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 기독교, 종교개혁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이만열 교수의 한국 기독교에 대한 냉철한 비판

등록 2009.02.01 11:49수정 2009.02.0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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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기독교가 불교 비하 발언으로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07년 평양 대부흥 100주년으로 한국 기독교가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의료선교팀 피랍사건과 대표적인 기독교 기업인 이랜드의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가 불거진 것은 시작이었다. 게다가 한 방송사에서 기독교 성직자들의 사치와 부정들을 문제 삼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한국 기독교에 대한 비난이 거세어지고,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정치권과의 관계로 인해 그 비난이 끊일 날이 없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문제들도 여전히 논란중에 있다. 공격적이고 소란스러운 포교 방식과 교회의 집단 이기주의 같은 것들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기독교의 상징인 십자가, 다시 말해 무조건적인 사랑과 헌신의 정신을 잊은 한국 교회를 향해 거침없이 날카로운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도 있다. 이때 한국 사학계의 대표적인 역사학자이자, 한국 교회사 연구가인 이만열 교수의 글이 기독교 언론에 소개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교수는 한국의 보수적인 교단에서 자라 역사학자로서 또 기독교인으로서, 꾸준히 활동하는 지식인으로 유명하다. 그런 이 교수이기에 한국 기독교에 대한 냉철한 비판이 더욱 주목받게 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최근 <뉴스앤조이>에 '[이만열제언] 영적 각성과 가난 실천이 희망이다'라는 글을 실었다.

이 교수는 "기독교인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운 시대"라며 글을 시작했다. 지금의 한국 기독교는 역사 속에서 "민초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그들에게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을 불어넣던 예수의 모습은 사라지고, 군림하는 제왕적 그리스도의 모습만 보인다"고 비판했다. 섬기고 헌신하는 교회의 모습은 사라진 채 기복신앙(祈福信仰), 즉 복을 기원하는 신앙만 남은 한국 기독교의 모습을 지적한 것이다.

한국기독교가 타락하게 된 원인으로 해방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교단의 분열을 첫째로 들고 있다. 분열을 통한 양적성장이 질적 성숙을 저하하게 했고, 급격한 교단 분열로 교회 관리 감독의 부실화를 가져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두번째 원인으로는 한국 교회 특유의 이원론(二元論)인 신앙행태를 꼽았다. "새벽기도 갔다 오다 남의 집 담벼락에 달려 있는 호박 따온다"는 말을 예로, 신앙과 생활이 분리되어 살아가는 기독교인들을 비꼬아 말한 것이다. 기독교의 신앙이 생활과 분리되어 있다가 이해관계가 부각될 때 여지없이 불일치로 나타남을 지적한다.

이러한 한국교회에 대한 처방으로 이 교수는 헌신의 실천과 작은 교회 운동을 제시했다. 개인 기독교인으로서 청빈한 삶과 기독교인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함을 강조했다. 또 공동체인 기독교인으로서 성장 중심의 대형교회를 지향하기보다 작은 교회를 통해
활동성 있는 교회 활동으로 부패를 멀리하고 교회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종교는 아래로부터의 개혁이 쉽지 않다. 민주주의화된 제도들이 반영되어 있고, 교회 내의 정치제도도 잘 짜여진 것이 사실이지만 교리에 있어서 기독교는 성직자들의 의견이 절대적인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성직자들이 정치적 성향이나 성직자 개인의 치부를 교리 해석으로 정당화하여 설교하는 것이 비판 받기 어렵다.


그동안 한국 교회는 정치적 성향을 공개화하거나 언론에 의해 부정이 밝혀지면서 심각한 비판에 직면했다.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아프가니스탄 의료선교팀의 사건에서도 추모의 의견보다는 비난에 집중되어 한국 기독교인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었다.

이 교수의 글은 끊임없이 비판을 받으면서도 회개할 줄 모르는 한국 기독교에, 기독교인인 이 교수의 문제제기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 언론과 누리꾼들은 한국 기독교가 이미 '회생불가능'한 상태로 처방하곤 하는데, 이 교수의 글은 아직은 한국 기독교가 기독교다운 기독교로 회생할 희망이 있음을 나타냈다.


이 교수의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나누던 한국 기독교의 대표적인 보수 교단의 한 목사는 "교회라는 특성이 있을 수 있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도덕과 윤리에 있어서 특히 금전에 있어서 흠이 없어야 하는 집단이 성직자 집단"이라며 "교회는 끊임없는 자기개혁을 필요로 한다"고 조심스레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대표적인 기독교 언론에서 역시 최근 '불교비난'에 대해 적극적으로 기사화하며 기독교인들의 여론을 모으고 있다. 이 교수의 글과 기독교 언론인 뉴스앤조이(http://www.newsnjoy.co.kr), 일선 사역자들의 목소리는 한결같이 교회의 자기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기자는 이것을 최초 종교개혁 정신으로의 회귀를 말한다고 생각한다. 대형화 되어가며 부패해 가는 한국 기독교의 모습이 종교개혁 전의 기독교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 부패하여 그릇된 진리를 가르치는 교회에 대항해 성경 그대로의 정신으로 돌아가고자 했던 종교개혁자들의 정신에 한국 기독교의 위기에 대한 해답이 있는 것이다.

한국 기독교는 철저한 자기 비판과 회개로 각성해야 한다. 그리고 기독교의 상징인 십자가의 정신을 회복하고 기독교의 진리인 성경에 따른 삶을 철저히 살아가야 한다. 수 세기 전 종교개혁자들이 생명의 위협을 감수하면서도 반드시 완성하고자 했던 교회의 모습을 되새기며 한국 기독교의 회복을 기도하길 바란다.
#기독교 #이만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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