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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화신 조커로 돌아온 <히스 레저>

28살의 나이에 타계한 히스 레저를 기억하며.....

08.08.04 18:17최종업데이트08.08.0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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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트맨 <다크 나이트>의 한 장면 조커로 변신한 히스 레저 ⓒ 다크 나이트

최근 배트맨 시리즈 <다크 나이트>의 흥행 열기가 예사롭지 않다. 이미 북미에서 각종 최고 흥행 기록을 다 갈아치우면서 새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렇게 뜨거운 열기는 주인공 역을 맡은 크리스찬 베일과 기울어가던 배트맨 시리즈를 최고의 시리즈로 새롭게 창조한 <메멘토>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 대한 찬사로 이어지고 있다.

 

<배트맨 비긴즈>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크리스찬 베일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시리즈에 대한 공로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 두 명이 없었다면 최악의 상태로 치닫던 배트맨 시리즈는 영원히 회복 불가능한 일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신작 <다크 나이트>의 경우 두 명의 공로뿐만 아니라 조연으로 출연한 조커역의 히스 레저 역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완벽한 악의 화신으로 돌아온 <히스 레저>

 

배트맨의 영원한 맛 수 조커는 항상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배트맨 첫 번째 시리즈를 감독한 팀 버튼의 경우 조커 역에 잭 니콜슨을 낙점하여 역대 최고의 배트맨 영화라는 칭호를 받았다.

 

한동안 배트맨 영화에서 잊어진 조커였지만 <다크 나이트>를 통해 잭 니콜슨과 견줄만한 새로운 조커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최고의 젊은 연기파 배우 중 한명으로 꼽히는 히스 레저가 있었다. 히스 레저가 연기한 악의 화신 조커는 그가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없는 배우가 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팬들에게 소중한 추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은 악의 화신 조커로 돌아온 히스 레저에 대해 추억하고자 한다. 그가 어떤 영화에 출연했으며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더듬어보면서 그에 대한 추억을 하나씩 떠 올려보고자 한다.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에서 <다크 나이트>.....

 

히스 레저하면 떠오르는 영화를 몇 편 꼽아 보면, 그의 1999년 데뷔작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에서부터 멜 깁슨과 함께 출연한 영화 <패트리어트 - 늪 속의 여우>, 그리고 주연으로서 가능성을 발겨하게 해준 2001년 작 <기사 월리엄>에 이르기까지 초창기 그의 영화는 상당히 그 활동 영역이 한정 되어 있었다. 대부분 그의 이미지는 코미디 쪽 성향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었다. 이런 사실 때문에 그가 연기 잘하는 성격파 배우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발견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결국 이만큼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가 될 것이란 생각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할리 베리에게 최고의 여배우라는 수식어를 붙여준 2001년 작 <몬스터 볼>에서 그는 발리 밥 숀튼의 아들로 출연하여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존 그가 출연했던 작품들과 확연히 틀린 인물 설정과 내면 연기는 연기자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히스 레저에게 터닝 포인트가 되는 영화를 뽑으라면 필자는 이 영화를 주저 없이 선택한다. 기존의 히스 레저 이미지와 완전히 다른 이미지와 색깔로 관객들을 찾아온 최초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2002년 <포 페더스>에서 잠시 숨을 고른 그는 2003년 <씬>,<네드 캘리>, 2005년 <그림 형제>, <독타운의 제왕들>을 통해 계속해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간다. 특히 2005년에는 히스 레저가 다작 출연한 해로도 유명한데, 이해에 나온 <브로크백 마운틴>의 에니스 델마역을 통해 그는 헐리우드를 대표할 수 있는 연기파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한 층 높여준다.

▲ 브로크백 마운틴 브로크백 마운틴의 히스 레저 ⓒ 브로크백 마운틴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히스 레저의 연기는 동성애자로서의 번민과 고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절제된 연기로 잘 표현해내고 있다. 제이크 질렌홀(잭 트위스트)의 연기 역시 히스 레저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두 명의 연기 앙상블은 이 영화를 수작 반열에 올려놓았다

 

특히 히스 레저는 호주 출신 배우로서 스타가 된 이후에도 호주 영화 출연을 마다하지 않았다. 2006년작 <캔디>, 2003년작 <네드 캘리>, 1999년작 <투 핸즈>는 헐리우드 작품이 아니라 그의 모국에 대한 열정이 살아 있는 작품이다. 이 세 작품은 그의 이력에서도 상당히 특이한 위치에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브로크백 마운틴> 이후 숨 고르기를 하던 히스 레저는 영국 출신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낙점을 받고 새로운 배트맨 시리즈의 조커 역으로 돌아온다. 현재 북미에서 최고의 흥행 신화를 쓰 내려가고 있는 <다크 나이트>의 조커 히스 레저는 악의 화신이라는 칭호를 부여 받을 만큼 영화 흥행 성공에 큰 몫을 하고 있다. 헐리우드에서는 배역을 맡으면 그 배역에 빠져버리는 히스 레저의 성격상 이 영화 때문에 약물 중독으로 히스 레저가 사망한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성 보도를 내고 있을 정도이다. 배트맨 시리즈 중 최고로 극찬 받고 있는 1편의 잭 니콜슨의 조커와 견주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조커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28살의 히스 레저.. 너무 젊은 나이에 타계하다.

 

히스 레저의 나이는 이제 28이다. 그가 영화에 출연하면서 보여주었던 연기력과 그 열정을 생각하면 그의 죽음은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인기 있는 배우는 쉽게 만날 수 있지만 연기력이 겸비된 배우를 만나는 것은 언제나 쉬운 일이 아니다. 헐리우드 최고의 성격파 배우 잭 니콜슨과 견줄 수 있는 카리스마를 가진 배우를 거론한다면 개인적으로 알파치노, 로버트 드니로, 브래드 피트(많은 한국 팬들이 브래드 피트를 잘 생긴 배우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 브래드 피트가 나왔던 영화 중 많은 수가 영화평론가들에 의해 최고의 명작 반열에 올랐다. 그에 대한 연기 칭찬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정도 외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이 글을 적고 있는 필자 개인적으로 헐리우드 차세대 연기파 배우로 히스 레저와 호아킨 피닉스를 꼽았다. 근간에 이들만큼 기억 속에 확실하게 자신의 이름을 아로새긴 배우는 없었다. 그중에 한명인 히스 레저는 28살의 젊은 나이로 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히스 레저의 연기를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은 좋은 배우가 좋은 영화에 나와 자신의 열정과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히스 레저, 그는 우리 곁은 떠나고 없다. 하지만 그가 남긴 영화는 그를 추억하는 영화팬들에게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한국에서 <다크 나이트>가 그를 새롭게 인식하는 영화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8.04 18:17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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