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MB에게 직격탄 "악법 아니면 정권 유지 힘든가"

합의가능성 없는 상황에서 최종 입장 발표... "대통령은 국회에서 손떼라"

등록 2008.12.30 10:17수정 2008.12.30 16:47
0
원고료로 응원
 
a

쟁점법안 강행처리에 반대하며 본회의장 점거농성 5일째를 맞는 민주당 의원들이 30일 오전 피켓팅 하는 모습을 취재진에 공개하고 있다. ⓒ 남소연

쟁점법안 강행처리에 반대하며 본회의장 점거농성 5일째를 맞는 민주당 의원들이 30일 오전 피켓팅 하는 모습을 취재진에 공개하고 있다. ⓒ 남소연

이른바 'MB악법' 저지를 내걸고 5일째 국회본회의장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 정권은 악법이 아니면 정권유지조차 힘든 것이냐"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30일 오전 9시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민주주의 후퇴와 독재회귀 법안을 밀어붙이기 위해 국회를 무력화시키는 행위는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이렇게 말했다.

 

정세균 대표 "이 대통령은 국회에서 손을 떼라"

 

그의 비판은 이 대통령에게 집중됐다. 정 대표는 "이번 사태의 배후에 이명박 대통령이 있다는 것은 국민 여러분께서 잘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이 대통령은 국회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밖에도 '독재의 음모', '국회에 사망선고', '유신망령', '민간독재' 등의 격하고 강도높은 단어들을 사용해 정부를 비판했다.

 

정 대표는 또 "지금 국회에서 여당과 야당이 싸우고 있지만, 이 사태의 본질은 정권이 국민과 벌이고 있는 전쟁"이라며 "경제가 안정될 때까지 국민 분열과 혼란을 부르는 이념법안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라"고 이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MB 악법을 반드시 저지함으로써 민간독재의 등장을 분연히 막아낼 것"이라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a

정세균 민주당 대표 ⓒ 남소연

정세균 민주당 대표 ⓒ 남소연

정 대표는 김형오 의장을 향해서도 "청와대가 지침을 밝히고, 한나라당이 법안 강행처리, 경호권 발동을 요청하자마자 맞장구를 치는 국회의장을 누가 믿을 수 있겠느냐"며 "절차와 내용, 국민적 동의 어느 것 하나 충족되지 않는 MB악법을 강행처리한다면, 그날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조종이 울리는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사망선고를 내리는 국회의장이 되지 말라"고 덧붙였다.

 

오전 10시 30분에 속개되는 여야 원내대표협상에 대해서는 "기대도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최선을 다해 마지막까지 대화하겠다"며 "회기 내 MB악법의 직권 상정을 강행하지 않겠다면, 여야가 합의 가능한 민생법안을 회기 내에 처리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의 이날 회견은 여야 원내대표회담에서 타결점을 찾기 어렵고 격돌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최종적인 입장 정리로 보인다.

 

그는 "민주주의의 보루라는 사명감으로 의회독재, 민간독재 음모를 막아내겠다"고 회견을 마쳤다.

 

'촛불시민'들도 민주당 등 야당의 투쟁을 독려하고 있다. 29일 밤부터 여의도 민주당사에 들어온 '촛불시민' 50여명은 3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적극 싸우라"고 요구했다.

 

그들은 이어 "독재정권과 타협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면서 "현 시점에서 독재정권과 일말의 타협이라도 한다면 민주당도, 이 땅의 민주주의도, 대한민국 국민도 모두 회생불능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될 것임을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이회창 "국론분열법은 내년으로 미루자"

 

한편,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중재자역을 자임하고 있는 자유선진당의 이회창 총재는 이날 "불요불급하거나 아직은 연구검토가 덜 돼 논란의 여지가 있는 법안 또는 심각하게 국론분열을 가져올 수 있는 법안 등은 내년으로 넘겨 신중히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이 총재는 KBS라디오 연설에서 "경제난 타개를 위해 긴급하고 민생경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법안과 지난해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결정 또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아 법 개정이나 입법이 시급한 것부터 처리해야 한다"면서 이와 같이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한 발자국씩 뒤로 물러서야 한다"며 "한나라당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의 불법 강행처리에 대해 사과하고 쟁점법안에 대한 일방적인 연내 강행처리 방침을 거둬들여야 하고 민주당은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데 사과하고 국회정상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최근 주요기사]
☞ 김형오 의장, 7번째 경호권 발동자 되나
☞ 술 권하는 사회, 뼈다귀 해장국 예찬
☞ 대운하 찬성 단체, 4대강 정비 착공식엔 왜 왔나
☞ [엄지뉴스] 뒤따라오던 지하철이 '꽝'... 실제상황이었으면?
☞ [엄지뉴스] 나도 가끔 남자기자이고 싶을 때가 있다
☞ [E노트] 전여옥 "김형오, 가장 먼저 죽어야 할 리더"

2008.12.30 10:17 ⓒ 2008 OhmyNews
#정세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천연영양제 벌꿀, 이렇게 먹으면 아무 소용 없어요
  2. 2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3. 3 버스 앞자리 할머니가 뒤돌아 나에게 건넨 말
  4. 4 "김건희 여사 라인, '박영선·양정철' 검토"...특정 비서관은 누구?
  5. 5 죽어라 택시 운전해서 월 780만원... 엄청난 반전이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