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다로와 그의 측근들 때문에!'
일 자민당 자중지란...민주당 정권 잡나?

[해외리포트] 일 자민당 지지율 11.3%...취임 후 연속 하락세

등록 2009.02.26 11:00수정 2009.02.2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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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당 54년째를 맞이하는 일본 자유민주당.
창당 54년째를 맞이하는 일본 자유민주당. 박철현
일본 정치가 난파중이다.

23일 일본 FNN(후지 뉴스 네트워크)가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민당 연립정권의 지지율은 11.4%에 그쳐 아소 다로 총리 취임 이후 5개월 연속 하강곡선을 그렸다. 반대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80.2%로 나왔다.

이 지지율은 전후 최대의 정치 뇌물 스캔들이었던 리쿠르트 사건 당시 다케시다 노보루 내각의 3.9%, 그리고 모리 요시로 내각의 6.9% 다음으로 낮은 지지율로 후지TV측은 "내달에는 10%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보통 이 정도 지지율이라면 내각 총해산을 통한 총선거 실시로 국민의 뜻을 묻는 것이 순리다.

하지만 아소 총리는 지난해 10월부터 세계적 경기불황을 이유로 들어 "지금은 선거보다 경제 살리기가 우선"이라는 지론으로 내각 총해산을 거부하고 있다.

아소 지지율 11.4%로 추락 ... 자민당 내부 분열

이런 아소 총리의 "경제 살리기" 구호는 일단 중의원 임기만료인 9월까지 버텨보자는 전술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정치평론가 모리시타 타카히로는 지난 1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금 상황에서 총해산 후 총선거로 가면 무조건 자민당이 지기 때문에 아소 총리로선 시간을 끌면서 인기를 만회하는 작전을 선택한 것에 불과하다"며 "지금으로선 자민당의 집권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중의원 임기만료인 9월까지 30%선을 회복한다면 싸워볼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1월 이후에도 아소 내각과 자민당은 인기 만회는커녕 '추락하는 새에 날개가 없다'는 비유가 적합할 정도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여기에 아소 내각이 경기활성화를 위해 발표한 정액급부금 제도(2조 엔을 각 세대에 5만엔씩 일괄 배급)와 중소기업 및 파견/비정규사원 고용지원책 등의 정책이 제자리걸음을 반복하자, 자민당 내부의 분열도 표면화되고 있다.


먼저 고이즈미 전 총리가 공개적으로 아소 총리에 태클을 걸기 시작했다. 2월초 아소 총리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나는 (지난 2005년) 고이즈미 총리의 우정국 민영화에 대해 반대입장이다, 그 민영화는 고이즈미 총리처럼 기인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에 대해, 고이즈미는 "(아소 총리 발언에 대해) 화가 난다기 보다 오히려 실소를 금치 못 하겠다"면서 정면 반박했다.

고이즈미는 2008년 9월 25일 정계은퇴를 선언해 매스컴의 주목을 끌었었는데, 이 날은 공교롭게도 아소 총리가 취임 직후 처음으로 유엔 총회에서 대표연설을 한 날이기도 하다. 당시 아소 총리는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인해 국제 금융 위기가 본격화된다면 일본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문제 해결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적극적으로 본인을 어필하려 했지만, 정작 일본 매스컴 대부분은 고이즈미의 정계 은퇴를 주요하게 다뤘다. 

아소 '현' 총리와 고이즈미 '전 총리'의 '설전'

이후 아소 총리는 고이즈미 개혁을 재검토한다는 입장을 펴며, 고이즈미 파벌에 속하는 고이케 유리코 전 방위성 장관, 나까가와 히데나오 전 간사장 등을 중용하지 않는 등 자민당 내에 잔존하는 고이즈미 그림자를 지우는 데 힘을 쏟았다.

그러나 고이즈미 전 총리가 현 총리를 정면 반박하는 것으로 맞섬으로써 양 세력의 움직임도 본격화될 조짐이다. 고이즈미의 발언권이 세어지면 자연스럽게 고이케, 나까가와 그리고 다께베 쓰토무 전 간사장 등 이른바 '고이즈미 칠드런'의 세력규합도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다.

반면, 아소 총리에게는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총리의 최측근인 나까가와 쇼이치 재무장관이 2월 17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G7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만취' 상태로 기자회견을 연 것. 나까가와 쇼이치 장관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바로 사퇴했다.

또, 아소 총리가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출발한 24일, 아소 총리의 정치동지인 아마리 아키라 행정개혁담당 장관은 "어차피 (재무장관 후임을 비롯한) 인사이동이 필요하다면 보다 대담한 내각개조도 하나의 선택일 수 있다"고 발언해 또 한 번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이 발언을 전해들은 자민당 중진의원들은 "각료 임명권은 총리의 고유권한으로 현직 각료가 감히 내뱉을 성질의 것이 아니"라며 연달아 발생한 총리측근의 실수에 역정을 내기도 했다.

 2008년 9월 22일에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왼쪽부터 이시하라 노부테루, 고이케 유리코, 후쿠다 야스오, 아소 타로, 이시바 시게루, 요사노 카오루.
2008년 9월 22일에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왼쪽부터 이시하라 노부테루, 고이케 유리코, 후쿠다 야스오, 아소 타로, 이시바 시게루, 요사노 카오루. 박철현

자민당의 고뇌, 아소의 '고립' ... 민주당으로 정권교체?

일본의 대표적 뉴스 프로그램 <보도 스테이션>(TV 아사히)의 후루타치 이치로 메인 캐스터는 24일 "아소 총리가 미국으로 떠난 지금 국회를 보고 있으니 요사노 카오루 금융재정담당 장관이 현직 총리로 느껴질 정도"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또 정치평론가 모리시타는 "이미 자민당 내부에서는 아소 총리를 포기하는 분위기이고, 그렇다고 해서 정계은퇴를 선언한 고이즈미가 나올 리도 없다, 고이케, 혹은 요사노 장관이 오자와 민주당 대표를 상대로 이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사실상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를 예상했다.

실제 민주당은 22일 FNN 여론조사의 정당지지도 부분에서 자민당 21.9%를 뛰어넘은 25.9%를 획득했다. 또 오자와 대표와 아소 총리 누가 더 차기 총리에 적합한가라는 문항에서는 44.4% 대 18.9%로 격차를 벌렸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언제 총선거가 실시된다 하더라도 정권교체가 확실시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해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정권교체 후의 매니페스토(정책공약) 준비와 그 실행순서 등 구체적인 세부플랜에 충실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천년왕국이라 불리기도 했던 자민당 시대가 막을 내릴 것인지 아니면 특유의 뚝심과 저력을 발휘해 살아남을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자민당 #일본 #아소 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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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부터 도쿄거주. 소설 <화이트리스트-파국의 날>, 에세이 <이렇게 살아도 돼>, <어른은 어떻게 돼?>, <일본여친에게 프러포즈 받다>를 썼고, <일본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를 번역했다. 최신작은 <쓴다는 것>. 현재 도쿄 테츠야공무점 대표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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