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지식 유통 체질 개선 시급하다

등록 2008.12.30 09:13수정 2008.12.3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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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한국의 지명도가 계속 오르고 있는데 반해 정작 국가 경쟁력 지표는 내리막길 일변도다. 알짜배기는 선진국에 다 내어주고 쭉정이조차도 챙기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무슨 외적인 변수만 터지면 노숙자와 자살자만 늘어나게 된다.

새로운 가치생성의 대안없이 인력 구조조정을 전가의 보도로 휘두른다. 칼은 항상 양날 칼인 줄도 모르고. 불황이란 불황은 모조리 서민들에게 덤터기 씌우는 정권, 제정신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IMF 때 누란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장롱 속 금덩어리까지 다 내어주고, 수많은 자살자 등의 희생 위에 극복하였으면 알만큼 알아야 됨에도 , 이제 다시 국제금융 위기를 핑계대는 정부의 안일함에 다시 어떤 희생이 따를지 우려된다.

위기의 원인 분석을 하지 않는 안일함

이처럼 위기란 위기를 모조리 맞이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지식”콘텐츠를 눈여겨 보는 필자는 새로운 지식 유통 시장에 대한 인지와 이에 대한 준비가 미흡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식은 가치사슬의 최상층부 자원이다. 지식자원에 대한 인식과 그 유통질서 및 지식소비자 수요 성향이 바뀌고 있는데 정작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즉, 지식생태계 조성에 책임이 있는 당국자의 안일함과 지식인들의 생산성에 그 책임이 크다 할 것이다. 대통령과 행정안전부 장관이 그 근본적 책임자이다.

영국의 해리포터의 경우와 우리나라 국가지식자원 관리사업이 그 단적이 사례다. 국가지식포털(www.knowledge.go.kr) 이 2005년에 창설되어 지식생태계 조성의 새로운 기원을 열었으나, 정작 그 이후 한걸음의 진전도 없이 박제된 과거로 남아, 국가경쟁력에 미치는 지식재생산이나 지식유통의 중요성만을 말없이 보여주고 있다.


국가지식사업은 새로운 시장환경과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고 퇴보하고 있다. 수많은 지식포털과 편리한 인터넷으로 고화질의 지식콘텐츠를 전달하면서 새로운 지식시장이 만들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우리나라의 대표 지식포털인 국가지식포털은 기반지식다운 기반지식을 만들거나 유통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인돌 시대에 살고있는 듯한 정책당국의 무지함과 '삽질' 경제 일변도의 대행기관들의 안일함과 나태함에서 비롯된 소름끼치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지식유통에 마케팅 개념이 없다

해외의 지식 생산자들은 지식콘텐츠가 만들어지면 곧바로 디지털화 작업을 한다. 미리 HD 영상으로 만들어 수많은 관련 사이트로 유통을 시켜가며 지식 홍보에 나선다. 네이쳐지의 사례를 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새로운 지식시장 및 지식유통 환경에 맞춰 홍보와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내 지식콘텐츠 마케팅은 아직도 과거의 방식을 답습하여 영원한 지식종속의 길로 가고 있다.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지식유통에는 유통시켜야 할 지식이 없다. 단지 네이쳐지에 발표되고 난 뒤의 2등짜리 지엽적인 지식만 난무하게 되는 원인이다.

지식주권이란 개념은 아예 없고, 겨우 신문에라도 보도자료가 나가면 다행이고, 마케팅 개념이 아예 없다. 네이쳐지에 게재료 내고, 그 지식을 보는 국내의 사람들은 또 사용료를 내면서 저작권료 또한 지불한다. 국내 생성되는 지식콘텐츠는 방송 및 주요 포털에서 이뤄지는 단편적인 홍보와 광고가 전부이며 지식소비자들이 즐겨 보는 동영상 사이트에 대한 고화질 홍보 영상은 사실상 전무하다.

요즘 젊은 세대들의 지식 소비 행태를 유심히 보면 다양한 지식콘텐츠를 활용하는 사람들과 함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감상 및 다운로드를 통한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로까지 지식을 소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불법 유통에 대한 우려만 강조하고 저작권 침해만 시비할 뿐 새로운 지식 유통 대안은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류 열풍이 수그러지고 있다. 이미 해리포터 열풍 한 번으로 삼성 반도체는 껍데기만 남았다. 삼성반도체에 실려 유통되는 것은 해리포터이며, 달러를 모두 걷어가고 난 뒤끝에 4대강 정비니 뭐니, 하자 말자로 시끌벅적하다.

이러한 현상의 밑바닥에는 콘텐츠에 대한 몰이해와 그 기반이 되는 국가지식자원을 형성하여 공급하지 못하는 현실이 버티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각성해야 한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다면, 새로운 지식에 대한 생성과 지식 유통 구조 및 지식 유통 속도 등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해외 시장에서는 초반에 디지털화하여 단말 시장으로 빨리 이동하는데 반해 국내에서는 중요한 지식일수록 외국으로 먼저 갔다가 국내에 유통되는 것이 관례다.

설사 국내에 유통이 먼저 추진된다해도 중요한 기반 지식은 정책의 최고 책임자에게 보고된 후에 사장되기 일쑤이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중요한 정책 지식들을 직접 국민에게 보고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고 “내년은 경기가 더 어려울 것이다” 정도의 엄포성 코멘트만 흘러나올 뿐이다. 중요한 가치생성은 국민이 하는 것이지 대통령이 하는가? 국난극복도 국민이, 태안 기름 제거도 국민이, 모두가 국민이 했는데... 또, 시대적 여건에 맞지않는 저작권 법에 의존하여 범죄자만 양산하는 폐해도 줄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국가경쟁력은 지식경쟁력부터 시작해야

물론 한국과 해외 지식 시장의 규모가 다르고 문화와 환경의 차이로 인해 직접적인 비교 자체에 무리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지식 시장은 고객의 `니즈(Needs)'를 따라야만 성공할 수 있는 것이 고금의 진리이다.

새로운 지식 콘텐츠, 새로운 지식 플랫폼, 새로운 지식 디바이스 등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한 지식 유통 방식 또한 여태까지와는 많이 달라지고 변화해야만 할 것이다. 지금 당장! 국가경쟁력은 두뇌부터 시작해야 한다. 삽질부터 시작하면 안된다.
#지식 #지식자원 #지식유통 #국가경쟁력 #지식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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