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중학교는 과연 설립인가 될 것인가?

이명박 정부의 자율화 정책의 분석과 방향을 논하다

등록 2008.08.19 20:58수정 2008.08.19 20:58
0
원고료로 응원
1. 조기 유학은 암기위주 교육이 싫어서 가는 것

마침내 서울시 교육청이 공청회도 거치지 않고 국제중 설립허가 신청을 내놓고 있어서 많은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영어시험을 보지 않고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면접과 토론을 벌인 뒤 추첨을 통해 아이들을 뽑고 몰입교육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입학금은 연간 480만원(입학금 학교운영비 제외)이고 서류면접을 통해 심사한 후 추첨으로 160명을 선발하겠다고 한다.

여기에서 서울시 교육청은 해외 유학생을 줄이기 위해 이러한 국제중을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과연 해외 유학을 보내고 기러기 아빠가 증가하는 것이 과연 반드시 영어 교육 때문인가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영어교육을 위해 보내는 사람도 있지만 또한 많은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이 암기위주의 비효율적인 교육을 하기 때문에 유학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설령 영어교육을 위해 보낸다고 해도 그들 마음 한 편에는 입시위주 암기위주의 대한민국 고등교육에 대한 혐오감이 짙게 배여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이번 국제중학교 전형은 실제로 교장의 추천만 있으면 면접과 추첨을 통해 입학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몰입교육을 받은 사립초등학생들이 몰려드는 곳이 될 가능성이 많다. 더군다나 연간 입학료가 제시되고 있는 분기별 160만원의 입학금을 대려면 웬만큼 가난한 학생들은 이 학교를 넘볼 수도 없기 때문이다. 

영훈초등학교는 한국인 교사가 한국어로 1번 수업을 하고 원어민 교사가 똑같은 내용을 영어로 다시 1번 하는 식으로 영어몰입교육을 실시해 왔다. 이 학교에 근무했던 한 여교사는 "나도 돈만 있으면 내 자식을 그 곳에서 교육 시키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서 보낼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내 사립초등학교인 H초등학교에 근무하는 L교사는 "영훈초등학교가 생긴 이후로 사립초등학교 초등교육이 영어교육 위주로 심하게 변질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녀를 S사립초등학교에 보내고 있는 한 학부모도 "최근 S초등학교에서 몇개 과목에서 원어민이 영어몰입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래서 아들이 쓰레기통 하면 못알아듣고 '트래쉬 박스'라고만 한다, 하지만 중계동의 모 영어학원에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사립초등학교가 다른 교육을 포기하고 영어교육에 올인하는 것은 비단 이 학교들 뿐이 이 아닐 것이다. 이런 영어 몰입교육 때문에 10년전 20만원 내외하던 사립초등학교의 등록금도 90만원에서 180만원 넘게 인상이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2.  국민의 뜻에 따라 평준화 보완으로 가야  


과거 노무현 정권은 민주주의를 독재를 방지하고 인권을 보장하는 것으로 이해를 했다고 한다면 현재 이명박 정권은 민주주의를 규제를 철폐하고 자율화시키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는 듯하다. 경제정책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교육정책의 추진에 있어서도 자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과기부에서 지난 4월 졸속적으로 발표한 '학교 자율화 3단계'는 이명박 정부의 자율화가 무엇인지를 매우 신랄하게 보여주었다. 거창하게 기대했던 자율화라고 하는 것이 고작  '0교시 금지 규정 폐지'와 '심야 보충학습'등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학교 자율화 3단계'발표 내용을 들으면서 가슴이 시원해지기보다 답답해졌던 것은 현장교사들 뿐만이 아닐 것이다. 진정 이명박 정부가 '학교 자율화'를 추진하려고 한다면 그런 과도한 경쟁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막아놓은 것들을 쓸데 없이 허물 것이 아니고 평준화 외에도 어떤 규제가 진정 학교의 교육경쟁력을 가로 막고 있는지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을 해야 할 것이다. 먼저 교육활동에 전봇대가 되는 규제를 풀어 교육의 다양화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진행한 후에 자율화를 추진해야 한다.

아직도 많은 국민들은 평준화와 평준화 보완에 지지를 보내고 있으며 국민의 뜻은 바로 평준화를 보완하는 것에 있다. 그러므로 정부와 한나라당이 평준화를 해체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그 전에 평준화 이외 영역에서 다양화를 실시한 뒤 국민들의 생각이 바뀌기를 기다려야 한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도 강남 몇개구 제외한 전 영역에서 공정택 교육감이 패배한 사실을 뼈아프게 회고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은 말로는 평준화 보완하면서 사실상은 평준화 해체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학교도 마구잡이로 세우고, 학원도 마구잡이로 자율화해서 온통 경쟁이 판을 치도록 하는 게 한나라당과 정부의 목표가 아닌지 의구스럽다. 입시위주의 교육이 판을 치는 현실에서 교육에 방해가 되는 규제 철폐는 시도하지 않고 다양화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지 않은 채 획일적인 입시위주의 교육과 영어교육에 매달리도록 만든다면 그것은 창조적인 아닌 회귀적인 것으로의 복귀를 의미하는 것이 될 것이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교육은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부터 벗어나는 것을 최대의 지상과제로 삼고 10년간 모두가 다 함께 노력해왔다. 교육현장이 과열경쟁으로 얼룩졌다고 국민들이 인식을 한 데에는 그 경쟁이 교육을 그릇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경쟁의 방향이 바르고 효과적인 교육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아무도 거기에 과열이라는 단어를 붙이지 않았을 것이다. 과열경쟁을 해소하자고 주장하는 이유는 바른 방향으로 경쟁하자는 것이지 결코 경쟁하지 말자는 의미는 아닌 것이다. 

그러나 교육의 다양화, 죽은 암기교육을 벗어나 산체험을 주는 효과적인 교육을 실현하기도 전에 다시금 입시위주 교육의 광풍에 시달리고 있다. 10여년간의 교육계 노력이 물거품이 되기 일보 직전에 와 있는 것이다.
 
지금 미국은 문맹률을 낮추고 학생들의 학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들을 많이 실시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들은 이른바 공교육 살리기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TV를 통해 민간사업자가 교육을 인수하고 학교장을 교체하는 등 변화하고 있는 미국 교육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 20년 전 미국 교육전문가들이 체계적으로 분석한 후에 전혀 배울 것이 없다고 했던 한국의 교육을 그들이 답습해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러한 정책을 실시한 배경과 이면을 들여다 보지 않고, 그들의 흐름에 동참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동안 경쟁교육을 하지 않은 나라에서 경쟁을 하자고 주장한다고 과열경쟁 때문에 교육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경쟁을 하자 라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최소한 그 나라들이 어떻게 교육을 해 왔으며 왜 그런 교육을 하는지 배경을 이해했으면 좋겠다.
#국제중학교 #미친 교육 #학교 자율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3차원 공간에서 3자녀를 키우며 살아가면서 4차원적 사고를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3차원 공간 속에서 4차원적인 문제발견력과 문제해결력으로 수학적인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추석 때 이 문자 받고 놀라지 않은 사람 없을 겁니다 추석 때 이 문자 받고 놀라지 않은 사람 없을 겁니다
  2. 2 아직도 '4대강 사업' 자화자찬? 이걸 보고도 그 말 나오나 아직도 '4대강 사업' 자화자찬? 이걸 보고도 그 말 나오나
  3. 3 우리 모르게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왜? 우리 모르게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왜?
  4. 4 [단독] "김건희 사기꾼 기사, 한국대사관이 '삭제' 요구했지만 거부" [단독] "김건희 사기꾼 기사, 한국대사관이 '삭제' 요구했지만 거부"
  5. 5 참 순진한 윤석열 대통령 참 순진한 윤석열 대통령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