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1 발표하는 김영환 교수(왼쪽), 사회를 보는 김정수 교수(가운데), 토론자 김슬옹 교수
김영조
두 번째 발표는 서울대 민현식 교수의 '전두환, 노태우 정부의 말글 정책'이었다. 다른 발제자 사정 때문에 박정희 정부에 앞서서 발표한 것이다. 그는 발제에서 "의사가 되려면 고통스러운 해부 과정을 거쳐야 하듯이 자기의 언어를 진단하고 개선하려면 언어를 분석(해부), 진단하는 경험을 거쳐야만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토론자로 나선 상명대 김두루한 교수는 "전두환, 노태우 정권을 거치면서 얻은 교훈인 참다운 '민간자율'과 함께 고민함으로써 온 겨레에 '덕'을 끼치고 베푸는 말글 정책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아름답고 보람찬 말글살이를 온겨레가 누리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점심 뒤 권재일 서울대 교수의 사회로 이어진 '박정희 정부의 말글 정책'이란 발표에서 최용기 국립국어원 한국어진흥부장은 "박정희 대통령 시기는 한글 전용의 전성기라 할 수 있으며 박정희 대통령은 1970년대를 한글 전용의 전성기로 만들려 노력했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과적으로 그 결실은 크게 드러나지 못했다"고 진단했으며 토론에 최인호 한겨레말글연구소장이 참여했다.
이어서 중국 월수외국어대 이대로 교수는 '김영삼, 김대중 정부의 말글 정책'에서 "김영삼, 김대중 정권시대는 국어 정책 암흑기였다. 제대로 된 국어 정책도 없고, 기관도 없는 마당에 오히려 한글세상을 한자와 영어 세상으로 바꾸려 시도해 말글살이와 교육까지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며 울분을 털어놓았다. 이에 대한 토론은 방송인 정재환씨가 맡았다.
마지막으로 발제를 한 최기호 외솔회 회장은 '노무현, 이명박 정부의 말글 정책'에서 국어기본법 제정과 한글날 국경일 제정에 관련된 역사를 상기했다. 그러면서 한글날 국경일 지정 법안이 국회를 통과되던 날 동지들과 함께 밤새워 목 놓아 만세를 불렀다며 만감에 휩싸인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에 토론자로 나선 건국대학교 박종덕 교수는 "노무현, 이명박 정부 시대 국어 정책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국어 정책도 계획도 철학도 없었다"고 진단하며, "국립국어원이 많은 민간단체와 협의체를 구성하고 더불어 정책을 논의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정책을 이행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잠시 휴식한 뒤 건국대 조오현 교수의 사회로 시작한 종합토론에는 경상대 김용석 교수, 교원대 성낙수 교수, 국어문화운동본부 남영신 이사장, 한림대 김영명 교수가 참여했다.

▲종합토론 학술회의 마지막을 장식한 종합토론 모습(왼쪽부터 김영명 교수, 김용석 교수, 조오현 교수, 성낙수 교수, 남영신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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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토론에서는 토론자의 발표 뒤에 벌어진 난상토론에서 두건의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그 하나는 남영신 이시장이 "맞춤법과 외래어 표기법은 없애야 한다"는 폭탄발언을 하자 김용석 교수는 "위험한 주장이 아닌가?"라고 받아쳤고, 이에 남 이사장은 "학자들이 몇 명 앉아서 뚝딱 바꾸곤 하는 그런 엉터리 맞춤법은 오히려 언어생활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성낙수 교수는 "규정을 없애면 모체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라며 걱정을 했고, 참관자인 오동춘 짚신문학회 회장은 "뜻은 좋지만 그렇게 하면 질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닌가?"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또 하나의 논쟁은 성 교수의 "대학 입시는 자율에 맡겨야 한다"라는 주장에 대한 논쟁이었다. 조오현 교수가 이에 대한 반박으로 "예전 자율화 시기에 어떤 대학은 한자만 출제하기도 했다. 만일 자율 입시가 그런 방향으로 흐른다면 문제가 생길 수가 있다"라고 말하자 성 교수는 "만일 한 대학에서 입시에 한자만 출제한다면 오히려 자연히 그 대학 지원자가 줄게 되고 그러면 해결되지 않겠는가?"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자 조 교수는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에게 '형태소'에 대해 물으면 대답하는 학생이 거의 없다. 그건 대학이 문법을 출제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율보다는 대학이 문법을 출제하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해야만 한다"라고 받아쳤다.
이들 난상토론을 지켜본 청중들은 참 바람직한 토론이었다며 토론자들에게 크게 손뼉을 쳐주었다. 562돌 한글날을 맞아 벌어진 이날의 외솔회 토론은 어쩌면 이때에 꼭 치러야 할 학술회의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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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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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이명박 정부, 국어 정책도 철학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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