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120) 계획적

'계획적인 교육', '미리 준비해 온 계획적 범행' 다듬기

등록 2008.10.21 19:50수정 2008.10.2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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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계획적인 교육

 

.. 계획적인 생활에는 바로 계획적인 교육이 있고, 계획이 없는 생활에는 무계획적인 교육이 된다는 것이다 .. <생활이 바로 교육이다>(도행지/김귀성 옮김, 내일을여는책, 1996) 16쪽

 

‘생활(生活)’은 ‘삶’으로 다듬고, “교육이 된다는 것이다”는 “교육이 되고 만다”로 다듬어 봅니다.

 

 ┌ 계획적(計劃的) : 미리 정해진 계획에 따른

 │   - 계획적 개발 / 이번 사건은 계획적 살인임이 분명하다 / 계획적인 술수 /

 │     계획적으로 꾸민 음모 / 이 일은 처음부터 계획적이었다

 ├ 계획(計劃) : 앞으로 할 일의 절차, 방법, 규모 따위를 미리 헤아려 작정함

 │   - 작업 계획 / 우주 개발 계획 / 계획을 잡다

 │

 ├ 계획적인 생활에는 바로 계획적인 교육이 있고

 │→ 계획 있는 삶에는 바로 계획 있는 교육이 있고

 │→ 생각 있는 삶에는 바로 생각 있는 교육이 있고

 │→ 잘 추스른 삶에는 바로 잘 추스른 교육이 있고

 │→ 잘 여미어진 삶에는 바로 잘 여미어진 교육이 있고

 │→ 알맞게 꾸리는 삶에는 바로 알맞게 꾸리는 교육이 있고

 └ …

 

한자말 ‘계획’은 그대로 두어도 나쁘지 않다고 느낍니다. “일할 계획을 잡다”, “오늘은 어떤 계획이 있어?” 하고 말할 때는 잘 어울린다고 느낍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자리도 “오늘 무엇을 할지 잡다”나 “오늘은 어떤 일을 할 생각이 있어?”나 “오늘은 무얼 할 생각이니?”처럼 쓸 수 있어요.

 

 ┌ 계획이 없는 생활에는 무계획적인 교육이 된다

 │

 │→ 계획이 없는 삶에는 계획 없는 교육이 된다

 │→ 생각이 없는 삶에는 생각 없는 교육이 된다

 │→ 잘 여미지 못한 삶에는 잘 여미지 못한 교육이 된다

 │→ 대충대충 삶에는 대충대충 교육이 된다

 └ …

 

가만히 헤아려 봅니다. 말도 말이지만, 우리 삶부터 돌아보아야지 싶습니다. ‘생각 있는 삶이어야 생각 있는 교육’이 된다고 하듯, 생각 있는 삶이어야 생각 있는 말을 하리라 봅니다. 생각 없는 삶이면 생각 없는 말만 튀어나올 테고요.

 

 ┌ 계획적 개발 → 계획된 개발 / 잘 짜여진 개발

 ├ 계획적 살인임이 분명하다 → 미리부터 꾀한 살인임이 틀림없다

 ├ 계획적인 술수 → 미리 생각해 놓은 꾐수

 ├ 계획적으로 꾸민 음모 → 차근차근 꾸민 속셈

 └ 계획적이었다 → 미리 꾸며 놓고 있었다 / 미리 짜여 있었다

 

우리한테 생각이 있다면, 삶이 아무렇게나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리라 봅니다. 우리한테 생각이 있다면, 말이 아무렇게나 나뒹굴도록 팔짱을 끼지 않으리라 봅니다. 우리한테 생각이 있다면, 세상이 아무렇게나 뒤죽박죽이 되도록 구경하지 않으리라 봅니다.

 

생각이 없으니까 손을 놓습니다. 생각이 없으니까 망가뜨립니다. 생각이 없으니까 이웃을 괴롭히고 있으면서도 괴롭히는 줄 못 느낍니다.

 

생각이 없어서 얕은 돈벌이에 제 온몸과 온마음을 팔아치웁니다. 생각이 없어서 전쟁놀이에 몸을 바칩니다. 생각이 없어서 우리 삶터를 우리 손으로 어지럽힙니다. 생각이 없어서 엉터리 정치꾼을 제 손으로 뽑고 나중에 손가락질을 합니다.

 

ㄴ. 미리 준비해 온 계획적 범행

 

.. 어찌된 일인지 세르비아인의 집은 불타고 있지 않았다. 미리부터 준비해 온 계획적 범행이다 .. <하늘은 이어져 있다>(일본아동문학자협회 엮음/문연주 옮김, 낮은산, 2008) 212쪽

 

“세르비아인(-人)의 집”은 “세르비아사람들 집”으로 손봅니다.

 

 ┌ 미리부터 준비해 온 계획적 범행이다

 │

 │→ 미리부터 준비해 온 범행이다

 │→ 미리부터 짜고 있던 범행이다

 │→ 미리부터 뭔가 있던 범행이다

 │→ 미리부터 꿍꿍이가 있던 범행이다

 └ …

 

어떤 일을 하려고 ‘미리 준비할’ 때 ‘계획’을 세운다고 합니다. 보기글을 보면 ‘미리부터 준비해’와 ‘계획적’이 함께 쓰입니다. 겹치기입니다. ‘미리부터 준비해’를 덜든 ‘계획적’을 덜든 해야 올바릅니다. 앞엣말을 덜고 싶으면, “계획된 범행이다”라 적고, 뒤엣말을 덜고 싶으면 “미리부터 준비한 범행이다”라 적어 줍니다.

 

그런 다음에, ‘준비(準備)’라는 한자말을 손질해서 “미리부터 짠”이나 “미리부터 꾀하던”이나 “미리부터 생각한”으로 고쳐씁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hbooks.cy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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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1 19:50ⓒ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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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적的 #우리말 #우리 말 #국어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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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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