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다 싸~ 딱지 10장에 100원~"

천안 어린이공원 알뜰시장... 자발적 수익금은 지역아동센터 기부금으로

등록 2008.10.18 17:46수정 2008.10.18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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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알뜰시장 알뜰시장에 나온 물건들

알뜰시장 알뜰시장에 나온 물건들 ⓒ 이완구


"만화책 팔아요~ 한권에 300원~"
"한 번도 안 입은 여성복 상의가 1벌 500원, 3벌 1000원~"
"싸다 싸~ 딱지 10장에 100원~"
"무지 재미있는 게임CD가 2개 3000원~"


파격적인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지르는 소리다. 매달 셋째 주에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열리는 벼룩시장이라 큰 광고 없이도 물건을 팔고 사는 사람들이 제법된다.

이 벼룩시장에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은 물론이고 나이 지긋한 주부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인다. 그래서 물건의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사는 이들의 연령대도 파는 사람들과 비슷하다.

집에서 사용하다 잘 가지고 놀지 않게 된 조립로봇, 자동차 등의 장난감에서부터 한 번 보고나면 자주 보게 되지 않는 만화책, 누구나 한 번쯤은 가지고 놀았을 딱지 등은 어린이 판매자들이 단골로 내놓는 상품이다.

뿐만 아니라 철이 지나거나 몸에 맞지 않는 헌 옷가지, 직접 만든 머리핀, 종이 컵, 관상용 고기밥까지…. 한 번 눈으로 보면서 지나치기만 해도 미소가 나오는 갖가지 중고 물품들이 즐비하다.

물건을 팔거나 구매하지 않아도, 가볼만한 곳이다. 장소가 놀이터이기도 하거니와 어린아이들의 호객행위는 구경하기만 해도 재미가 넘친다. 어디서 보고 흉내를 내는 것인지, 물건을 들고 "마감임박! 빨리사세요~"라고 큰소리로 가격할인을 외치는 아이도 있고, 어른들에게 씩씩하게 다가가 "휴대폰 있으세요? 그럼 이 휴대폰 고리 안 사실래요?"라고 적극적으로 고객을 공략하는 아이도 있다.


반면에 아예 물건을 파는 것은 뒷전이고 컵라면과 같은 음식을 가지고 와서 친구들과 나눠먹으며 노는 아이들도 있다. 또 파는 물건을 진열해 놓자마자 놀이터의 놀이기구들에만 정신을 파는 친구들도 있다.

얼마 되지 않는 가격에도 시장의 흥정 원리는 적용된다. 전문상인들이 운영하는 가게에서는 있을 수 없을 정도의 흥정도 가능하다. 2000원짜리 상품이 흥정을 통해 200~300원까지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서로 인심도 후해 말만 잘하면 거의 공짜가격에 좋은 물건을 쉽게 건질 수 있다. 알뜰시장 참가의 목적이 판매 반, 재미 반이기 때문.


천안녹색소비자연대와 (재)한국환경민간단체진흥회에서 네 번째로 주최하는 이 알뜰장터는 매년 4월에서 10월까지 매 셋째주 토요일 오후 2시30분~4시에 천안시 쌍용동 어린이공원에서, 넷째 주 토요일은 오전 10시30분~12시까지 벽산태영아파트에서 열린다.

매번 알뜰장터가 열릴 때마다 주최단체에서는 나무목걸이 만들기, 은행브로치 만들기, 낙엽으로 만드는 월계관, 천연염색, 하늘 길 걷기, 대안에너지 체험, 환경비누 만들기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환경 및 생태관련 체험 행사를 차례로 마련해 알뜰장터를 더 의미있게 하고 있다.

주최단체에서는 알뜰장터에 판매자로 나서려는 사람들에게 천원의 자발적 판매자 등록비용을 받고 있으며, 자발적 판매자 등록으로 발생한 수익금을 모아 지역아동센터에 50만원 상당의 책을 2년째 기부하고 있다.

내년에도 행사는 4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천안알뜰시장 #알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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