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해설사와 함께한 통도사 여행

문화유산 답사 때 해설사의 도움을 받으세요

등록 2008.12.25 13:01수정 2008.12.25 13:01
0
원고료로 응원
a

미륵불의 밥그릇 석가모니는 연등불로 부터 법을 이어받아서 미륵불에게 전하는 사명을 갖고 있다. 미륵불에게 공양할 밥을 담을 밥그릇이다. 저 밥그릇에 밥이 채워지고 미륵불이 와서 고해 중생을 제도할 날을 기다려 본다. ⓒ 정근영


a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 그 이름이 정겨운 식당 통도사 가는 길가에 있는 식당, 고속도로가에 있어 고곳도로로 가면 이 집을 갈 수가 없다. 시를 사랑하고 예술을 좋아하는 주인의 심성이 배어있는 고운 밥집이었다. ⓒ 정근영


교직을 매력있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방학이 있다는 것이다. 여름과 겨울 두 차례의 긴 방학뿐만이 아니라 봄과 가을의 단기 방학도 있다. 물론 방학이 있는 교원에겐 일반 공무원에게 있는 연가 보상금도 없고 또 격주 토요일을 근무해야하는 불리한 면도 있다. 다같은 교원이긴 하지만 교감이나 교장과 같은 관리직에게는 사실 방학이 없어 그들에게 방학은 무의미한 것이지만 그래도 학교라는 공동체가 휴식에 빠지니 할 일은 그만큼 줄어들어 좋다.

교원들은 한 학기를 마무리하고 방학을 시작하기 전에 한 학기를 되돌아보며 현장 연수를 겸한 여행과 회식을 즐기기도 한다. 예전과 달라서 교직사회도 삭막해 지기 시작하면서 긴 방학에 들어가면서도 인사 한 마디 나누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는 데도 더러 생겨나고는 있지만 아직은 교직사회의 미풍이 살아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데 길들은 교원들은 남의 말을 듣거나 배우는 데는 좀 인색한 면이 있어 보인다. 종업식을 마치고 여행을 간다고 해도 더러는 식도락이나 고스톱 같은 오락으로 하루해를 보내는 것을 보기도 한다.

a

통도사 부도원 자장율사를 비롯한 통도사를 창건하고 가꾸어온 큰 스님들의 부도를 모신 곳이다. 세속으로 말하자면 묘지다. ⓒ 정근영


밥 먹고 술 마시고 춤추고 노래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역사의 현장을 찾아 연수를 하는 것은 더욱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양산 통도사가 가까운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라는 다분히 시가 머무는 분위기가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뒤에 통도사로 여행을 떠났다.

영축산 통도사, 우리나라 절집 가운데 문화재를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는 절이라고 한다. 보물은 물론 국보도 여러 점 있는 것으로 알았는 데 그렇지는 않았다. 통도사는 국가 지정 문화재가 21건, 도지정 문화재가 62건으로 모두 83건인데 국보는 1점 뿐이었다. 그 밖에 문화재 재료가 16건이 더 있어 통도사는 가히 불교전통문화의 보고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 같다.

a

천왕문 절은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을 거쳐서 석가모니가 계신 대웅전으로 향한다. 통도사는 연중 법회가 그치지 않아 이렇게 축제 분위기다. ⓒ 정근영


양산 가까이 살면서 통도사야 서너 번 가보지 않은 사람이 오히려 드물 것이지만 통도사에 관하여 자세히 살펴본 사라도 많지는 않을 것 같다. 우리는 미리 관광안내소에 연락을 해서 이 참에 단단히 공부를 해 보기로 작정을 했다. 양산시청 관광과 소속의 강미경씨를 따라서 통도사 구석구석을 두루 살펴보게 되었다.

통도사가 유서가 깊은 절잎은 단청 빛이 바래 퇴색된 낡은 절집에서도 알 수 있지만 그 보다는 더 없이 푸른 소나무 숲이 아닐까 싶다. 통도사를 들어설 적부터 수백년은 묵었을상 싶은 늙은 소나무들이 푸른 빛을 토하고 있다. 소나무는 나이가 들수록 더 아름답다고 했던가. 늙은 소나무는 보리수가 되어 통도사를 감싸고 있다. 늙은 소나무가 토해내는 반야의 지혜로 가득한 통도사다.


여느 절집과 마찬가지로 통도사도 세 개의 문을 통해서 대웅전으로 향한다. 흥선대원군이 썼다는 영축사 통도사 현판을 단 일주문은 불지종가(佛之宗家)란 주련을 달고 있다. 불교의 종가란 뜻인가 보다. 그만큼 통도사는 이 나라 절집의 종가라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 같다.

a

하늘에 걸린 통도사 소나무 통도사에는 이처럼 늙은 소나무들로 숲을 이루고 있다. 소나무 숲은 사시사철 푸른 빛을 토하고 있어 가슴이 시원하다. ⓒ 정근영


통도사를 창건한 사람은 자장율사다. 자장율사는 왕이 재상으로 임명하면서 ‘취임하지 않으면 목을 베겠다’고 협박을 하지만 "단 하루를 살더라도 계를 지키다가 죽을 지언정 파계를 하고 백년을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고 하니 그의 기개는 저 소나무보다 더 푸른 것이었을까. 이 나라 역사에서 재상위를 지낸 사람이 수도 없이 많겠지만 자장의 이름을 덮을 이가 많지 않음은 자장의 선택이 옳았음을 느끼게 된다.

선덕여왕 12년(643)에 당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올 때 자장스님은 석가모니의 머리뼈와 어금니와 사리 100개를 가지고 와서 통도사에 금강계단(戒壇)을 만들었다. 자장율사에게 불법을 듣는 열집 중 여덟 아홉집이 불교를 믿었다고 하니 자장의 법력의 크기를 알겠다.
a

통도사 대웅전 대웅전은 석가모니를 주불로 모신 곳이다. 통도사 대웅전은 좌우 앞뒤가 없다. 어디나 정문이고 앞이다. 정사각형 건물에 불상을 모시지 않은 집이다. 유리창 너머로 사리탑을 향하여 참배한다. ⓒ 정근영


통도사는 계곡을 따라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을 거쳐 가면서 하로전 중로전 상로전의 세 영역으로 나누어진다. 하로전은 천왕문에서 불이문까지다. 영산전을 중심으로 좌우로 약사전과 극락보전이 있다. 그 앞에 만세루가 있고 마당 가운데 삼층석탑이 있다.

중로전은 불이문을 넘어서 세존비각까지다.  관음전, 용화전, 대광명전이 한 줄로 늘어서 있더. 그 사이를 비집고 개산조당과 해장보각이 들어서 있다. 통도사를 창건한 자장스님의 영정을 모신 개산조당 앞에는 1920년에 세운 오층 석탑이 있다.

a

세존 비각 석가모니 진신 사리를 모셔온 내력을 적어 놓은 비를 모신 집이다. 비문을 한글로 번역해서 관광객이 다 읽을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 정근영


a

금강계단 뒤쪽의 소나무 숲 통도사 계곡에는 이렇게 수백년 묵은 소나무 숲을 쉽게 볼 수 있다. 통도사의 역사와 함께 영축산을 지켜온 늓이다. ⓒ 정근영


세존비각을 위로 상로전 영역이다. 통도사의 핵심되는 공간으로 대웅전과 금강계단이 있다.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사리탑인 금강계단은 부처님 오신날과 같은 특별한 의식이 있는 날에만 문을 열었는데 새로 오신 주지 스님이 이를 허물고 상시로 금강계단의 문을 열어서 누구나 아무 때나 참배하도록 했다고 한다. 금강계단 뒤쪽에 소나무 숲이 더욱 푸르다.

한 시간 남짓 강미경 문화재 해설사를 따라서 통도사 이곳 저곳을 자세히 살펴 볼 수 있는 기회는 그렇게 많지 않을 듯 하다. 단체로 통도사를 관광하는 이들은 관광안내소에 들러 해설사와 함께 통도사를 살펴본다면 그 재미가 몇 배 더할 것이다.

아는 것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았던가. 오늘의 통도사 여행으로 우리는 통도사를 더욱 잘 보게 되었다. 통도사가 더욱 친근한 모습으로 우리 가슴에 자리잡게 되었다. 이제 수학여행 길에 아이들을 데리고 온다면 그들에게 더욱 의미있는 여행이 되도록 할 것 같다.

a

통도사 계곡의 무지개 다리 절에는 이렇게 다리가 많다. 괴로운 바다에서 낙원세계로 건너가는 다리다. ⓒ 정근영


a

통도사 주차장 통도사를 한 바퀴 둘러서 공부하고 나온 기념으로 한 컷 했다. 뒤쪽 소나무 배경이 그런대로 받쳐주는 구먼 ⓒ 정근영

덧붙이는 글 |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지난 12월 23일 부산시 기장군 일광면 일광초등학교 교직원들이 통도사를 찾아서 문화제 관람 연수를 했습니다. 강미경 해설사를 따라서 통도사 구석구석을 살피면서 문화재가 담고 있는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강미경 해설사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덧붙이는 글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지난 12월 23일 부산시 기장군 일광면 일광초등학교 교직원들이 통도사를 찾아서 문화제 관람 연수를 했습니다. 강미경 해설사를 따라서 통도사 구석구석을 살피면서 문화재가 담고 있는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강미경 해설사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통도사 #일광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3. 3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4. 4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5. 5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