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덕을 넘어 비겁함으로

차라리 비겁함보다 무능을 인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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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용(jingi88)등록 2008.08.02 15:30
요즘 이명박 정부 정말 바람 잘 날 없습니다. 십 년 동안 목숨 걸고 독립운동(?) 하여 잃어버렸던 정권을 찾아와서인지 어수선하고 혼란스럽고 가리사니가 없는 것 같습니다.

현 정권은 애초부터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그 5년 동안의 정책과 업적 또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인식을 가지고 정권을 인수하였습니다. 제로 상태에서 일을 만들어 가자니 그 어려움이 대단했을 것입니다. 하여 인수위 시절부터 점령군이란  군복으로 무장하고 나랏일을 시작하였기 때문에 실수가 많이 뒤따랐습니다. 10년 동안의 공백이 그렇게 크리라고는 미쳐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의욕만 앞세운 시간이었지요. 혹여 5년 동안 대한민국 뒤집어 놓는 일만 할지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라는 예수님 말씀은 곧 원수일지라도 그의 존재를 인정하라 라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입니다. 대 소망교회의 장로이신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이런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지 않고 있지나 않은지 자신을 찬찬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기독교적 가치는 일류의 보편적인 가치다라는 대전제는 아래에서 말입니다.

대통령 기록물 유출 건으로 정치적으로 생명을 잃은 노무현과 아웅다웅거리고 결국 검찰 고발까지 한 정황을 보건데 기독교인의 한사람으로서 당신의 그런 모습은 보기에 몹시 거북살스럽습니다. 비겁하게 너무 잔머리 굴리지 마시고 노무현을 사랑하여 주십시오. 왜냐하면 동병상련의 처지가 될 지도 모르니까요. 권불5년(?) 화무십일홍이지 않습니까. 권력을 떠나 새로운 세계를 개척해 나가는 노무현의 실험이 성공하기를 기도하여 주신다면 당신은 비록 부도덕하고 비겁하고 무능한 대통령일지라도 일말의 국민적 애정은 받을 것입니다.

직장에서 이런 사람이 있습니다. 업무적으로 문제가 잘 안 풀린다던가, 능력 부족이나 실수로 사고를 쳐 상사에게 야단을 맞는다던가 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할 때 그 책임자나 오너 중에 그 책임을 회피하거나 남에게 전가시키려는 사람들이 어디를 가나 꼭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을 기회주의자라고 부르죠. 참 비겁한 사람들입니다. 우리 주위엔 이런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비겁함은 자신의 양심과 영혼을 팔아먹는 가장 몰염치한 행위입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행동양식 중에서 우선인 것은 양심입니다. 우리들은 흔히 이런 말을 하지요. “양심 좀 가져라”

우리는 지금 비겁함이 난무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국가를 경영하는 지도자들과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극우 언론들은 얼굴에 철판 깔고 비겁한 언행을 일삼고 있으며 그 작금의 현실에서 국민은 현혹되고, 당황하고, 분노하고, 분열하고, 비아냥거리고, 부화뇌동하고, 하인근성으로 순종하고 있습니다. 비겁함으로 오염된 세상에 살고 있는 국민의 정신 건강은 당연히 악화되겠지요.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진리가 우화처럼 보이고 시니컬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요.

쇠고기 파동에 대한 설거지론을 보십시오. 여러 가지 예가 있지만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비겁한 행위가 설거지론 입니다. 설령 참여정부에서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는 방침을 정했다하더라도 노무현을 부정하고 새로 판을 짜는 마당에 그러한 방침을 이어 받았다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책임회피이고 비겁한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인적 행정 정치 외교 남북관계 등의 근본 자체를 바꾸면서 왜 쇠고기 건은 안 바꾸었던 것인지 속보이는 저열한 후안무치의 완결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참여정부가 먹은 밥을 당신들이 설거지했다면, 그래서 약정서를 읽어보지도 않고 사인만 했다면 당신들은 무능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입니다. 한 나라의 국정을 이끌고 갈 자격과 능력이 없다는 증거입니다. 스스로 물러나지는 않을 테니 서울에서 부산까지 삼보일배하며 국민 앞에 무능함을 사죄하여야 합니다.  

비겁해지지 않으려면 차라리 무식하게 당당히 밀고 나가십시오. 한미 쇠고기 협상대표였던 민동석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처럼 말입니다. 그는 8월 1일 국회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우리가 미국에 준 선물이 아니라, 미국이 우리에게 선물을 준 것”이라고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얼마나 솔직합니까. 민동석, 참 굴하지 않는 관운장과 같습니다. 멋있습니다. 그런 지독한 숭미주의자가 협상대표였으니 그 협상이 얼마나 순조로웠겠습니까. 미국이 주는 쇠고기 선물을 두 손으로 받으면서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렸으리라 미루어 상상을 해 봅니다.

하지만 정운찬 장관은 자리에서 물러나면서도 지조있게(?) 비굴함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민동석과 같이 참석한 자리에서 그는 “한미 쇠고기 협상의 지침 배경은 전임 정부 1년 동안 나왔다, 작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담화문에서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를 개방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며 "지난 1년을 놓고 보면, 협상 결과는 (전임 정부에서 정한 내용) 그대로 됐다, 4월 18일 협상은 노무현 정부의 기조에 따라 했지만 국민의 따가운 질타를 받았다"고 덧붙였으며 또한 "나중엔 결국 이명박 정부가 훨씬 더 안전한 수입을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비겁함의 절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갑신갑신한 이런 충신을 둔 이명박 당신이 부럽습니다.

무능함은 용서할 수는 있어도 비겁함은 용서할 수 없습니다. 공자는‘비겁한 사람은 일생에서 두고두고 죽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차라리 무능함을 선택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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