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도 위급상황에서는 긴급구제하는 데..."

울산 노동사회단체, 고공 농성장 생필품 반입 촉구

등록 2008.12.31 17:08수정 2008.12.3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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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울산본부와 시민단체,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등은 31일 오후 2시 현대미포조선 옆 소각장의 70m 굴뚝 고공농성장 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중인 노동자들에게 음식물을 지급할 것을 촉구했다.

 

노동계와 시민단체 정당은 "노조 현장탄압 중단, 용인기업 노동자 복직 등을 촉구하며 굴뚝 점거 농성에 돌입한지 8일이 지난 현재 농성자들은 영하 6도를 넘는 추위, 고공의 칼바람, 생수 몇 모금으로 굶주림을 견디며 목숨을 이어가고 있다"며 "두 노동자는 현재 취위와 굶주림으로 건강상태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살인자도 위급한 상황이 되면 긴급구제에 나서는 것이 상식인데 현대중공업측은 지난 30일 2차례에 걸친 물품반입을 경비들을 동원해 저지하는 등 반인권적인 작태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30일 현대미포조선 김석진 조합원 등이 상경해 정몽준 의원 사무실 앞에서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고공농성자에 대한 인도적 물품 반입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정 의원 사무실에서 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의해 끌려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민주노총 등은 "최소한의 음식물과 방한용품 전달과 함께 현대중공업 경비들의 도로진출을 막지 않으면 심각한 폭력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의사를 울산경찰청과 동부경찰서에 전달했다"며 "하지만 경찰은 물품을 농성자들에게 전달하지도 못할 뿐더러 되레 경비들의 도로 진출을 저지하지 않아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하고 말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이 최소한의 물품도 전달하지 못하고, 예견된 경비들의 폭력을 방치한 것은 국민의 안녕을 지켜야할 직분을 지키지 못한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인간의 생명이므로 추위와 배고픔에 떨고 있을 이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은 일분일초도 미룰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등은 이어 "만일 이들에게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오로지 비인도적인 처사를 한 현대중공업과 경찰의 책임이 될 것"이라며 "생명을 살리기 위한 최소한의 음식물과 방한용품을 지원하는 것은 미룰 수 없는 절박한 일이라는 것을 현대중공업과 경찰측에 엄중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현대미포조선이 지금 즉시 사태해결을 위한 대화와 교섭에 나설 것과 현대미포조선의 실질적인 소유주인 정몽준 의원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30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1월 5일 부터 8일까지 미포조선 정문앞에서 총력집중 문화제를 개최하는 한편 1월 7일 상경해 정몽준 의원 사무실에서 항의 기자회견과 집회를 가진다고 밝혔다.

 

또한 1월 9일 오후 3시 농성장인 소각장 앞에서 울산노동자대회를 개최하고, 지역의 노조 확대간부들은 조퇴투쟁을 통해 집회에 전원 참석한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동당 울산시당도 31일 별도의 논평을 내고 "길에 가만히 서 있어도 추운 이 엄동설한에 100미터 굴뚝에서 목숨을 건 고공농성을 하는 데도 현대중공업측은 조속한 사태해결은 커녕 음식물과 방한용품 전달조차 경비들을 동원해서 차단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은 반인권적 작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만약 농성자들의 신변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면 모든 책임은 현대중공업 사측이 져야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노동자의 절규에 귀 기울이지는 못할망정 최소한의 음식물과 방한용품은 차단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에 대해 "수수방관하지 말고 음식물과 방한용품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며 "최소한의 인권적 조치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12.31 17:08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현대미포조선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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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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