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노무현 일병 구하기

검토 완료

안호용(jingi88)등록 2009.04.11 15:36
요즘 핫이슈는 북한의 로켓 발사도 아니고 경제 불황 극복도 아니다. 바로 노무현이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비자금이 노 전 대통령에게로 흘러들어갔다고 하는 의혹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태풍 전야의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노무현 태풍은 기정사실인 듯 검찰은 확정되지도 않은 혐의 등을 작정한 듯 매일 조금씩 브리핑하고 있다. 그리고 조중동은 물론이고 한겨레조차도 그 의혹을 부풀려 확대 증폭시키고 있으며 현명한 국민은 배신감에 치를 떨며 분노의 탄성을 토해내고 있다.

노무현에 대한 공격은 여야는 물론이고 진보, 보수, 중도 진영에서도 무차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죽은 권력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민들 앞에 발가벗겨진 채 외롭게 홀로 서 있는 것이다. 광화문 네거리 이순신 장군 동상 자리에 노무현이 혈혈단신 홀로 서 있는 꼴이 아닐 수 없다. 이제 그에게 돌을 던지는 일만 남았다. 그가 온전히 그 곳에서 내려올 것인지 검찰과 언론의 기세로 보아 지금으로선 장담하지 못한다. 과거 전두환과 노태우의 검은돈 사건 때보다도 언론은 더 적극적인 것 같다. 노무현의 도덕성은 그만큼 추악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전직 대통령 예우? 웃기지마라 노무현에겐 그런 건 없다.

왕년에 '심정적 노빠'였던 정치평론가 유창선이 노무현 홈페이지에 갔다 온 모양이다. 그는 그 홈페이지에서는 '그들만의 리그'가 벌어지고 있다고 일갈했다. 세상은 노무현이 검은 돈을 받았다고 비판을 하고 있는데 거기서는 노무현을 응원하고 있으며 '정서적 책임감' 같은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노라고 평론가다운 일침을 가했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으로 '노빠'들에게 이렇게 훈계한다.

"결국 좋은 지지자가 좋은 지도자를 만든다. 2002년 돼지저금통 시절의 노무현 지지자는 정말 '좋은 지지자'들이었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 주변에서 있었던 추한 돈거래 실상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는 지금, 그래도 노무현이 정당하다고 강변하는 것은 '나쁜 지지자'일 뿐이다.

'노무현 사람들'의 부정한 행동으로 인해 우리 사회와 국민이 받은 상처를 생각한다면 이제는 지지자들도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언제까지 '노무현'의 굴레에 갇혀서 그러고 있을 것인가. 이제는 노무현보다 더 큰 것을 보고 생각해야 한다. 지금은 가슴이 아파도 노무현을 넘어설 때, 당신들이 열고자 했던 새로운 길의 가능성이 비로소 다시 만들어질 수 있다."

그의 말속에는 노무현은 부정한 돈을 받은 부정한 사람이라고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노무현은 부정한 사람이라는 단정이 깔려 있는 것이다. 섣부른 속단의 위험성을 아는지 그에게 묻고 싶다. 더 기다려 보아도 손해 볼 것 없을 것 같은데 너무 때 이른 속단을 한 것 같다.

기업은 비자금을 만들기 위해 혈안이다.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대기업은 비자금을 만들어내기 위해 온갖 부정을 저지르고 있다. 얼마 전 삼성 비자금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대기업들은 천문학적인 비자금을 만들기 위해 적법을 위장한 위법과 편법을 동원하여 오늘도 검은 돈을 찍어낸다.

그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쉬운 방법이 매입 세금계산서를 협력업체에 받는 것이다. 공사대금이나 물품대금 등에 대한 매입 세금계산서를 정상적인 금액보다 부풀려 받고, 그 대금을 협력업체한테 주고 다시 차액만큼 되받는 것이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방법이다. 물론 부풀린 금액은 하청업체가 책임진다. 그 이외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며 마지막에는 분식회계라는 유혹이 기다리고 있다. 아무런 증빙자료가 없는 서류상으로 장부를 만드는 악마의 손길이 분식회계이다.

그리고 검은돈이 된 비자금은 여러 번의 돈세탁을 거쳐 하늘에서 뚝 떨어진 돈으로 둔갑한다. 검은돈은 기업을 유지하는데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다. 기업이 거대해질수록 그 검은돈의 덩치는 더욱 커지고 그 덩치에 따라 기업의 흥망의 열쇠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검은돈의 유혹은 너무나 달콤하다.

그 검은돈의 사용처는 여기서 논하지 않겠다. 중요한 것은 그 검은돈이 지하에서 맴돌다 그냥 땅속에서 사라지느냐 아니면 지상으로 나오느냐다. 상상을 초월하는 검은돈이 지하에서 활개를 치고 돌아다니고 있으며 지상의 빛을 볼 확률은 번개 맞을 확률보다도 낮다.

하지만 관계 당국의 의지에 따라 검은돈을 잡아낼 수 있다. 교묘하게 숨겨놓는 경우는 물증을 잡기란 쉽지는 않지만 의지가 완고하다면 결코 어렵지는 않다. 관계 당국의 의지도 사실 검은돈과 연관이 안 된다고 장담할 수도 없지만 말이다.

하여튼 서론은 그만하고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단도직입적으로 노무현은 아무런 죄가 없다. 그에게 죄를 옭아매려고 검찰에서 쌍심지를 켜고 있지만 결코 그에게 적용할 죄목는 없다. 지금 검찰에서 하고 있는 수사는 온당한 의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며 정치적인 보복의 의미가 너무나 크다. 그 반사이익을 누가 받을지 말하고 싶지는 않다. 일찍이 이처럼 퇴임 대통령에게 가혹하리만치 이 잡듯이 주변을 정리하는 경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정치와 돈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정치를 하려면 돈을 필수이고 이 크기에 따라 정치적 위상에 영향을 받는다. 정치인은 그래서 돈에 약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 정치인이든 돈에 강한 정치인은 없다. 적당한 돈은 정치의 양식이기 때문이다.

정치인 노무현은 자신의 인생 역정에서 돈과 관련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만큼 그는 부정한 돈을 멀리했다. 야당시절이나 여당 시절 그의 반골 이미지로 볼 때 치밀한 뒷조사를 하였을 게 뻔하지만 그에게서 부정한 돈을 찾아내지는 못했던 것이다. 한마디로 부정한 돈에서 그는 자유로운 정치인이었다.

작년에 박연차로부터 돈을 빌린 것은 사실인 듯하다. 노무현 본인이 직접 시인을 했으니까 말이다. 사람이 살면서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행위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돈 없는 사람이 돈 있는 사람에게 돈을 빌리는 것은 당연하지 않는가. 차용증을 쓸 수도 있고 이자를 받을 수도 있지만 그러한 것들을 무시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안 갚아도 되는 돈도 많다. 나도 그런 경우가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돈을 빌리는 사람은 빌려 주는 돈의 용처를 따지지는 않는다. 그 돈이 검은돈인지 하얀돈인지 그것까지는 알고 싶은 시야를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 불법정치자금이나 뇌물성이나 보험성의 목적을 가진 돈이라면 당연히 검은돈이라고 인지하겠지만, 사람이 사람한테 빌려주는 돈은 인정과 의리가 앞서기 때문에 용처는 중요하게 여기지는 않는 법이다.

당신이 돈이 필요할 때 돈 많은 친구에게 돈을 좀 빌리자고 부탁하고 그 친구가 선뜻 돈을 빌려주면 그저 고마울 따름 아니겠는가. 어떠한 이권과 목적이 없는 돈거래는 너무나 자연스런 일상적인 행위이다. 그 돈이 검은돈이라고 받은 사람도 검게 본다면 그것은 의도적으로 매도하는 것이다.

또한 투자 면목으로 연철호가 받았다는 500만 달러가 노무현에게 흘러들어 갔을 정황이 있다는 검찰의 발표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 미리 예단을 하고 그 틀에 짜맞추려는 검찰의 수사를 보면서 속절없는 연민이 인다. 뇌물 수수 혐의로 몰고 가려는 검찰의 진정한 의도는 무엇인가. 그리도 노무현이 미운가...

그뿐만 아니라 100만 달러를 노무현이 직접 요구를 했다는 등 일방통행식 검찰의 수사 발표가 계속 뒤따르고 있다. 검찰은 이성을 잃은 듯하다. 무죄 추정의 원칙을 무시하고 상대방의 의사가 없는 일방적인 결과물을 확정된 것처럼 발표하는 검찰은 '막가파식'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것은 잔인한 학살과 다름없다. 가혹한 인민재판식으로 상황을 몰고 가는 검찰은 필히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는 있어야 한다. 잘했건 못했건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던 사람을 억지로 범죄자로 만들려는 이 나라는 미쳐도 대단히 미쳤다. 거듭 얘기하지만 노무현은 정당하다. 성인군자도 울고 갈 해괴한 상황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세상 정말 하수상하다.

잃어버린 10년을 암 도려내듯이 대한민국 역사에서 완전히 제거하는 마지막 절차, 그것이 도덕성의 말살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희생양이 노무현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냥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노무현을 살리기 위해 적진 속으로 뛰어 들 것이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