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참석 '여야정 원탁회의' 실현되나

17일 여야 원내대표 만찬 모임에서 논의하기로

등록 2008.07.15 18:14수정 2008.07.1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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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8대 국회 출범 이후 홍준표 한나라당, 원혜영 통합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6월 12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국회 개원 문제와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논의하기 첫 원내대표 회담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8대 국회 출범 이후 홍준표 한나라당, 원혜영 통합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6월 12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국회 개원 문제와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논의하기 첫 원내대표 회담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18대 국회 출범 이후 홍준표 한나라당, 원혜영 통합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6월 12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국회 개원 문제와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논의하기 첫 원내대표 회담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이명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정기적으로 만나는 '여야정 원탁회의'(이하 원탁회의) 구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핵심당직자는 15일 "홍준표 원내대표와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비공식 만찬 모임을 갖는데, 이 자리에서 원탁회의에 대한 대화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만찬 자리에는 양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원내대변인도 각각 배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탁회의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제안을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14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전격 수용하면서 실현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 민주당은 홍 원내대표의 연설이 끝난 뒤 '환영' 입장을 밝히며 실무 접촉을 제안했지만, 한나라당이 "실무자들의 기술적인 만남보다는 양당 원내대표가 터놓고 직접 얘기하자"며 만찬 회동으로 정리됐다.

 

민주당이 원탁회의에 참여할 정부 측 인사로 국무총리를 염두에 둔 것을 한나라당이 대통령으로 격상시킨 것도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대통령이 아니라 총리가 참여하는 회의는 실권이 없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 홍 원내대표의 입장이다.

 

홍 원내대표는 15일 오전 불교방송(BBS) 라디오 <유용화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2~3달에 한 번씩 여야 대표들에게 국정현안을 설명하고 문제점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수정하는 것이 대통령을 위해서도 아주 좋다는 생각"이라며 "대통령이 '연설 내용이 아주 좋다'고 말했는데 (원탁회의를) 받아들인다는 뜻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내우외환 헤쳐가려는 여당의 고육책... 청와대 설득이 관건


a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통합민주당 제1차 정기 전국대의원대회에 참석하여 손을 들어보이며 인사를 하고 있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통합민주당 제1차 정기 전국대의원대회에 참석하여 손을 들어보이며 인사를 하고 있다. ⓒ 유성호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통합민주당 제1차 정기 전국대의원대회에 참석하여 손을 들어보이며 인사를 하고 있다. ⓒ 유성호

홍 원내대표가 야당이 제의한 원탁회의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은 내우외환이 겹친 정치적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한 고육책으로도 해석된다.

 

대선 직후만 하더라도 여당 내에서는 18대 국회 과반수를 확보한 뒤 수적 우위를 앞세워 소수야당을 제압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미국산 쇠고기 파동과 고유가 사태, 금강산 피격, 독도 영유권 논란 등이 줄줄이 터지며 이명박 정부의 국정장악 능력이 급속도로 약해진 상황이다.

 

덩치만 믿고 민심을 거스르는 정책을 밀어붙였다가 제2, 제3의 촛불 시위에 직면할 수 있는 상황에서 여당으로서는 야당을 끌어안는 게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박희태 대표는 15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1990년 3당 합당 뒤 평민당의 완강한 저항과 여론 악화로 덩치만 컸지, 합당 전보다 힘을 쓰지 못했다"면서 "덩치가 크다고 해서 민의를 무시하는 정치를 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과거의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야당과의 대화에 굳이 대통령까지 참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홍준표 원내대표와 입장이 다르다.

 

박 대표는 15일 오후 정세균 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도 "'여야정'까지는 모르겠는데 '여야청'이 만나는 것은 좀 더 생각해보자"며 대통령의 원탁회의 참석에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국정운영에 대한 쓴소리를 듣는 것을 기피해온 이 대통령의 국정스타일을 생각할 때, 대통령이 야당 지도자들을 정기적으로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하는 모습을 그리기가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과 여당 지도부의 체면 사이에서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전날 "여야가 만나는데 굳이 대통령이 정례적으로 참석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던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15일에도 "아직 입장이 정리된 게 없다"며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2008.07.15 18:14ⓒ 2008 OhmyNews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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