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 양궁선수들을 키워낸 대한민국 양궁의 비밀

[서평] 따뜻한 독종 - 독종을 키워낸 따스한 리더십 이야기

검토 완료

박정일(cuattop79)등록 2008.09.20 16:07

“최고의 승부사는 최악의 악재 앞에서 오히려 회심의 미소를 짓는 자다.”


우리나라 양궁 대표팀이 바로 최고의 승부사가 아닐까 싶다. 흔들리지 않는 냉정한 마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만 봐도 든든하기만하다, 특히 지난 베이징 올림픽 때 중국 응원단의 야유와 방해 속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최선을 다하던 그 모습, 그런 양궁 선수들의 열정 뒤에 숨겨진 노력과 고통 그리고 지도자의 리더십이 담긴 책 따뜻한 독종.
말 그대로 독종들의 노력과 지도자들의 고충이 가득 담긴 이 책은 그동안 읽어왔던 자기계발서의 내용들이 한국 양궁 지도자의 리더십으로 발휘되어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낸 결과물에 대한 보고서라 말할 수 있다.
리더의 탁월한 능력이 조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제대로 보여주는 책이다. 

 인식의 전환 - 모두가 비웃을 때 당당하게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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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활만 사용해 오던 국내 시장, 지도자들과 일부 업체들이 발 벗고 나서 황무지나 다름없던 국내 활 시장을 개척했다.  예전 모 프로그램에 나온 업체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보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었다. 아무도 써주지 않는 활,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 이제는 전 세계 유명 선수들 대다수가 국내 업체들의 활을 사용하는 것이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국내 생산, 그것은 영세 업체와 양궁 지도자들의 피와 땀이 모아진 결과인 것이다. 또한 양궁에 심리학을 접목시켜 궁수들이 흔들림 없이 집중 할 수 있는 스포츠 심리학 분야를 개척한 것 역시 발상의 전환이었다.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대부분의 올림픽 규정이 한국 양궁선수들을 겨냥한 규정이란 소리가 들렸었다. 지도자들은 어떤 상황에서건 우리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 수십 가지의 가능성을 염두 해 두고 연습한다고 한다. 또한 소음에 대처하기 위해 경륜장, 경마장, 공원 등 사람이 있는 곳에서 연습까지 하며 오락실 게임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만든 시뮬레이션까지. 국내 대표 선발전이 올림픽보다 치열한 곳이 대한민국이라는데 어지간한 강심장이 아니고서야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지 싶다.

 “작고 사소한 승리는 남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지만, 크고 위대한 승리는 자기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심리적 공포를 이기는 훈련.
남자도 힘들어하는 UDT훈련, 잠도 재우지 않는 행군,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번지점프 등 스스로를 최악의 상황까지 몰고 가며 담력과 근성을 키우게 하는 독한 훈련에 경악하고 말았다.

 “양궁장에서 선수들이 활을 쏘는 모습은 매우 조용하고 평온해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평화로운 대지위에서 피가 마르는 사투와 오금이 저리는 긴장의 순간이 난무한다. 겉으로는 피가 보이지 않는 심리적인 전쟁터의 한복판이다.”

바로 일순간의 흐트러짐이 과녁을 벗어나게 하기에 그 어느 때보다 긴장되며 피를 말리는 순간이 바로 시위를 놓기 직전이라고 한다. 1점차의 리드, 마지막 한발. 바로 그 순간 무슨 생각이 들까? 단 한발에 4년의 노력이 달려있는데 담력이 크고 독한 마음이 없다면 스스로 지쳐 포기해버릴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양궁 선수들의 강점이 바로 이런 독한 마음과 정신력이 아닐까 싶다.

 양궁에 없는 세 가지 ‘비리’, ‘부패’, ‘폭력’
위의 세 가지가 없는 것은 지도자들이 솔선수범하기 때문이었다. 바른 문화를 정착 시키자며 양궁지도자들이 발 벗고 나서 선수들을 존중하며 서로 의견을 교환하며 단 한명의 낙오되는 선수가 없이 모두를 끌어안고 가는 문화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었다.
번지점프대에서 자신의 공포를 이겨내지 못하는 선수 한명을 위해 감독 코치 모두가 9번이 넘도록 대신 번지점프를 하며 공포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배려, 선수를 강압적으로 훈련시키기보다 스스로 움직이게끔 만드는 리더십. 포기하지 않게 배려해 주는 마음까지.

‘세계 최고는 당연히 우리나라 양궁’. 이런 국민들의 기대심리에도 비인기 종목인 양궁. 끊임없이 새로운 전술과 효과적인 훈련 방법을 고민하며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며 이끌어낸 지난 30년의 저력. 이것은 단 한사람에 의해서도 아니라 선수와 지도자, 코치 모두가 힘을 모아 만들어낸 쾌거인 것이다.

선수의 심리까지 꿰뚫어보는 능력, 끝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열정을 심어주는 능력, 강요와 강제가 아닌 자유로움 속에서도 100%의 능력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능력 그 모든 것을 갖춘 대한민국 양궁 지도자들의 리더십에 고개가 숙여진다.

 “리더는 키를 놓지 않는다.”는 서거원 감독의 말처럼 끝가지 포기하지 않는 그리고 자신의 팀원을 믿고 이끄는 따스한 리더십 본받아야 할 부분이다. 독종들을 키워낸 양궁 지도자들의 리더십은 신뢰와 열정이 만들어낸 따스함이 가득한 리더십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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