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를 이 기회에 전멸시키자!"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 전면전 임박

[예루살렘 2신] 착착 진행되는 공격... 하마스 지도자 제거작전

등록 2008.12.30 19:16수정 2008.12.31 14:16
0
원고료로 응원

가자 지구 투입명령을 기다리는 이스라엘 지상군. ⓒ 예디오트 아하로노트

가자 지구 투입명령을 기다리는 이스라엘 지상군. ⓒ 예디오트 아하로노트

이스라엘의 가자공격이 4일째로 접어들었다.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은 놀랍도록 치밀하게 착착 진행되고 있다. 에후드 바락 국방장관이 밝혔듯 이스라엘은 수개월 전부터 준비된 작전을 하나씩 실행에 옮길 뿐이다.

 

시작이 어려웠을 뿐, 이스라엘은 개전 첫날 전투기와 헬기를 동원해 하마스와 관련된 주요 시설들에 폭격을 가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본부와 경찰, 군 기지와 무기고, 그리고 방송국과 통신시설을 순차적으로 확대해 순식간에 가자지구 하마스의 활동을 마비시켜가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다음 단계로 하마스의 주요 지도자들을 하나씩 없애나가고 있다. 하마스 지도자들이 은신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가 회교사원일지라도 예외가 없다. 이러한 공격은 공군뿐 아니라 가자연안 해군함대까지 동원됐다. 남은 건 전면전으로 일컬어지는 지상군 투입이다.

 

언론들은 지상군 투입 여부를 점치고 있지만 이는 시간문제이다. 어느 정도 하마스의 기능을 마비시켰다고 판단되면, 지상군을 투입한 마지막 소탕작전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레바논 전쟁에서 섣부른 지상군 투입으로 싸움에서는 승리하고도 전쟁은 실패로 돌아간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신중함이 있을 뿐이다.

 

레바논전쟁과 달리 이번 지휘관은 '전쟁 전문가'

 

이번 가자 공격에 2006년 레바논 전쟁의 교훈이 자주 등장한다. 레바논 전쟁과 이번 전쟁이 다른 점이 있다면 지휘관이다.

 

레바논 전쟁은 지휘권을 잡은 수상이나 국방장관 모두가 민간인 출신의 전쟁 비전문가였다. 그러나, 우려했던 대로 이스라엘 자체 레바논 전쟁조사위원회는 미숙한 전쟁 지휘를 문제 삼았고 당시의 모든 지휘계통이 물갈이 되었다.

 

이로 인해 임명때부터 국방장관 자질이 의심되었던 아미르 페레츠가 사퇴와 함께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고, 올메르트 수상도 이후 금품수수 혐의가 더해져 결국 사표를 낸 상태이다.

 

이번 가자 공격을 총지휘하는 에후드 바락 국방장관은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출신이다. 세계의 모든 언론들은 그의 한마디 한마디를 긴급속보로 다루고 있다. 그는 화려한 군 경험을 살려 가자공격을 요리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의 전쟁에서는 매번 군 영웅이 탄생했고, 이들은 곧바로 집권당에 스카우트 되어 승승장구의 길을 걸어왔다. 바락 역시 이번 기회를 꺼져가는 자신의 정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고 있다. 

 

가자 공격이 40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인 전쟁이란 분석이 제기되고있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현재 선거를 앞둔 이스라엘의 정치판은 2년 전에 치러진 선거의 대반전이 예상되고 있다.

 

집권 카디마당은 재집권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고전하고 있고, 카디마당과 연합정부를 구성한 노동당의 20석은 다가오는 선거에서 11석으로 반토막나는 참패가 예상되고 있다. 반면 우파 리쿠드당은 이대로라면 집권이 확실시되고 있다. 당시 11석에 불과했 리쿠드당은 3배정도 약진한 32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행운인가 불행인가, 이번 전쟁의 총 지휘권을 가진 에후드 바락 국방장관이 바로 노동당의 당수이다. 일각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의 생명을 담보로 자신의 표를 하나씩 늘려 나간다고 비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쟁 승패 여부에 따라 자신은 물론 쓰러져가는 노동당의 인기를 급상승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스라엘의 가자공격 이후 하마스의 로켓포공격이 빗발치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비오듯 떨어지는 로켓포'라는 헤드라인으로 로켓포 피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날 로켓포 공격의 사전거리에 들어있는 이스라엘 대부분의 학교들이 휴교령에 들어갔다. ⓒ <마아리브>

이스라엘의 가자공격 이후 하마스의 로켓포공격이 빗발치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비오듯 떨어지는 로켓포'라는 헤드라인으로 로켓포 피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날 로켓포 공격의 사전거리에 들어있는 이스라엘 대부분의 학교들이 휴교령에 들어갔다. ⓒ <마아리브>

2005년 가자 철수, 이 때를 위함인가?

 

지난 2005년 이스라엘 건국 이래 최대의 국론이 분열되며 가자철수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하마스는 가자를 거점으로 '하마스 왕국'을 이루었다. 반면 요르단 서안지역은 온건한 파타당 중심의 또다른 '왕국'이 됐다. 팔레스타인 사람들 사이에 가자는 대 이스라엘 저항의 대명사가 되었고, 이스라엘이 볼때 가자지구야 말로 극단적 팔레스타인 저항단체의 소굴이 되었다.

 

가지지구의 지정학적 위치는 완전히 독 안에 든 쥐다. 남쪽으로 이집트 국경이, 서쪽으로 지중해가, 동쪽과 북쪽은 이스라엘 네게브 사막과 이스라엘군에게 둘려싸여 완전히 고립되어 있다.

 

지난 29일 이스라엘 국회 안보위원회에서 바락이 밝힌 대로 모든 공격의 목표는 하마스 전멸에 있다. 30일 아침 배달된 이스라엘 일간지들은 하마스가 날린 로켓포로 처참해진 가자 주변 이스라엘 도시들의 처참한 사진으로 도배됐다.

 

이스라엘 국민 8명 중 1명이 가자에서 날아오는 로켓포의 사정거리 안에 살고 있다. 이스라엘 정치권도 여야 없이 비상정국에 돌입해 지상군 투입을 통한 전면전은 이제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번 기회야 말로 하마스를 전멸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의 부시도 침묵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도 침묵하고 있다. 바락 국방장관은 미국 선거 직전 이스라엘을 방문해 "만일 내 두 딸이 잠을 자고 있는 집에 로켓이 날아왔다면 자신은 모든 것을 동원해 싸울 것이다"라는 오바마의 말을 인용해 가자공격의 정당성에 힘을 더했다. 하마스를 전멸할 수 있는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그러나 양측 모두가 인정하듯 이번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양측 모두에게 대재앙이 될 것만은 사실이다. 150만 가자시민들 틈에 섞여있는 하마스를 소탕하는 작전은 수많은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을 불러올 것이다. 비록 하마스를 전멸시킨다 해도, 그 와중에 죽어간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은 장차 이스라엘이 두고 두고 속죄해야 할 크나큰 짐으로 남을 것이다.

 

[최근 주요기사]
☞ [국회] 협상 결렬과 동시에 질서유지권 발동... 짜고 친 고스톱?
☞ 강만수 "원 없이 돈 써본 한 해... 역대 최대"
☞ [해외리포트] 취업 빙하기 일본, 때 아닌 '게잡이 배' 붐
☞ [현장] KBS사원들 "늦어서 죄송... 함께 투쟁해요"
☞ [예루살렘 현지통신]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 전면전 임박
☞ [엄지뉴스] 나도 가끔 남자기자이고 싶을 때가 있다
☞ [E노트] '어륀지'에서 '찍지 마'까지... 정치권 말·말·말"

#가자 #이스라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3. 3 "명품백 가짜" "파 뿌리 875원" 이수정님 왜 이러세요
  4. 4 '휴대폰 통째 저장' 논란... 2시간도 못간 검찰 해명
  5. 5 김종인 "윤 대통령 경제에 문외한...민생 파탄나면 정권은 붕괴"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