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199) 깨끗한 보기들 1

'낡은'과 '수구적/반동적', '철모르고'와 '비정상적'

등록 2009.04.29 19:35수정 2009.04.29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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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낡은 ← 수구적 / 반동적

 

.. 인민연합 쪽에 투표하지 않았던 우리 무용단원들도 기쁨에 넘치는 대중적 축제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었으며, 그 가운데서 가장 낡은 생각을 가졌던 사람들조차도 열광적인 관중들 앞에서는 감히 불평 한 마디 할 생각을 못했다 .. <빅토르 하라>(조안 하라/차미례 옮김, 삼천리, 2008) 287쪽

 

'투표(投票)하지'는 '표를 주지'나 '찍지'로 다듬고, "대중적(大衆的) 축제(祝祭) 분위기(雰圍氣)에"는 "열린 잔치마당에"이나 "열린 잔치판"으로 다듬어 봅니다. "열광적(熱狂的)인 관중(觀衆)들"은 "뜨거운 사람들"이나 "불타오르는 사람들"로 손보고, '감(敢)히'는 '섣불리'로 손보며, '불평(不平)'은 '투덜거림'으로 손봅니다.

 

 ┌ 낡은 생각을 가졌던 사람들 (△)

 ├ 낡은 생각을 하던 사람들 (o)

 │

 ├ 수구적(守舊的) 사상을 가졌던 부류들

 ├ 반동적(反動的) 사상을 가졌던 부류들

 ├ 수구반동적(守舊反動的) 사상을 가졌던 부류들

 └ …

 

모든 사람이 똑같이 생각할 수 없습니다. 누구나 한 가지 생각만 해야 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우리 삶이 고인 물이 되어 썩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그리고 평화와 평등이 어우러지기를 바란다면, '낡은' 생각에 젖어들거나 머물지 않는다고 느낍니다. 왼날개이든 오른날개이든, 또는 두 날개이든 아무 날개가 없든, 언제나 자기 생각이 '새로울' 수 있도록 가다듬기 마련입니다. 한결같이 '싱그러울' 수 있도록 추스르기 마련입니다. 늘 '거듭나'도록 가꾸기 마련입니다.

 

우리 스스로 우리 생각을 가다듬지 않으니 '수구'가 됩니다. 우리 손으로 우리 생각을 추스르지 않으니 '반동'이 됩니다. 우리 몸을 바쳐 우리 삶을 가꾸지 못하니 '수구반동'이 됩니다.

 

오랫동안 이어온 삶자락을 지키는 일은 '수구'도 '반동'도, 또 '보수'도 아닙니다. 그저 삶입니다. 그저 문화입니다. 예부터 오늘날에 이르고, 또한 앞으로 고이 이어갈 삶자락은 진보나 보수가 아닌, 혁명이나 반동이 아닌, 그예 삶이고 문화입니다.

 

우리가 우리 삶을 돌보면서 주고받는 말 또한 고리타분한 옛 뿌리를 지키는 일이 될 수 없습니다. 유행이라 하는 바람에 따르거나 휩쓸리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 뿌리를 튼튼히 지키는 가운데 저마다 제 깜냥에 걸맞는 꽃을 피우도록 애쓰는 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ㄴ. 철모르고 ← 비정상적으로

 

.. 지구가 조금씩 더워질 때마다 철모르고 피어나는 꽃들이 많이 생겨나고, 우리 곁에서 아름다움을 뽐내고 맑은 향기를 내뿜던 풀꽃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말 거야 .. <곶자왈 아이들과 머털도사>(문용포와 곶자왈 작은학교 아이들, 소나무, 2008) 119쪽

 

'향기(香氣)'는 '냄새'로 고칩니다. '하나둘'은 '차츰차츰'을 뜻하니, 뒤에 '-씩'을 붙이면 틀립니다. '하나씩 둘씩'으로 쓰든지 '하나둘'이라고만 적어야 올바릅니다.

 

 ┌ 철모르고 피어나는 꽃 (o)

 └ 비정상적으로 피어나는 꽃 (x)

 

요즈음 날씨는 철을 잊고 달을 잊습니다. 여름이지만 여름이라고 하기에는 알맞지 않고, 여름이 아니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 봄도 봄답지 않았는데, 가을과 겨울은 또 어떠한 날씨일지 걱정스럽습니다.

 

자꾸만 철이 철다움을 잃으니, 꽃이 꽃다움을 잃고 철을 잊습니다. 꽃이 철을 잊고 피어나니 '알맞지 않는 때'에 피어나는 셈입니다. 알맞지 않는 때에 피어나는 꽃이니 '엉뚱하게' 피어나는 셈입니다. 때가 이르거나 늦게 피어나는 꽃, 올바르지 않은 때와 자리에서 피어나는 꽃인 셈입니다.

 

 ┌ 철을 잊은 날씨 (o)

 └ 비정상적인 날씨 (x)

 

날씨가 뒤틀리고 엇나가고 들쑥날쑥이 된다면, 우리 사람 삶도 제대로 이어가기 어렵습니다. 사람도 자연 가운데 하나라, 자연을 이루는 날씨가 엉망이 되면 사람 몸이며 마음이며 엉망이 되기 쉽습니다. 자연이 엇나가면 사람도 엇나가기 일쑤입니다. 자연이 들쑥날쑥 오락가락이니 사람도 들쑥날쑥 오락가락이 되어 버립니다.

 

지금 우리들은 집집마다 에어컨을 키거나 선풍기를 돌리면서, 또 자동차와 갖가지 전기제품을 버리지 않으면서, '뒤틀린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는 삶'을 보내고 있습니다. 뒤틀린 날씨를 바로잡자면 에어컨을 끄고 선풍기도 끄며, 자동차를 버리는 가운데 전기제품을 줄여야 합니다.

 

더운 날은 더위를 느끼고, 추운 날은 추위를 느끼면서 우리 몸을 날씨에 맞추어야 합니다. 고달프고 더디더라도, 우리가 여태껏 지나치게 많이 누려온 물질문명임을 깨달으면서 하나씩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합니다. 그러나 한 번 단물을 맛본 도시사람이 되고 만 우리들이기 때문인지, 좀처럼 우리 삶을 바로잡거나 돌려세우지 못합니다. 우리 삶을 우리 스스로 다독이거나 추스르지 못하니, 말과 글을 추스를 생각도 못하고, 일과 놀이를 추스를 생각도 못합니다. 어른부터 똑바로 걷지 못하는 판이라서, 아이들한테 똑바로 걷기를 가르치지도 못하지만, 똑바로 걷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조차 못합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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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9 19:35ⓒ 2009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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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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