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현대중공업 굴뚝 농성, 정몽준 의원 나서라"

민주당-민주노동당 대변인 밝혀... 진보신당 "현대중공업 사장 등 고발 방침"

등록 2009.01.20 09:26수정 2009.01.2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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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노동자 2명이 현대미포조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현대중공업 소각장 굴뚝 꼭대기에서 벌이고 있는 고공농성 사태에 대해 정치권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사진은 17일 밤 현대중공업 경비대원과 노동자 사이에서 벌어진 충돌로 차량이 파손되어 있는 모습.

노동자 2명이 현대미포조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현대중공업 소각장 굴뚝 꼭대기에서 벌이고 있는 고공농성 사태에 대해 정치권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사진은 17일 밤 현대중공업 경비대원과 노동자 사이에서 벌어진 충돌로 차량이 파손되어 있는 모습. ⓒ 민주노총 울산본부

노동자 2명이 현대미포조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현대중공업 소각장 굴뚝 꼭대기에서 벌이고 있는 고공농성 사태에 대해 정치권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사진은 17일 밤 현대중공업 경비대원과 노동자 사이에서 벌어진 충돌로 차량이 파손되어 있는 모습. ⓒ 민주노총 울산본부

이영도(48)·김순진(37)씨가 현대중공업 소각장 70m 높이 굴뚝 꼭대기에서 한 달 가까이 고공농성을 벌이는 속에 정치권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빠른 사태 해결을 촉구했고, 진보신당은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김씨는 현대미포조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지난해 12월 24일부터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중공업의 최대 주주는 한나라당 최고위원인 정몽준 의원이다.

 

소각장 굴뚝 아래서는 지난 17일 밤 노동자와 현대중공업 경비 사이에 충돌이 빚어졌다. 당시 이곳에는 진보신당 농성단 등 10여명이 농성하고 있었는데, 현대중공업 경비들이 덮쳤다. 이에 진보신당과 노동계는 경비들이 폭력난동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진보신당 "고발 방침"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대표와 노옥희 울산시당 위원장은 19일 오후 울산지방경찰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7일 밤에 발생한 사건에 대해 "현대중공업 경비대의 폭력사건은 경찰의 방조 하에 자행된 명백한 테러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대중공업이 그동안 돈과 폭력으로 노사관계를 탄압하는 것을 증거하는 모습이었다"며 "우리는 17일 밤에 자행된 폭력이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탄압을 넘어서서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세력에 대한 테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진보신당은 법률대응팀을 꾸려 최길선 현대중공업 사장과 백운용 울산동부서장을 각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과 형법의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심 대표는 이날 곧바로 윤시영 울산지방경찰청장을 항의 방문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윤시영 청장은 "현재 관할인 동부경찰서에서 경비대장 등 사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 중이다"라며 "폭력 부분에 대해서는 엄정히 조사해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반인륜적인 일", 민노당 "정몽준 의원 나서라"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을 통해 "반인륜적인 폭력을 행사한 현대중공업은 사과하라"며 "미포조선에서 굴뚝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 2명에게 정말 반인륜적인 일을 현대중공업 측이 벌였다"고 밝혔다.

 

그는 "음식물 올려 보내는 것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폭력사태가 일어났고 경찰은 거의 수수방관했다"며 "쇠파이프에 강목에 물대포까지 동원해서 진보신당 당원들이 올려 보내는 음식물을 저지하고, 이를 위해 강제로 폭력진압을 했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지난 연말연시 국회에서 농성하는 의원들에게 단전단수를 하고 인간 한계를 실험해야한다고 했던 한나라당과 똑같은 행위가 미포조선에서도 벌어진 것"이라며 "아무리 자신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는다고 음식물까지 차단하고, 그러기 위해 폭력을 동원한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19일 저녁 "현대 재벌은 야만적인 노동탄압 중단하라"며 "80년대 노동운동의 암흑기에나 볼 수 있었던 군사독재정권 치하 자본가들의 탄압이 정확히 재생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노동자들을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것도 모자라 아사시키려는 천륜을 져버린 노동탄압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는 정당한 지지농성에 대해 방화, 폭력, 차량파괴를 일삼은 현대중공업측에 대해 반드시 뼈아픈 대가를 돌려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은 사태해결에 직접 나서라"며 "사실상의 경영주인 정몽준 의원이 문제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국민은 결코 거물 정치인 정몽준 의원에게 한 줌의 신뢰도 지지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폭력테러"... 현대중공업 "돌멩이에 경비대원 다쳐"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19일에 낸 성명서를 통해 "현대중공업 경비들의 집단폭력테러,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현대중공업 경비들이 회사 정문 밖으로 나와 폭력을 행사고 기품을 파손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한밤에 헬멧을 쓰고 소화기와 각목을 휘두르며 집단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것은 엄중히 처벌해야 할 특수폭행이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현대중공업 경비의 폭력을 고발하고 끝까지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울산동부경찰서의 미온적 대처는 분명한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경찰청장은 현대중공업 경비들의 폭력을 방관한 동부경찰서장을 직무유기로 처벌할 것"과 "경찰은 현대중공업 경비대장을 즉각 구속하고 폭력가담자를 조사하고 엄중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들은 "현대중공업은 경비들의 폭력에 사과하고 책임자와 폭력 가담자를 문책할 것"과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실제 소유주인 정몽준 의원은 폭력사태에 사과하고, 사태해결에 즉각 나설 것"을 요구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회사의 조직적인 지시와 무관하고, 17일 오후 열린 영남노동자대회를 마친 시위대가 소각장 앞에 집결해 경비들과 신경전이 벌어졌다"면서 "날아온 돌멩이에 경비대원들이 다치기도 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009.01.20 09:26ⓒ 2009 OhmyNews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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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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