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를 통해 만난 인연

이화 여대생이라며 보내 온 쪽지

등록 2008.10.09 13:15수정 2008.10.0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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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간만에 오마이뉴스에 사는이야기를 올렸습니다. 지난 10월 5일 일요일 친구 따라 가서 자원봉사 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도와주고 하면서 사진도 찍고 한 내용을 올렸는데 '버금'으로 편집되어 올려져 있더군요. 기분 좋았습니다.


며칠 후 쪽지가 하나 와 있어 열어 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학생입니다. 이번에 듣는 수업에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님을 인터뷰하는 과제가 주어졌는데 변창기 기자님의 기사를 죽 읽어보니 자율언론의 소중함을 몸소 느끼시는 것이 실감났습니다. 그리고 가족과 주변 사회에 관해 정답고 따뜻한 시선이 기사에서 읽혀 이렇게 인터뷰 요청을 드립니다."

그래서 나도 쪽지를 보냈습니다.

"네 도와 드리죠."

그렇게 여러 차례 쪽지가 오갔습니다. 인터뷰는 채팅으로 한다고 했고 그녀는 당장에 어느 사이트에다 카페를 개설해 내게 주소를 알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 시간을 저녁 7시로 하기로 했습니다.


어제 저녁 그녀가 가르쳐준 카페에 들어가 그녀를 기다렸습니다. 정확히 저녁 7시가 되자 그녀가 접속했습니다. 접속되자마자 그녀가 보낸 첫 마디는 인터뷰에 응해 주어 고맙다는 문장이었습니다.

영화 <타짜>에 나오는 여주인공이 이대 출신이던데 매우 거만하더라고 했더니, 다 그렇진 않다면서 겸손한 학생도 많다고 했습니다. 그녀도 보니 그닥 거만한 여대생은 아닌 듯 보였습니다.


나는 먼저 왜 나같은 사람에게 인터뷰를 시도 하느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그녀는 대답했습니다.

"저번 수업에 교수님이 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뉴스라는 책을 가지고 와 일부를 인용하면서 시민기자와 인터뷰 해보고 과제물 제출과 발표회를 합니다 그래서..."

그 내용을 보고 의미있는 일이니 기꺼이 돕겠다고 했습니다. 그 후 그녀는 질문을 하기 시작 했습니다. 언제부터 시민기자로 활동했는지, 왜 시민기자를 하는지, 보람 있는지,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는지, 종이 신문은 보는지 등등 조목조목 따지듯이 질문 공세를 폈습니다.

나도 그녀의 질문에 성실히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채팅 인터뷰가 끝나고 시간을 보니 어느덧 2시간이 훌쩍 가버렸습니다. 그녀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인터뷰 했다면서 흡족해 했습니다. 그리고 거듭 고맙다는 인사말을 잊지 않더군요. 참 예의 바른 여대생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제게 오연호 대표기자님이 쓴 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뉴스 책이 있는데 주소 알려주면 보내 드리겠습니다."

대화 말미에 그렇게 써 올렸더니 그래주면 너무 고맙겠다면서 당장에 휴대폰 문자로 주소를 보내 왔습니다. 본 책을 책꽂이에 꽂아 두면 아무 소용 없다면서 다른 분에게 전달되어 다시 의미있게 쓰여진다면 그게 더 좋은 일이라고 책을 보내는 이유를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출근하여 10시 쉬는 시간을 이용해 사내 우체국에 가서 소포를 보냈습니다. 소포 속엔 '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뉴스' 삼성SDI 해고자 아내가 쓴 수기집 '들꽃은 꺾이지 않는다' 격 월간지 '삶이보이는창' 그리고 저번 달 나온 현대차 노동조합에서 발행한 '현자노보' 이렇게 4권의 책자를 보냈습니다.

학교 공부에 의미있게 쓰여지길 바라며.
#여대생 #책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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