간동안 온갖 희로애락을 겪으면서 그 자리를 굳게 지켜온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극락전의 작은 티끝 하나도 지나간 우리의 역사를 대변해 주는 것 같아서 너무도 소중하게 느껴졌다.
 
  봉정사를 처음 방문했을 때 내가 느낀 첫 느낌은 실망이었다. 규모도 작고 건물의 색깔도 다 바래서 크고 화려한 다른 절에 비해서 초라하게 느껴졌었다. 그러나 봉정사를 둘러보다 보니 어느새 내가 자연의 일부가 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에 다시 봉정사를 방문했을 때 마치 엄마의 뱃속으로 다시 들어 온 것 같은 편안함과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봉정사의 따뜻함과 여유를 느껴보는 것이 이번 여름의 가장 큰 휴가가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2008.06.13 21:07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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