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중요한 부분의 질감과 디테일
.. 중요한 부분의 질감과 디테일이 전부 드러나도록 테스트지를 넓게 만들어야 한다 .. 《필립 퍼키스/박태희 옮김-필립 퍼키스의 사진강의》(눈빛,2005) 97쪽
"중요(重要)한 부분(部分)의 질감(質感)"은 "중요한 곳 느낌"으로 손보고, '전부(全部)'는 '모두'로 손봅니다.
┌ 디테일(detail) : 미술품의 전체에 대하여 한 부분을 이르는 말. '부분'으로 순화
│
├ 중요한 부분의 질감과 디테일
│→ 중요한 부분 느낌과 구석구석
│→ 중요한 곳 느낌과 구석구석
│→ 중요한 곳 느낌과 작은 데
└ …
사진이든 그림이든 글이든 무엇이든, 예술을 한다는 사람들이 서양말 즐겨쓰는 매무새를 놓고 어찌어찌 막을 길이란 없습니다. 철학이든 과학이든 문학이든, 학문을 한다는 사람들이 바깥말 맘대로 쓰는 몸가짐을 놓고 요모조모 다스릴 길이란 없습니다. 웬만하면 서양에 나가서 배운다는 오늘날이며, 서양에 나갔다 와서 서양말을 함부로 쓰는 일을 자랑이나 멋으로까지 압니다. 서양으로 배우러 가지 않더라도 영어 못하면 바보인 줄 알며, 영어 몇 마디 끼워넣어야 훌륭한 줄 알고 있습니다.
'디테일'은 미국말입니다. 우리 말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 미국말은 우리 나라 국어사전에 실려 있습니다. 한자말 '부분'으로 고쳐쓰도록 꼬리말이 달린 채이지만, 한국사람이 한국말을 배우는 책에 미국말이 버젓이 실려 있습니다.
'부분'으로 고쳐쓰라는 '디테일'이나, 한자말 '부분'은 우리 말 '구석-곳-자리-데' 들을 밀어내며 쓰이는 낱말일 뿐입니다. 우리한테는 우리 말이 있으나, 우리 스스로 우리 말을 안 쓰는 바람에 한자말 '부분'이 끼어들었는데, 이제는 이 한자말마저 미국말한테 잡아먹히는 꼴입니다.
이리하여, 처음부터 우리 스스로 억누르거나 깔보거나 내동댕이치고 있던 우리 말이 살아날 길은 보이지 않습니다. 말을 바르게 쓰든 옳게 쓰든, 말에 앞서 우리다운 매무새나 몸가짐을 추스를 길 또한 보이지 않습니다.
┌ 중요한 곳 느낌이나 작은 데까지 모두 드러나도록
├ 중요한 곳 느낌뿐 아니라 다른 데까지 모두 드러나도록
├ 중요한 곳 느낌을 비롯하여 구석구석 모두 드러나도록
└ …
익숙해지는 말이라 하는데, 우리는 우리 스스로 일구어 우리 멋을 북돋우는 데에는 익숙하지 않습니다. 돈만 벌어들이는 일에 익숙하고, 나라밖 문물을 사들여 멋부리는 데에 익숙합니다. 우리 마음을 다독이며 우리 말을 키우는 데에는 익숙하지 않습니다. 우리 마음을 버리며 바깥말을 빨아들여 뽐내는 데에 익숙합니다.
ㄴ. 디테일이 취약
.. 우리 나라 학계에는 '스토리story'가 부족하고 '디테일detail'이 취약하며, 모국어의 미학美學 또한 아쉽게 남아 있다 .. 《전상인-아파트에 미치다》(이숲,2009) 8쪽
'스토리story'처럼 적는 보기글입니다만, 이렇게까지 적을 까닭은 없다고 느낍니다. 우리는 '이야기'나 '생각'이라고 적어 주면 넉넉합니다. '부족(不足)하고'는 '모자라고'나 '어설프고'로 다듬고, '취약(脆弱)하며'는 '어설프며'로 다듬습니다. "모국어(母國語)의 미학美學"은 "아름다운 우리 말"이나 "우리 말을 아름다이 가꾸는 일"로 손질해 줍니다.
┌ '디테일detail'이 취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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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곳'이 허술하며
│→ '작은 곳'을 볼 줄 모르며
│→ '작은 곳'을 다루지 못하며
│→ '작은 곳'을 가꾸지 못하며
└ …
학자님들만 외치는 '디테일'이 아닙니다.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분들도 집살림을 꾸미면서 '디테일 장식'을 이야기합니다. 모르기는 몰라도, 학교에서 환경미화라는 일을 한다면서 교사가 아이들 앞에서 '디테일 장식'을 말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언제였나, 사진밭에서 오래 몸담고 있던 분하고 이야기를 나눌 자리가 있었습니다. 이분께서는 여러 시간 동안 펼치는 이야기에 숱한 영어를 '전문 용어'라는 이름을 앞세워 끼워넣었습니다. 이 '전문 용어' 가운데에는 '디테일'도 들어 있었습니다.
┌ 작은 곳 / 작은 자리 / 작은 데
├ 자잘한 곳 / 자잘한 자리 / 자잘한 데
├ 구석 / 구석구석 / 조각 / 귀퉁이
├ 테두리 / 바깥
└ …
저는 우리 옆지기와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 식구와 사랑스럽게 살아갈 길을 찾고 생각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식구가 발딛고 지내는 고향마을을 아름다이 가꾸고 싶은 마음입니다. 우리 식구가 먹는 밥을 좀더 알차고 싱싱하게 추스르고 싶은 마음입니다. 우리 식구가 읽을 책을 더욱 꼼꼼히 살피며 한 권 두 권 차근차근 장만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우리 식구가 주고받을 말을 한결 살가이 매만지며 티없고 싱그러운 말마디로 뜻과 생각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우리 말을 가다듬는 일이란 우리 삶을 가다듬는 일입니다. 우리 글을 돌보는 일이란 우리 삶터를 돌보는 일입니다. 우리 말과 글을 북돋우고자 하는 일이란 우리 넋과 생각을 북돋우는 일입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 우리 말과 헌책방 쉼터 hbooks.cyworld.com
- 인천 골목길 사진 cafe.naver.com/ingol
| 2009.04.29 10:20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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