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의 고인 물꼬를 터 주길 기대하며"

제3회 전국 대학생 기자상 공모전 결과 발표

등록 2008.12.30 15:41수정 2008.12.30 15:41
0
원고료로 응원

"오늘은 그 무엇이 당신의 가슴을 뛰게 했습니까?"

 

제3회 전국 대학생 기자상을 공모하면서 대학생 여러분에게 물었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뛰는 가슴만 있다면 좋은 기사를 쓸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버락 오바마가 묵은 정치를 갈아엎고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듯이 대학생들이 직접 나서 한국 언론의 고인 물꼬를 터 주길 기대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이 질문에 답한 94건의 기사와 13건의 동영상이 <오마이뉴스>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그 가운데 일부는 예심을 통과하지 못해 채택되지 못했는가 하면, 다른 일부는 주요 뉴스로 배치되면서 독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냉철한 기자의 이성과 젊은이의 따뜻한 감성

 

그 결과를 발표하는 지금, 아쉬움과 기쁨이 교차합니다. 예년에 비해 다소 줄어든 응모작 수로 인해 아쉬움이 남았다면, 그 안에 여전히 뛰고 있는 가슴을 발견할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경제 한파와 거센 취업난의 물결에도 냉철한 기자의 이성과 젊은이의 따뜻한 감성이 살아 숨쉬는 기사를 만난 것은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김태헌 기자의 "내 홈피 배경이 불법이라고?"와 박상익 기자의 "지하철역 '한자', 넌 누구냐?"는 일상생활에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현상을 포착한 문제의식이 돋보였습니다. 현실과 어울리지 못하고 변화를 담아내지도 못한 '탁상행정'에 대한 비판은 기사의 본령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김한내 기자의 "학교 거짓말은 잘못, 현재의 룰 지켜야"와 김환 기자의 "총리가 격려하면 뭐하나? 일거리가 있어야지"는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사회적 관심사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시도가 좋았습니다. '고교 등급제'를 둘러싼 뜨거운 현상과 '일용직 노동자'가 처한 차가운 현실을 차분히 들여다본 시각이 참신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구자민 기자의 "5년 만에 내린 고깃집 간판, 구직자만 3명인 우리 집"은 1인칭 시점의 글쓰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경제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수작이었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댓글을 통해 보여준 반응처럼, 현실과 호흡하는 기사가 큰 울림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곽진성 기자는 10건의 기사를 생산함으로써 왕성한 활동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여러 직업군의 인물들을 소개한 인터뷰 시리즈와 오래된 아파트의 오늘을 조망한 르포들을 통해 다양한 관심사를 적절히 소화해냈습니다.

 

송주민 기자는 꼼꼼한 취재를 통해 7건이라는 적지 않은 기사를 보내왔습니다. 대학 총학생회 선거나 기말시험 현장 등의 대학가 기사는 현장성과 시의성을 잘 갖췄고 뉴타운 개발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연작은 주제의식이 돋보인 완성도 높은 기사였습니다.

 

기사 부문에 비해 동영상 부문 응모작이 많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시도가 눈에 띄었습니다. 다들 자신만의 관점으로 현상을 해석해내는 탁월함을 보여주었기에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다만, 기존 방송 보도의 틀을 벗어나려는 참신한 시도가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여러분의 카메라와 펜을 통해 더욱 가치 있게

 

어디를 가나 뉴스가 넘쳐납니다. 온·오프라인 할 것 없이 매체도 많고 기자도 많습니다. 그러나 홍수가 나서 물이 넘쳐도 마실 물이 없는 것처럼, 가슴으로 쓴 좋은 뉴스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제3회 전국 대학생 기자상 공모전 심사는 마실 물의 근원지를 탐사하는 과정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기사에 대한 평가나 수상 여부를 떠나, 지난 38일간 최선을 다해준 모든 대학생 기자 여러분께 감사를 표합니다. 이제 시작된 '세상과의 치열한 만남'이 여러분의 카메라와 펜을 통해 더욱 가치 있게 사용되길 기원합니다. 아울러 우리가 딛고 있는 이 땅을 더 살만한 세상으로 만드는 길에서 다시 만나게 되길 기대합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심사위원장 오연호 대표기자 심사위원 김병기 뉴스게릴라본부장(편집국장), 김미선 편집부장, 조명신 편집부 기자

 

☞ '제3회 전국 대학생 기자상 공모전' 수상자 발표

 

2008.12.30 15:41 ⓒ 2008 OhmyNews
#대학생 기자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편집부의 뉴스 아이디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니, 소파가 왜 강가에... 섬진강 갔다 놀랐습니다
  2. 2 "일본정치가 큰 위험에 빠질 것 우려해..." 역대급 내부고발
  3. 3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4. 4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5. 5 계란 자급자족 2주 만에... 암탉이 시위를 시작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