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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귀환' 기다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유의 왕' 에릭 칸토나, 코치로 돌아오나?

08.07.10 09:07최종업데이트08.07.1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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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의 주장으로 활약하던 에릭 칸토나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남자가 있다. 바로 '맨유의 왕'이라 불렸던 에릭 칸토나다. 아무리 유명했다지만 은퇴한 지 벌써 10년이 넘은 이 남자가 새삼 맨유 팬들을 설레게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최근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오른팔'이자 팀의 수석코치인 카를로스 퀘이로스가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커지자 그의 후임으로 칸토나가 유력하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맨유 팬들은 만약 칸토나가 코치로 오게 된다면 스타선수 여럿을 영입하는 것 이상의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칸토나의 전술적인 능력보다는 맨유의 전설로 활약했던 상징성과 강렬한 리더십 때문이다.

칸토나는 1992년부터 1997년까지 맨유에서 5년간 활약했고 이 기간 동안 맨유는 칸토나와 함께 무려 네 번의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두 번의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맨유 팬들이 칸토나를 사랑했던 이유는 따로 있다. 그는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유럽의 여러 명문구단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나는 맨체스터에서 죽고 싶다"는 말을 남기며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이다.

이처럼 칸토나가 맨유에 대한 의리와 충성을 지키자 팬들은 그를 영웅으로 떠받들기 시작했고 '맨유의 왕'이라는 영광스러운 호칭을 선사했다. 잉글랜드와 견원지간인 프랑스 출신이라는 점도 그의 인기를 막을 수는 없었다.

그는 악동 기질과 다혈질 성격으로도 유명했다. 프랑스대표팀 시절 공개석상에서 감독의 전술을 비판하고, 경기도중 판정에 항의하며 심판에게 유니폼을 벗어 던지고, 심지어 친선경기에서도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한 적도 있다.

칸토나의 '쿵푸킥' 사건 ⓒ Reuters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사건은 역시 '쿵푸킥 사건'이다. 그는 경기도중 심판으로부터 퇴장명령을 받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도중 한 관중으로부터 심한 욕설과 조롱을 듣자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관중석으로 달려가 그 관중을 폭행한 것이다.

칸토나는 이 사건으로 9개월 출전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으나 오히려 퍼거슨 감독은 그를 옹호하며 재계약을 맺었고, 다른 선수들에게선 찾아보기 힘든 승부에 대한 강한 집착과 자존심은 영웅으로서의 그의 이미지를 더욱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됐다.

데이비드 베컴,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등 최고의 선수들도 '그라운드의 감독'이라 불리던 칸토나의 지시에 따라 불평 한마디 없이 움직이고 뛰어다녔고, 맨유는 잉글랜드 최고의 팀으로 군림했다.

그는 평소 "현재 맨유 선수들은 너무 순진하고 나약하다"고 일갈하며 여전히 카리스마를 과시하고 있다. 맨유 팬들은 칸토나가 이처럼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저마다 스타의식이 강한 맨유 선수들을 통제하고 더욱 강력한 정신력을 이끌어 내주길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골을 넣고도 기뻐하지 않고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슥 돌아서며 자신감을 넘어 거만하고 독특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던 칸토나가 과연 맨유의 코치로서 화려하게 돌아올지 주목된다.

에릭 칸토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프리미어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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