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車과거엔 특별한 재산 개념…지금은 구태의연한 세금"
포털사이트 자동차세 폐지 서명운동 5000여명 동의
현재 자동차에 부과되고 있는 12가지 세금 중 '보유'에 대한 연간 자동차세 부담은 웬만한 주택 재산세보다 높은 수준이다.
2500cc 자동차를 보유한 경우 연간 50여만원의 자동차세를 내게 되는데, 이는 5억원 주택의 재산세와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세는 차량 구입가격이 아닌 배기량 기준으로 매겨지기 때문에 과세 형평성에 대한 논란의 소지가 발생한다. 주유소에서 넣는 휘발유 가격의 절반 이상을 세금이 차지하는 것도 소비자들의 불만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실시한 유류세 10% 인하조치를 올해부터 철회하면서 자동차 소유자들의 세부담은 늘어났다.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5000여명이 자동차세 폐지에 대한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 자동차는 보유세?…재산세보다 높은 부담= 자동차세는 주택이나 토지 등에 부과되는 재산세와 마찬가지로 매년 부담해야 하는 일종의 '보유세'이다.
보유세는 보유하고 있는 재산의 가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더 많은 세금이 매겨지는 구조를 갖고 있지만, 5억원짜리 주택에 매겨지는 세금과 3000만원짜리 승용차에 매겨지는 세금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배기량이 2500cc인 3000만원짜리 신차는 올해 자동차세 55만원(배기량 2000cc 초과일 때 cc당 220원 부과)을 부담해야 한다. 공시가격 5억원짜리 단독주택에 매겨지는 재산세와 맞먹는 수준이다.
재산세에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을 60%로 설정해 올해 재산세를 계산해보면, 공시가격 5억원짜리 단독주택의 경우 재산세가 57만원(과세표준 및 세율 ▲6000만원이하 0.1% ▲1억5000만원이하 0.15% ▲3억이하 0.25% ▲3억원초과 0.4%)이 된다.
3000만원짜리 자동차와 5억원짜리 주택에 비슷한 세금이 붙는 셈이다.
특히 자동차세는 연식이 오래될수록 떨어지는 자동차 가격과 상관없이 배기량에 따라 세금이 붙기 때문에 보유하면 보유할수록 가치가 떨어지는데도 상대적으로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2001년 7월부터 3년 이상 자동차를 소유하는 경우 차령에 따라 매년 5%씩 최대 50%까지 세액감면을 해주고 있지만, 자동차세는 여전히 무겁다는 목소리가 높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자동차세 과세표준이 현재 배기량을 기준으로 매겨지고 있는데, 같은 배기량이라도 차량에 따라 가격차가 많이 난다"며 "과세표준에 차량 가격에 대한 부분이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 기름 값 '절반'이 세금, 세율인하 철회로 부담 '급증'= 자동차는 '걸어다니는 세금'이라고 불릴 만큼, 운행단계에서도 만만치 않은 세금이 들어간다. 휘발유, 경유 등 기름 값의 절반은 유류세가 차지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월 넷째 주 국내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400원대로 올라섰다. 2월 4일 현재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452원,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리터당 1331원을 기록 중이다.
작년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던 유류세 세율 10%인하가 일몰되면서, 올해 1월부터는 휘발유에 붙는 유류세(교통세, 교육세, 주행세)가 670원에서 745원으로 75원 상승했으며, 경유는 476원에서 528원으로 52원이 늘어났다.
여기에 부가가치세까지 포함하면 작년보다 휘발유는 지금보다 82.5원, 경유는 57.2원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가격 대비 유류세 비중이 휘발유가 58%, 경유가 45%로 절반 가량이 세금인 셈이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4일 현재 배럴당 42.86달러를 기록하고 있어 작년 국제유가가 급등했을 때보다 절반 이상으로 떨어졌지만, 가격이 그만큼 떨어지지 않은 이유는 가격 대비 유류세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현재 우리나라 유류세 체계는 교통에너지환경세(개별소비세), 교육세(교통세의 15%), 주행세(교통세의 30%), 부가가치세 등 4단계의 세금이 붙고 있어 복잡하게 돼 있는 구조다. 이중 교통세는 2010년부터 폐지될 예정이지만, 단지 교통세가 개별소비세로 바뀌어 과세될 뿐 세부담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정부에서 가격기준으로 휘발유를 100으로 봤을 때, 디젤경유 85, LPG는 50으로 맞추자고 했는데, 가끔 경유 값이 휘발유 값보다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가격이 맞춰지도록 세금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자동차세 폐지, 유류세 부담 절감대책 필요= 자동차는 취득에서 운행단계까지 총 12가지 세금이 붙어 '세금 덩어리'라는 비판을 받는다. 특히 자동차세와 높은 유류세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병용 세무사는 "자동차는 특별한 재산보유라는 개념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어졌다"며 "옛날과 같이 자동차세를 부과하는 것은 구태의연한 방식"이라고 밝혔다.
특히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는 자동차세를 폐지하자는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며, 지난 1월 15일 현재 50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아이디 '참새미'를 사용하는 누리꾼은 "차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주유를 하기 때문에 기름을 넣으면서 이미 자동차세만큼의 세금을 내고 있다"며 "부득이 자동차세를 과세해야 한다면, 배기량이 아닌, 차량의 현재 가치를 기준으로 과세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아이디 'sireas'를 사용하는 누리꾼은 "자동차세에 왜 교육세가 그렇게 많이 나오는지 의문"이라며 "지방교육세로 자동차세 납세자에게 뭘 해주고 있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자동차세에는 자동차세액의 30% 만큼 지방교육세가 부가세(Sur-tax)로 붙고 있다.
자동차세, 지방교육세, 유류세(교통세, 교육세, 주행세, 부가가치세) 등 자동차 보유와 운행 단계에서 부담해야 하는 세부담이 과도하게 많다는 얘기다.
한 조세전문가는 "자동차 산업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자동차 보유에 주택보다 더 많은 세금을 매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자동차세나 유류세 부담을 대폭 줄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세일보 / 임명규, 최정희 기자 nanni@joseilbo.com
ⓒ조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9.02.26 11:02 | ⓒ 2009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