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무리를 지어 군락을 이루면
.. 혹 상추 양귀비가 아찔하게 곱다고 생각지 않는지? 무리를 지어 군락을 이루면 더욱 아름답다 .. 《타샤 튜더/공경희 옮김-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윌북,2006) 74쪽
'혹(或)'은 덜어내거나, '문득'이나 '당신은'을 넣어 봅니다.
┌ 군락(群落)
│ (1) 같은 지역에 모여 생활하는 많은 부락
│ - 군락을 이루다
│ (2) [식물] 같은 생육 조건에서 떼를 지어 자라는 식물 집단
│
├ 무리를 지어 군락을 이루면
│→ 무리를 지어 있으면
│→ 무리를 지어 피어 있으면
│→ 무리를 지어 자라면
└ …
무리를 지어 있는 모습을 한자말로 옮겨적으니 '군락'입니다. 그런데 "무리를 지어 군락을 이루면"으로 적었군요. 아이고. 이렇게 적으면서 어딘가 얄궂다고는 못 느꼈을까요? 이렇게 적은 글이 올바르다고 느꼈을까요? "무리를 지었"으니 마땅히 "군락을 이룬" 셈이라고 생각했을까요?
모여 있으니 '모임'이요, 모아 놓았으니 '모둠'이며, 서로 뭉쳐 놓으니 '무리'입니다. 뜻을 함께한다고 하여 '동아리'입니다.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살아가니 '마을'입니다.
우리는 동창'회'를 개최하기도 하지만, 동창'모임'을 열기도 합니다. 대학교에서 '서클' 활동을 한다지만, '동아리' 일을 하기도 합니다. 스터디'그룹'을 짜기도 하면서, 공부'모임'을 이루기도 합니다. "미선나무 군락지"처럼 이야기할 수 있는 한편, "미선나무 모임터"나 "미선나무 모인 자리"처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 군락을 이루다
│
│→ 무리를 이루다
│→ 한곳에서 무리를 이루다
│→ 많이 모이다
│→ 한곳에 많이 모이다
└ …
꽃들이 무리를 지어 활짝활짝 봉우리를 피어올릴 때면 그지없이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한 송이나 두 송이만 외따로 봉우리를 피어올릴 때에도 더없이 아름답습니다. 그저 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모임을 이루어 훌륭한 일을 슬기롭게 펼쳐 나갈 때면 가없이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 두 사람 외따로 땀흘리면서 치는 몸짓 또한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습니다. 그저 오롯이 선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꽃을 느끼듯 아름다운 사람을 느끼고, 아름다이 펼칠 말과 글을 함께 느낄 수 있으면 그지없이 반갑습니다. 말 한 마디마다 깊은 사랑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글 한 줄마다 너른 믿음이 서려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들이 느끼지 못한다 할지라도, 나 스스로 내가 펼치는 말마디에 사랑을 담으면 됩니다. 아무도 깨닫지 못할지라도, 나 스스로 내가 나누는 글줄에 믿음을 실으면 됩니다. 조용히, 가붓이, 살며시.
ㄴ. 마을을 지켜 주는 수호신
.. 먼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은 마을을 지켜 주는 수호신으로 나무를 받들었어요 .. 《강난숙-우리 조상들은 얼마나 지혜롭게 살았을까?》(청년사,2008) 15쪽
'조상(祖上)'은 그대로 둘 수 있지만, 곳에 따라서는 '앞사람'이나 '옛사람'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보기글에서는, "먼 옛날부터 우리 나라에 살던 사람들은"으로 손보아도 됩니다.
┌ 수호신(守護神) : 국가, 민족, 개인 등을 지키고 보호하여 주는 신
│ - 마을의 수호신인 당 할머니를 모시고 매년 당제를 지내는
│
├ 마을을 지켜 주는 수호신으로
│→ 마을을 지켜 준다고 해서
│→ 마을 지킴이라고 해서
└ …
지키는 일을 한자말로 옮기면 '보호(保護)'가 됩니다. 지키는 님이나 분을 한자말에 담으면 '수호신'이 됩니다. 말뜻 그대로 "지키는 님"이라 할 텐데, 국어사전 말풀이를 들여다보니 "지키고 보호하는" 신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고개를 갸웃거리게 됩니다. 한자말 '보호'란 다름아닌 토박이말 '지킴'을 가리키고 있지 않는가요? 지키면 '지킨다'고 하고, 보호하면 '보호한다'고 해야 올바르지 않을까요? "지키고 지키는"처럼 '수호신' 뜻풀이를 달아 놓으면 어찌 될는지요. 이런 낱말풀이를 버젓이 달아 놓는 국어사전은 우리들한테 우리 말을 얼마나 올바르고 슬기롭게 가르치거나 나누어 주는 말그릇 구실을 할는지요.
┌ 집 지킴 / 마을 지킴 / 나라 지킴
├ 집 지키기 / 마을 지키기 / 나라 지키기
├ 집 지킴이 / 마을 지킴이 / 나라 지킴이
└ …
터주나 조왕을 가리켜 예부터 '지킴이'라고 했습니다. 지켜 주니까 말 그대로 '지킴이'입니다. 돌보아 준다면 '돌봄이'이고, 베풀어 주면 '베풂이'요, 나누어 주면 '나눔이'입니다. 지키는 일이란 '지킴'이고, 베푸는 일이란 '베풂'이며, 나누는 일이란 '나눔'입니다.
언제나 꾸밈없이 쓰면서 꾸밈없는 마음을 담습니다. 한결같이 살가이 쓰면서 살가운 넋을 실어 놓습니다. 노상 수수하게 쓰면서 수수한 생각을 깃들이게 합니다.
내 마음을 지키고 싶으니까요. 내가 디딘 이 땅을 지키고 싶으니까요.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벗님과 이웃과 식구들을 지키고 싶으니까요. 내가 좋아하는 푸나무와 뭇짐승을 지키고 싶으니까요. 내 마을과 내 터전과 내 자리를 지키고 싶으니까요.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hbooks.cyworld.com
[인천 골목길 사진 찍기] http://cafe.naver.com/ingol
[작은자전거 : 인천+부천+수원 자전거 사랑이] http://cafe.naver.com/inbusu
| 2009.04.28 10:50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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