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198) 폭력적

'그 공간이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폭력적 수단' 다듬기

등록 2009.04.27 20:27수정 2009.04.2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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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그 공간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 그건 그 공간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이제는 상상이 가기 때문일 것이다 .. <너희는 봄을 사지만 우리는 겨울을 판다>(살림,2005) 5쪽

 

"그 공간(空間)이"는 '그곳이'로 다듬고, "상상(想像)이 가기 때문"은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나 "알기 때문"으로 다듬어 줍니다.

 

 ┌ 그 공간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

 │→ 그곳이 얼마나 폭력이 판치는지

 │→ 그곳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 그곳이 얼마나 끔찍한지

 │→ 그곳이 얼마나 무서운지

 └ …

 

'폭력'이라는 말을 살려 "폭력이 판치는지"나 "폭력이 넘치는지"나 "폭력이 가득한지"나 "폭력으로 사람을 짓누르는지"처럼 풀어내 봅니다. 폭력이란 무기나 주먹이나 손발을 써서 누군가를 때리거나 괴롭히거나 못살게 굴거나 짓누르거나 짓밟는 모습을 가리키니, 이런 모습이나 느낌을 살리면서 "얼마나 무시무시한지"나 "얼마나 무서운지"나 "얼마나 두려운지"나 "얼마나 끔찍한지"나 "얼마나 소름이 돋는지"나 "얼마나 아찔한지"처럼 풀어내 보기도 합니다.

 

 ┌ 그곳에 판치는 폭력이 어떠한지

 ├ 그곳에 어떤 폭력이 판치는지

 ├ 그곳에 사람을 얼마나 괴롭히는지

 ├ 그곳이 사람을 얼마나 짓밟는지

 └ …

 

판치는 폭력이니 "판치는 폭력"이라고 이야기하면 됩니다. 그리고, 무시무시하게 폭력이 휘둘러지는 곳이라면, 어떤 사람이든 괴롭게 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사람을 얼마나 괴롭히는지"나 "사람을 얼마나 못살게 구는지"로 풀어내 보아도 어울리고, "사람을 얼마나 짓밟는지"나 "사람을 얼마나 벼랑으로 내모는지"로 풀어내 주어도 괜찮습니다.

 

ㄴ. 폭력적 수단

 

.. 폭력적 수단으로 노동자를 억압할 수 없게 되자 기업주들은 선전으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드니 로베르ㆍ베로니카 자라쇼비치, 시대의창, 2002) 67쪽

 

'억압(抑壓)할'은 '억누를'이나 '짓누를'로 다듬어 줍니다. '선회(旋回)했습니다'는 '돌렸습니다'로 손보고, "방향(方向)을 선회(旋回)했습니다"는 "물꼬를 돌렸습니다"나 "길을 바꾸었습니다"로 손봅니다.

 

 ┌ 폭력적 수단으로 노동자를 억압할

 │

 │→ 폭력 수단으로 노동자를 억누를

 │→ 폭력으로 노동자를 억누를

 │→ 주먹으로 노동자를 억누를

 └ …

 

"폭력적 수단"과 "폭력 수단"은 어떻게 다를까 생각해 봅니다. '-적'붙이 말을 볼 때마다 '-적'을 안 붙이고 쓰는 말하고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두 가지가 그다지 다르지 않다면, 뜻이나 느낌이 거의 같거나 똑같다면, 굳이 '-적'을 붙여야 할까 싶어요.

 

한편, '폭력'이라는 한자말을 다듬은 다음, '주먹'이나 '주먹힘'이나 '주먹다짐' 같은 낱말을 넣으면 어떠할까 싶습니다. "주먹으로 노동자를 억누를"이나 "주먹힘으로 노동자를 짓누를"이나 "주먹다짐으로 노동자를 을러댈"로 고쳐써도 썩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ㄷ. 인간이 얼마나 폭력적인가를

 

.. 인간이 얼마나 폭력적인가를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는 새만금 사업은 한국 현대사의 모순이 그대로 응축된 사건이다 .. <새만금은 갯벌이다>(김준, 한얼미디어, 2006) 158쪽

 

'여지(餘地)없이'는 '남김없이'나 '숨김없이'나 '있는 그대로'나 '모두'로 다듬어 봅니다. '응축(凝縮)된'은 '모인'이나 '드러나는'이나 '뭉친'이나 '간추려진'으로 손질합니다. '인간(人間)'은 '사람'으로 고쳐씁니다.

 

 ┌ 인간이 얼마나 폭력적인가를

 │

 │→ 사람이 얼마나 폭력을 휘두르는가를

 │→ 사람이 얼마나 자연을 짓밟는가를

 │→ 사람이 얼마나 자연을 괴롭히는가를

 └ …

 

새만금 사업을 벌이는 우리 나라 정부, 그러니까 '사람들 모습과 생각과 움직임'은, 자연 삶터를 하찮게 보면서, 또는 돈으로만 따지면서 짓밟거나 괴롭히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서는 "폭력을 휘두르는가"로 손볼 수 있는 한편, "자연을 짓밟는가"나 "자연을 괴롭히는가"로 풀어 볼 수 있어요. 또는 "자기만 아는가"로 다듬어도 뜻을 살릴 수 있고, "끔찍한가"를 써서 느낌을 살려도 잘 어울립니다.

 

 ┌ 사람이 얼마나 자기만 아는가를

 ├ 사람이 얼마나 자기밖에 모르는가를

 ├ 사람이 얼마나 자기만 생각하는가를

 ├ 사람이 얼마나 끔찍한가를

 ├ 사람이 얼마나 못된 짓을 일삼는가를

 ├ 사람이 얼마나 못난 짓을 벌이는가를

 └ …

 

사람들이 자연을 얼마나 괴롭히는지, 아니 우리 스스로 자연을 어떻게 못살게 들볶는지를 밝혀 줍니다. 사람들이 자연을 얼마나 무너뜨리는지, 아니 우리 스스로 자연을 어떻게 허물고 있는지를 드러내 줍니다.

 

이러는 가운데 자연뿐 아니라 사람 삶터를 얼마나 들쑤시면서 우리 마음자리를 흔드는지 헤아려 봅니다. 우리 마을과 우리 이웃을 얼마나 어지럽게 헤집으면서 사랑과 믿음을 옥죄고 있는지 곱씹어 봅니다.

 

자연이 흔들리고 삶터가 무너지며 사람이 어지럽게 될 때에는 우리 넋과 얼과 마음이 모두 흔들리고 무너지고 어지럽게 됩니다. 이러는 동안 시나브로 우리 말과 글 또한 흔들리고 무너지고 어지러워지고 맙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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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7 20:27ⓒ 2009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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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적的 #우리말 #한글 #국어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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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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