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출입기자들, 드라마 제작보고회 취재 보이콧

"취재 통제 조처 풀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직접 행동"

등록 2009.01.29 18:58수정 2009.01.29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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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간지·스포츠·연예 매체 등 20개 언론사 25명의 KBS 출입기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KBS 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 번' 제작발표회 현장에 참석해 취재를 거부하면서 항의성명을 전달한 뒤 집단퇴장했다.
일간지·스포츠·연예 매체 등 20개 언론사 25명의 KBS 출입기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KBS 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 번' 제작발표회 현장에 참석해 취재를 거부하면서 항의성명을 전달한 뒤 집단퇴장했다. <미디어오늘>이치열 기자
일간지·스포츠·연예 매체 등 20개 언론사 25명의 KBS 출입기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KBS 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 번' 제작발표회 현장에 참석해 취재를 거부하면서 항의성명을 전달한 뒤 집단퇴장했다. ⓒ <미디어오늘>이치열 기자

KBS 출입기자들이 최근 KBS가 취한 취재 통제 조처 철회를 요구하며 직접 행동에 나섰다.

 

<미디어오늘>, <기자협회보>, <노컷뉴스>, <헤럴드경제> 등 KBS 출입기자 중 20개사 기자 25명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시티 코스모스홀에서 열린 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 번'의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취재를 집단 거부하고 퇴장했다. 이들은 제작보고회 현장에 참석한 지연옥 시청자센터장에게 성명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지 센터장은 이를 받지 않았다.

 

KBS 홍보팀은 19일 "중요 방송시설의 보호"를 명분으로 취재기자들의 KBS 본관과 신관 출입을 막았다. 출입기자들에게 발급했던 출입증 코드도 홍보팀이 이전한 자료동만 출입 가능하도록 바꿨다. 이에 출입기자들은 21일 책임자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고 23일까지 답변할 것을 요구했다. 22일에는 홍보팀장과 면담도 진행했다. 그러나 KBS 홍보팀은 "협조해 달라"고만 답할 뿐 사실상 기자들의 요구를 거부했다.

 

취재 보이콧을 단행한 출입기자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KBS는 중요 방송시설 보호가 이번 취재 통제의 이유라고 계속 주장하고 있지만 기존에 지급됐던 출입증으로는 KBS가 밝힌 방송시설로 들어갈 수도 없고 그럴 의도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출입기자들이 일단 과거 출입 시스템으로 복구하고 논의를 거쳐 가이드라인을 정하자는 절충안을 내놨음에도 KBS 홍보팀장은 완강히 거부했다"며 "홍보팀이 이번 조처와 함께 출입기자들에게 일반인 대상 일일 출입증조차 발부가 안 된다는 것도 모르는 것을 볼 때, 이번 조처에 KBS 경영진이 개입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출입기자들은 "'기자는 기사로 말한다'고 한다. 기사가 아닌, '제작발표회 취재 보이콧'이라는 직접 행동을 택해야 하는 우리의 심정은 씁쓸하다"며 "그러나 취재의 자유 수호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자들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KBS는 더 이상 불합리한 억지 논리로 취재 통제 조처를 고집하지 말라, 즉각 철회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이번 취재 보이콧에 이어 제2, 제3의 직접 행동에 들어갈 수밖에 없음을 밝혀둔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KBS 출입기자 가운데 이번 취재 보이콧을 단행한 기자들이 낸 성명서 전문이다.

 

취재의 자유 수호는 기자들의 권리이자 의무다

KBS의 취재 통제 조처 철회를 위한 직접 행동에 들어가며

KBS는 우리들의 기대를 다시한번 저버렸다. KBS 출입기자들은 지난 21일 성명과 22일 홍보팀장 면담을 통해 부당한 취재 통제 조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시한으로 밝힌 23일까지 KBS 측은 아무런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취재 통제에 반대하는 우리 출입기자들은 지난 면담을 통해 KBS의 이번 조처가 얼마나 근거 없는 것인지를 다시 확인했다. KBS 측은 논리는 한마디로 전혀 설득력이 없다. 또한 대화를 통한 합의조차 거부하면서 독선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KBS는 계속 ‘중요 방송시설의 보호’가 이번 취재 통제의 이유라고 계속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조정실, 부조정실, 생방송 스튜디오, 뉴스 스튜디오 등이 그런 중요 방송시설이라고 예를 들었다. 그러나 출입기자들에게 기존에 지급됐던 출입증으로는 이런 시설에 이미 들어갈 수 없다. 또한 무단으로 출입할 일조차 없다.

우리는 지금까지 출입기자가 중요 방송시설에 위해를 줄 만한 일을 저지른 사례가 있다면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오래 전에 한 번 있었다”는 대답뿐이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도 못했다. 그렇다면 왜 그 때 출입 통제 조처를 취하지 않았느냐는 반박에 “당시는 통제 시스템이 없었다”는 궁색한 말 뿐이었다.

또한 정부부처인 외교부나 삼성 등에서도 이 같은 통제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강변했다. 이는 엄연히 사실과 다르다. 과거 참여정부 말기 취재 접근권을 제한하려는 시도가 있기는 했다. 그러나 외교부는 현재 출입기자들이 공용 패스카드를 이용해 대부분의 청사 내부를 취재하도록 하고 있다. 삼성과 같은 사기업과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사기업은 영업비밀 등의 보호를 위해 일부 취재 제한이 관례적으로 용인되기도 한다. 그러나 KBS는 공영방송사다. 국민에게 더욱더 투명하게 공개돼야 하는 곳이다.

홍보팀장은 “기자실과 출입기자에 대한 사항은 자신에게 전권이 있다”면서도 “회사의 방침이 결정됐으니 철회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일단 과거 출입 시스템으로 복구하고, 중요 방송시설 취재 등에 정말 문제가 있다면 이에 대해 출입기자들과 논의를 거쳐 가이드라인을 결정하자”고 절충점을 제안했는데도 완강히 거부했다. “(출입기자들에 대해) 사전 의견 수렴 절차가 없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하면서도, 반박하는 출입기자들에게 전혀 납득할 만한 논리를 제시하지 못하면서도 계속 “불편하겠지만 협조해 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한마디로 “타협은 없다”는 벼랑 끝 전술이다. 홍보팀은 이번 조치와 함께 출입기자들에게 일반인에게 지급되는 일일 방문증 발부조차 금지된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이는 이번 조처가 홍보팀의 권한 위에 있는, KBS 경영진이 개입돼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에 충분하다.

‘기자는 기사로 말한다’고 한다. 기사가 아닌, ‘제작발표회 취재 보이콧’이라는 직접 행동을 택해야 하는 우리의 심정은 씁쓸하다. 이로 인해 본의 아니게 불편함을 끼칠 제작진이나 연기자들에게는 유감이다. 독자와 네티즌들께도 양해를 구한다. 그러나 취재의 자유 수호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자들의 권리이자 의무다. 우리의 의지를 담아 취재 통제 조처를 반대하는 단호한 행동에 돌입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KBS는 더 이상 불합리한 억지 논리로 취재 통제 조처를 고집하지 말라. 이를 즉각 철회하고 대화에 나서라.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이번 취재 보이콧에 이어 제2, 제3의 직접 행동에 들어갈 수밖에 없음을 밝혀두는 바이다.

2009.1.29

KBS 출입기자 일동

 

 

2009.01.29 18:58ⓒ 2009 OhmyNews
#취재 보이콧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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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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