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법 통과되면 <북극의 눈물>·<불만제로> 사라져"

시사교양 작가들 언론노조 파업 지지 성명... KBS 기자들도 파업 동참 호소

등록 2008.12.30 16:56수정 2008.12.3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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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 작가들도 언론노조 파업지지 대열에 합류했다. MBC구성작가협의회 소속 작가 52명은 30일 성명을 발표하고 "한국 언론의 미래가 걸린 이 싸움에 지지 않기 위해 미약하나마 보태야 할 힘이 필요하다면 작가들도 그 길에 함께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언론법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그것은 곧 언론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할 자본, 정치, 언론권력이 거꾸로 언론을 지배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갖게 됨을 의미한다"며 "시사교양프로그램의 최일선에 서 있던 우리에게 지난 1년은 자본권력이 지배하고, 정치권력과 결탁하고, 언론권력이 장악한 방송의 미래가 어떠할지 느끼기에 차고도 넘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대기업이 방송 주인되면 <북극의 눈물>·<불만제로> 사라질 것"

작가들은 "경제논리만이 프로그램 제작과정에 통용됐다면, 지구 온난화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20억 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 <북극의 눈물>을 만들 시도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대기업이 방송사의 주인이 되는 순간, 생활환경감시프로그램 <불만제로>는 더 이상 이윤을 목적으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기업들의 횡포를 문제 삼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미 한국사회에서 막강한 힘을 휘두르고 있는 보수언론들이 MBC를 소유하게 된다면, 18년 역사의 한 시사프로그램이 폐지 일순위가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정권이 다섯 번 바뀌는 동안 일관되게 정치·자본·언론 권력을 감시·비판해왔던 프로그램들이 제역할을 못하거나 폐지된 후, 그 자리를 어떤 프로그램들이 대신하게 될 지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작가들은 재벌과 족벌신문의 방송 진출이 허용된 이후 불어닥칠 제작환경의 변화에 대한 두려움도 털어놓았다.

이들은 "무엇보다 시사교양프로그램이라는 전문 직종에 종사하는 프리랜서 작가로서 차디 찬 현실에 눈을 감아야 할지도 모를 미래가 두렵다"며 "언론인의 원칙과 양심을 외면해야 하는 날이 올까, 정치권력과 사주의 입맛에 맞춰 자기검열이 일상화된 글을 쓰는 작가가 될까, 그것이 두렵다"고 밝혔다. 


작가들은 끝으로 "'공영방송'이라는 가치를 잃지 않기 위해 잠시 현업을 접고 찬 거리로 나선 언론인들을 가리켜 '자사 이기주의'라고 왜곡하고 비난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 시간과 지면을 아껴 차라리 자신들의 야욕을 솔직히 드러내는 편이 국민 앞에 그나마 덜 부끄러운 일일 거라는 얘길 전하고 싶다"고 꼬집었다.

KBS 젊은기자들 "'KBS 동지들을 믿는다'는 함성 가슴 후벼 파"

한편 언론노조의 파업을 외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KBS에서도 파업 동참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2002년 이후 입사한 28기 이하 평기자 104명도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KBS노조도 언론노조의 파업에 동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모든 방송인이 어깨를 겯고 싸우는 현장에서 유독 KBS만 모습을 감춘 탓에 자괴감을 감출 수 없다"며 "'KBS 동지들을 믿는다'는 여의도 공원에서의 함성이 가슴을 후벼 판다"고 밝혔다.

기자들은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는 '재벌 방송'·'조중동 방송'의 폐해는 KBS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며 "들끓는 반대 여론에 아랑곳 않는 정부 여당에 대한 분노를 쏟아낼 물꼬만 트이면 KBS도 언론 노동자들의 연대 투쟁에 한발 늦게나마 힘을 보탤 것으로 믿는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우리의 조금 앞선 행동이 '재벌 방송'·'조중동 방송' 저지를 위한 언론 노동자들의 강력한 투쟁에 작지만 탄탄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 믿어본다"며 "한나라당의 '언론 장악 악법' 철회를 요구하며 투쟁에 나설 것을 밝힌 KBS 노동조합은 하루 빨리 언론 노동자들의 파업에 즉각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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