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들만의 수영법을 공개합니다. 땅짚고 헤엄치기!

목섬의 모랫길에서 즐기는 물놀이 최고야!

등록 2008.06.18 10:44수정 2008.06.1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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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은 낮 최고 기온이 29도 가까이 오르면서 무더위가 사람들을 지치게 하였다. 더운 날씨 탓인지 바닷가인 이곳 선재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여름더위가 느껴지는 오후 아내에게 “목섬”으로 물놀이 가자고 제안했다. ‘오늘은 바닷물이 많이 들어오지 않아 깨끗한 바닷물에 덮인 모랫길에서 안전하게 물놀이 할 수 있으니까 더위도 식힐 겸 꼬맹이들하고 가보자. ’ 아내는 바로 행동으로 답을 해 주었다.

 

집사람은 밖에서 놀고 있는 꼬맹이들에게 “애들아! 물놀이 가자”라고 했고 꼬맹이들은 물놀이 간다는 소리에 함께 있던 친구들에게 자랑하며 동네 방송 들어간다. “우리 아빠, 엄마랑 물놀이 간다. 그동안 너희끼리 놀고 있어.” 큰 소리로 자랑을 끝내고 빨리 가자고 재촉하며 앞장서 출발을 한다.

 

a 목섬으로 가는  모랫길 바닷물이 들어와 있는 모랫길을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있다.

목섬으로 가는 모랫길 바닷물이 들어와 있는 모랫길을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있다. ⓒ 김형만

▲ 목섬으로 가는 모랫길 바닷물이 들어와 있는 모랫길을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있다. ⓒ 김형만



꼬맹이들과 목섬으로 가기위해 해변으로 나와 보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목섬으로 가는 모랫길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었고, 아이들은 이리저리 물위를 신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무더위가 사라지고 시원한 느낌이 전해졌다.
 
꼬맹이들이 오랜만에 바닷가에 나와서인지 무척이나 신이 나있다. 바닷물에 잠겨있는 모래 길에 들어서자마자 첨벙거리며 이리저리 뛰어 다니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 우리 꼬맹이들도 어느새 같이 어울려 열심히 뛰어다니며 놀고 있다. 처음 보는 사이인데도 같이 어울려 즐겁게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오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a 땅짚고 헤엄치기 물놀이의 진수를 보여주마!

땅짚고 헤엄치기 물놀이의 진수를 보여주마! ⓒ 김형만

▲ 땅짚고 헤엄치기 물놀이의 진수를 보여주마! ⓒ 김형만


a 나처럼 해봐요! 누나처럼 헤엄은 칠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놀고 있는 아들!

나처럼 해봐요! 누나처럼 헤엄은 칠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놀고 있는 아들! ⓒ 김형만

▲ 나처럼 해봐요! 누나처럼 헤엄은 칠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놀고 있는 아들! ⓒ 김형만

 

한참을 뛰어 다니다 우리 꼬맹이들이 아예 물속에 몸을 담가버린다. 이젠 포기다! 너희들 마음대로 놀아라!

 

딸 채영이가 유유히 헤엄을 치며 다닌다.

 

"딸 뭐해!"

"보면 몰라? 수영하고 있잖아!"

"넌 수영할 줄 모르잖아."

"아냐, 난 수영할 수 있어! 잘 봐."

"그건 땅짚고 헤엄치는 거잖아."

"아니래도, 이건 헤엄치는 거야 알았지?"

끝까지 헤엄치는 거라 우기면서 열심히 물장구를 치면서 앞으로 나간다. 하지만 이내 좀 깊어지니까 ‘캑’ 소리가 난다. 바닷물을 먹은 것이다. 녀석도 민망했던지 스스로 상황을 정리하고 이동하면서 한소리 한다.

‘ 아빠! 나 좀 봐 ’ 하면서 낮은 쪽으로 가면서 자랑을 한다. 귀여운 녀석!

 

아들도 누나 흉내를 내다가 아닌 듯싶으니까 포기하고 제 자리에서 물장구를 치고 있다. 검게 그을린 얼굴 속에서 묻어나는 환한 미소가 귀엽고, 사랑스럽다.

 

아이들의 노는 모습이 좋았던지 지나가던 사람들은 부러운 듯이 바라보기도하고, 길을 멈추고 바닷물에 발을 담그기도 했다. 부모와 함께 걷던 아이들은 자꾸 물속으로 들어갔고, 부모들은 옷 버린다고 야단을 치다가도 이내 포기하고 만다. 
 

a 바다가 좋아요^^* 집에 가자! 싫어~

바다가 좋아요^^* 집에 가자! 싫어~ ⓒ 김형만

▲ 바다가 좋아요^^* 집에 가자! 싫어~ ⓒ 김형만


우리 아이들 옆에서 한 엄마와 아기의 대화가 귀에 들어왔다.
 
‘ 그만 가자!’ ‘ 싫어 ’
‘ 더 놀 거야? ’ ‘ 응 ’
꼬마 아가씨는 얕은 물에 엎드려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마냥 즐거운 듯 아기의 표정이 해맑았다. 아기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엄마의 표정도 흐뭇해 보였다.
 
a 썰물 즐거웠던 물놀이 시간은 끝났다

썰물 즐거웠던 물놀이 시간은 끝났다 ⓒ 김형만

▲ 썰물 즐거웠던 물놀이 시간은 끝났다 ⓒ 김형만


물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모랫길이 드러난다. 아쉽지만 물놀이를 마쳐야 할 시간이 된 것이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못내 아쉬운 표정들이다. 뒤늦게 도착한 사람들은 아쉬워하면서 “목섬”까지 모랫길을 걷는 것으로 만족을 해야 했다.
 
a 썰물이 싫어! 바닷물이 빠지는 것이 못내 아쉬운 꼬맹이들

썰물이 싫어! 바닷물이 빠지는 것이 못내 아쉬운 꼬맹이들 ⓒ 김형만

▲ 썰물이 싫어! 바닷물이 빠지는 것이 못내 아쉬운 꼬맹이들 ⓒ 김형만


집에 가자는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물 빠진 갯벌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한다. 애들아! 다음에 또 놀자!
 
a 동생아 집에 가자! 이젠 춥지! 우리 꼬맹이들 이젠 집에 가자 ^^*

동생아 집에 가자! 이젠 춥지! 우리 꼬맹이들 이젠 집에 가자 ^^* ⓒ 김형만

▲ 동생아 집에 가자! 이젠 춥지! 우리 꼬맹이들 이젠 집에 가자 ^^* ⓒ 김형만

 
몇 시간 바닷물 속에서 헤엄을 치며, 물장구치고 놀았던 시간들이 아이들에게 무척이나 좋았나 보다. 집에 와서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나와 또 언제 가느냐고 약속을 받아 놓느라 아우성이다. 다음에 꼭 가겠다는 약속을 받아 놓고서야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나갔다.
 
바람이 간간히 부는 날인데도 높은 기온 탓인지 꽤 무더웠지만 우리 가족은 공기 좋고, 물 좋은 목섬의 모랫길에서 거뜬하게 무더위를 날려 버렸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꼬맹이들과 많이 놀아 주지 못해서 항상 미안했는데, 짧은 시간이나마 꼬맹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 아빠의 체면을 조금이나마 회복했다. 앞으로 찾아올 무더위 속에 폭염을 확실하게 날려버릴 더위 사냥 방법을 찾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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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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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bs U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6.18 10:44ⓒ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sbs U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지킴이 #목섬모랫길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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