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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선 대작'보다 끌리는 영화 다섯 편

설 특선 영화 27편 방영, 숨은 보석 같은 영화는?

09.01.24 18:44최종업데이트09.01.2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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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명절 설이 다가왔다. 올 설 연휴기간 동안 MBC·SBS·KBS 등 지상파방송을 통해 방영되는 영화는 총 27편에 달한다. 그 수도 놀랍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흥행성과 작품성을 함께 갖춘 영화들이 많이 포함되어있다. 그 어느 때 보다 알찬 편성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놀라운 기술발전 때문에 지상파방송 영화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요즘 방영하는 지상파방송 영화의 경우 고화질 HD에 5.1채널을 기본 포맷으로 시청자들에게 보다 큰 만족감을 준다. 가정에 홈시어터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면 뛰어난 화질과 극장에서 보는 듯한 청각적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설 특선 영화 중 눈에 띄는 큰 영화들이 많이 있다. 몇 편 간추려 소개하면 1월 23일(금)에 방영하는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KBS2), 1월 24일(토)에 방영하는 <그놈 목소리>(SBS), <우주전쟁>(SBS), 1월 25일(일)에 방영하는 <마다가스카>(KBS2), <무방비 도시>(MBC), <식객>(SBS), 1월 26일(월)에 방영하는 <우아한 세계>(KBS2), <본슈프리머시>(MBC), 1월 27일(화)에 방영하는 <극락도 살인사건>(KBS2), <본얼티메이텀>(MBC) 등이 있다.

위에서 소개한 작품들은 설 연휴기간 동안 영화팬들의 눈길을 끌만큼 화려한 작품들이다. 설 연휴기간 방영되는 27편 중 큰 시선을 끄는 영화는 아니지만 놓치기 아까운 영화들 다섯 편을 엄선하여 소개해본다.

[럭키 넘버 슬레븐] 화려한 출연진과 적절한 반전

▲ 럭키 넘버 슬레븐 영화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2006년 작품 <럭키 넘버 슬레븐>(KBS, 1월 24일 새벽 0시50분)은 화려한 출연진에 우선 눈길이 간다. 출연진을 살펴보면 조쉬 하트넷(슬레빈), 모간 프리먼(보스), 벤 킹슬리(랍비), 루시 루(린지), 스탠리 투치(브리코스키 형사), 브루스 윌리스(미스터 굿캣) 등 한국영화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배우들이 총 출동한다. 이 작품이 이렇게 화려한 출연진을 꾸릴 수 있었던 것은 MGM의 역량이 큰 힘이 되었다.

한때 MGM은 미국을 대표하던 영화사였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를 거치며 라이벌들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했다. 이렇게 고난의 시간을 지내던 MGM이 다시 회사를 추슬러 배급한 첫 작품이 <럭키 넘버 슬레븐>이다.

이 작품은 한국영화포털사이트에서 상당히 준수한 평점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영화에서 보여주는 적절한 반전이 관객들에게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선 반전을 위해 모든 것을 끼워 맞춘 킬링타임용 영화란 평을 한다.

이 작품에 대해 찬반이 나뉘더라도 분명한 사실은 적절한 재미를 관객들에게 선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아직 이 작품을 보지 못했다면 한번쯤 선택하더라도 큰 실망은 하지 않을 것이다.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 야쿠자 등장하는 심각한 로맨틱코미디

▲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 영화스틸컷 ⓒ 최양일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는 재일교포 최양일 감독의 작품이다. 영화에 대해 관심이 많다면 최양일 감독에 대해 이미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는 <퀼>(2004년), <피와 뼈>(2005년), <수>(2007년) 등을 통해 마니아 영화팬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는 감독 중 한명이다.

그의 작품 대부분은 잔인하면서 현실적인 액션 신을 담고 있어 지상파방송에서 방영하기 쉽지 않다. 예외적인 작품을 든다면 개의 일생을 다룬 <퀄>(2004년)과 1990년대 일본영화의 걸작으로 불리는 코미디로맨스 영화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이다. 이 작품은 재일교포 작가 양석일의 <광조곡>이란 소설을 각색하여 영화로 만들었다.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는 로맨스코미디 영화긴 하지만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야쿠자가 나오고 심각한 장면이 존재한다. 경우에 따라서 '이게 무슨 로맨스코미디 영화야? 야쿠자 영화지'하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재일교포로 살아가는 주인공 동창과 그의 친구들 모습은 관객들에게 색다른 감흥으로 다가오는 것 역시 사실이다. 이 작품은 엄밀히 따지면 사회비판을 담고 있는 블랙코미디 영화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이 작품은 일본영화사에서 90년대 최고 걸작 영화 중 한편으로 인정받고 있다. 당시 얼마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는지 수상기록을 보면 알 수 있다. 최양일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일본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11개 부분에서 수상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좋은 작품을 손꼽아 기다리는 시청자들이라면 꼭 놓치지 말고 봐야 될 작품이다.

[무방비 도시] '강마에' 김명민과 손예진이 만났다

▲ 무방비 도시 영화스틸컷 ⓒ ㈜쌈지 아이비젼영상사업단


<무방비 도시>(MBC, 1월 26일 새벽 0시 10분)는 MBC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를 통해 절정의 연기신공을 보여준 김명민과 <아내가 결혼했다>를 통해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손예진을 함께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손예진은 출연하는 영화마다 제작비 이상의 수입을 거두기로 유명하다. 이 작품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큰 흥행성공은 거두지 못했지만, 적정수준의 관객동원을 거두며 흥행에서 일정부분 성공했다.

<무방비 도시>에서 김명민은 강력반 형사로 소매치기 소탕을 위한 작전에 투입되고, 손예진은 일본 원정까지 갔다 온 국제적인 소매치기로 김명민을 유혹하는 백장미 역을 맡고 있다. 이 작품은 두 배우뿐만 아니라 김명민의 어머니로 나온 전직 소매치기 강만옥 역의 김해숙이 보여주는 연기열연 또 한 관심 있게 지켜볼 대목이다.

영화에서 보여준 김해숙의 연기가 너무 뛰어나 혹자는 이 영화 여주인공은 김해숙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손예진 역시 젊은 연기자임에도 불구하고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 연기를 보여준다. 그녀의 매력이 없었다면 이 작품이 관객들에게 사랑 받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무방비 도시>는 뛰어난 연기력을 뽐내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 될 것이다.

[피터팬의 공식] 쉽게 접할 수 없는 장르의 한국영화

▲ 피터팬의 공식 영화스틸컷 ⓒ CJ엔터테인먼트


영화 <피터팬의 공식>(KBS1, 1월 26일 새벽 1시 15분)은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흥행에서 실패했다는 이야기다. 이 영화는 젊은이들의 성장통을 다루고 있다. 작품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청소년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저예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시선으로 담아낸 영화다.

폭 넓은 관객들에게 사랑받기 힘들지만 찬찬히 작품을 들여다보면 충분히 매력 있는 영화로 다가올 공산이 있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에 초청되어 처음 관객들과 만났을 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 작품은 제8회 도빌아시아영화제(2006년) 심사위원상, 제30회 황금촬영상 시상식(2007년) 신인 남우상(온주완)을 수상하기도 했다.

<피터팬의 공식>에서 가장 크게 가슴에 와 닿는 부분은 성장통을 겪으면서 누구나 한번쯤 느끼게 되는 고독·외로움·절망감 등을 잘 풀어놓았다는 것이다. 반면 아쉬운 장면도 있다. 이웃집 여자와 성적으로 판타지 한 관계를 맺는 김한수(온주완)의 행동이다. 절대 함께 동침하지 않는 이웃집 여자와의 성적 판타지는 받아들이기 힘든 비상식적인 장면이다.

성장통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피터팬의 공식>은 쉽게 접할 수 없는 장르의 한국영화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시청할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바르게 살자] 고지식한 경찰, 은행 강도로 변신!

▲ 바르게 살자 영화스틸컷 ⓒ CJ엔터테인먼트


장진 감독이 각본을 담당한 영화 <바르게 살자>(SBS, 1월 26일 밤 9시 40분)는 재치가 돋보이는 코미디영화다. 이 작품은 장진 감독 밑에서 영화수업을 받은 라희찬 감독 데뷔작이다. 주연은 장진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불리는 정재영이 맡아 다시 한 번 의리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라희찬 감독 영화이긴 하지만 장진 감독 영화 느낌이 많이 나는 작품이다. 만약 감독 이름을 이야기하지 않고 그냥 본다면 장진 감독 작품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 그의 숨결이 많이 느껴진다. 라희찬 감독이 장진 감독 밑에서 조연출을 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가장 큰 웃음을 주는 정재영은 고지식하고 고집불통인 경찰을 맡았다. 그의 이런 고지식함은 예측 못할 사건을 일으키며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다. <바르게 살자>는 코미디영화에 대한 기본적인 욕구가 모두 충족되는 작품인 만큼 웃고 즐길 설 영화를 찾는 시청자들이라면 꼭 놓치지 말고 봐야 될 작품이다.

방송사별 설 영화 편성표 ⓒ 무비조이(MOVIEJOY)


연휴기간 설 특선영화 지상파방송 무비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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