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두 약속한 사람들을 왜 체포?"
YTN 노조 항의에 경찰 '묵묵부답'

노조위원장 등 체포에 조합원들 '격앙'... "정치목적, 파업 무력화 시도"

등록 2009.03.22 10:16수정 2009.03.2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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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22일 오후 2시 15분] YTN노조, "특정목적 가진 표적수사"

a  22일 오전 11시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열린 '긴급체포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한 YTN 조합원들이 YTN 노종면 노조위원장 등 네 명 기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2일 오전 11시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열린 '긴급체포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한 YTN 조합원들이 YTN 노종면 노조위원장 등 네 명 기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전관석


"무슨 큰 죄를 지었다고, 일요일 아침부터 가족들과 함께 있는 집으로 들이닥쳐 잡아가는가? 도대체 이게 말이나 되는가?"

기자회견을 위해 22일 오전 11시 남대문경찰서 앞에 모인 YTN 조합원들은 격앙되어 있었다. 일부 조합원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조합원들을 늘 웃겨주던 사회자 박진수 조합원도 벌건 눈으로 말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정유신 노조 편집부장은 "긴급 체포 사유가 '정당한 이유없이 소환조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라는데 이미 고발대상자들은 경찰 조사에 100% 협조하며 조사받아왔다"면서 "경찰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조사하리라 예상했는데, 너무 순진한 생각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체포된 4명의 기자들은 회사의 고소로 인해 네 차례 이상씩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남대문경찰서는 최근 네 사람을 추가조사할 것이 있다고 노조측에 알려왔으며 노조는 담당형사와 합의해 출석요구일을 조정, 오는 26일 출석해 조사를 받기로 협의를 마친 상태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노조는 "특정목적을 가진 표적수사이며, 내일(23일)부터 시작되는 파업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은 "경찰의 불법 체포와 불법 감금에 대해 언론노조는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경고한다"면서 "노종면 하나 잡아가둔다고 해서 투쟁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노조 위원장의 갑작스런 체포 사태를 맞은 YTN 노조는 즉각 김용수 노조 수석부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내일 파업을 준비하는 한편 체포 사태에 대응하기로 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최상재 위원장과 이근행 MBC 본부장, 권석재 YTN 노조 사무국장 등 8명이 노 위원장 등을 면담했으며 그는 이들에게 "우리의 파업은 합법적인 것이며, 경찰이 자극하더라도 굴하지 말고 투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편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출두 요구서를 거듭 보낸 뒤 소환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수 있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네 기자들이 오는 26일 출두하는 것으로 약속했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경찰들은 "잘 모르겠다"고만 말했으며 담당형사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YTN 노조는 "방송 공정성과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공권력을 이용한 부당 압력에 결코 굴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네 명 기자의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한편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과 현덕수·조승호·임장혁 기자의 긴급체포는 YTN 노조를 비롯한 언론계의 큰 반발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과 이근행 MBC 본부장, 정영홍 EBS 지부장은 이번 사태를 규탄하며 '연대 투쟁'을 결의했고 한국기자협회도 곧 규탄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노조는 이미 "이번 불법 체포 구금은 그 자체로도 정당성을 잃은데다 그 배후에는 언론자유 투쟁을 억누르고 비판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한나라당-청와대-부역관료 동맹의 책략이 도사리고 있음을 천하가 알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더구나 이번 주에는 '국경없는 기자회'의 입국도 예정되어 있어 이번 사태가 국제사회에 알려질 가능성도 높다. 최 위원장은 "이미 언론노조 대의원대회에서 'YTN 조합원에 대한 탄압이 자행될 경우 파업 등 강력한 투쟁을 벌인다'는 결의가 되어있다"면서 "만일 네 명의 기자들이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질 경우 언론노조는 즉각 강도높은 연대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YTN 노조 성명서] 공권력의 부당한 개입 중단하라

- 경찰, 노종면 위원장 등 4명 오늘 새벽 체포
- 이번주 조사 일정 협의해 놓고 소환 불응했다며 표적 수사
- 파업 앞두고 노조 집행부 와해하려는 시도

노종면 위원장 등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 간부들이 서울 남대문 경찰서로 전격 연행됐다. 연행자는 노종면 지부장, 조승호 기자, 현덕수 기자 (전위원장), 임장혁 기자 (돌발영상 팀장)등 4명이다. 이들은 오늘 오전 7시쯤 각각 자택에서 체포돼 현재 남대문 경찰서 지능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이 제시한 체포영장에 나온 혐의는 "정당한 이유없이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체포된 4명은 그동안 회사의 거듭된 고소로 인해 4차례 넘게 경찰의 조사를 받아왔으며,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경찰의 출석요구에 100% 협조해왔다. 이번에도 최근 두차례 출석요구를 담당형사와 협의해 연기했으며 이번 주 목요일인 26일 출석해 조사를 받기로 담당형사와 지난주에 통화까지 마친 상태였다. .

출석일자까지 사전에 협의해놓고도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한 것은 정상적인 사건처리 과정이라고 볼 수 없으며, 분명 특정목적을 가진 표적수사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특히 YTN 노조가 내일부터 합법적인 파업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노조의 핵심인 위원장 등을 체포한 것은 파업 자체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YTN 노조는 노종면 위원장 등에 대한 긴급체포가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시도에 공권력이 적극 영합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어떠한 경우에도 YTN 노조는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공권력을 이용한 부당한 압력에 결코 굴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YTN 노조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공권력과 정부, 사측에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 경찰은 노종면 위원장 등 부당하게 체포된 4명을 즉각 석방하라.
- 회사는 노조원들에 대한 고소고발을 즉각 취하하고 방만경영, 부당경영에 항의하는 노조의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라.
- 정부는 뉴스전문채널 YTN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대한 부당 압력을 중단하라.

2009년 3월 22일
전국 언론노동조합 YTN 지부

#YTN #긴급체포 #YTN노조 #노종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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