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아가라 폭포 감동적?... 정신 나간 계룡시· 광명시 의원들

경제위기 속에 10일간 버젓이 관광성 해외여행..."오래 전 계획된 일이라 진행"

등록 2008.10.20 19:57수정 2008.10.20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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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해외여행일정표 계룡시와 광명시의원들이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미국과 캐나다를 다녀온 일정표. 시의원들은 "선진국의회 배우기"라고 하지만 대부분 일정이 관광으로 짜여져 있다.

해외여행일정표 계룡시와 광명시의원들이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미국과 캐나다를 다녀온 일정표. 시의원들은 "선진국의회 배우기"라고 하지만 대부분 일정이 관광으로 짜여져 있다. ⓒ 윤형권



환율이 치솟아 경제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때에 일부 지방자치의원들이 관광성 해외여행에 나서 비난을 사고 있다. 

충남 계룡시 의원 3명(유보선, 김정호, 윤차원 의원)과 경기도 광명시의원 3명(김선식, 구본신, 권태진 의원), 양 지방의회 직원 사무처 등 10명은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함께 미국과 캐나다를 다녀왔다. 이들의 출장목적은 '선진국 의회 배우기와 지방의원 마인드 향상'으로 이들에게 지원된 경비는 약 5000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출장 기간 동안 이들이 둘러본 곳은 지방의회 몇 곳과 상수도 시설을 제외하고는 뉴욕 센트럴파크, 콜럼비아대학, 카펜터스홀, 독립기념관, 백악관, 항공박물관, 국회의사당, 스미스소니언, 레인보우브릿지, 나이아가라 폭포 등 대부분이 관광일정으로 채워졌다.

이 밖의 방문 장소도 몬트리올 성요셉 대성당, 몽로얄공원, 노틀담사원, 캐나다 퀘벡시 다름광장과 프리샹플랭, 미국 보스턴 MIT 공대와 하버드대학, 퀸시마켓, 그리니치빌리지 등 일반 관광일정과 대동소이했다.

그나마 캐나다 해밀턴시의회 견학의 경우 브리핑 외에 내부 건물은 공사 중이어서 들어가 보지도 못했다. 

계룡시 엄사리에 사는 김아무개(55)씨는 "의원들이 자비를 들여 갔다면 환율이 치솟을 때 외유를 할 수 있었겠느냐"며 "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일때 혈세를 들여 관광성 외유를 한 지방의원들의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계룡시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이아무개(38)씨도 "달러 모으기 하자는 사람들이 시민들 혈세나 펑펑 쓰고 다니는 게 말이 되느냐"며 "다른 지방의회 의원들이 예정된 출장계획을 잠정유보하는 모습도 보지 못한 모양"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유보선 계룡시의회 의원은 "잘 정리된 미국의 시가지와 나이아가라 폭포의 무지개 핀 물보라가 감동적이었다"며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정도할 때 여행을 준비해 경제위기 상황과는 달리 달러를 많이 소비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윤차원 계룡시 시의원은 "미국의 한 시의회에서 1시간 가량 설명을 들었고 상수도처리장도 둘러보는 등 연수 성과가 있었다"며 "연수는 이미 오래 전에 계획된 일이라 연기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구본신 광명시 의원은 "미국은 넓고 한국은 좁다는 것을 여실히 깨달았다"며 "미국과 캐나다의 지방의회를 견학하는 등 알찬 연수였다"고 평했다.

한편 충남도의회 농수산경제위원회와 행정자치위원회 등 많은 지방의회 의원들이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계획된 해외출장 일정을 일제히 잠정 유보한 상태다.
#계룡시의회 #광명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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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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