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온난화, 이대로 보고 있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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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용(jingi88)등록 2009.05.01 16:57
70년대만 해도 매년 겨울 서울의 한강은 완전 결빙되었다. 1.4후퇴 때 결빙된 한강으로 피난민들이 줄지어 걸어서 건너가는 사진을 우리는 흔히 보아 왔듯이 한강은 겨울이 되면 항상 꽁꽁 얼었다. 인근의 아이들은 그 위에서 썰매를 타고 팽이도 돌리면서 추위를 잊고 놀기에 바빴으며, 어른들은 얼음구멍을 파고 낚시를 하느라 여염이 없었다. 빙상경기장이 없던 그 전에는 한강에서 스케이트 대회가 열렸다고 하니 한강은 서울 시민의 겨울 놀이공간으로서 유익한 장소였던 것만큼은 분명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서울의 추위는 매서웠다. 손이 트는 아이들이 부지기수였고, 동상에 걸려 고생하는 아이들과 어른들도 수없이 많았다. 내복은 필수였고 양말을 두 컬레 신는 것은 특이한 현상이 아니었다. 농담으로 빙하기가 다시 도래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엄살을 떨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한강은 얼지 않았다. 언다고 하더라도 사람이 도하 하기는 커녕 강위에서 놀기에도 부정당한 결빙 상태이기 때문에 마음 놓고 들어갈 수는 없었다. 몇 년 전인가 천호대교 쪽에 완전 결빙된 것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이 오히려 이상 기온으로 여길 정도로 매우 특이한 현상이었다. 수질 오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만큼 서울의 기온이 높아졌다는 증거이다.

지난 백 년 동안 서울의 평균 기온은 2도가 올랐다고 한다. 세계의 평균 기온이 0.74도, 우리나라 평균 기온이 1.5도 오른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얼마나 서울의 환경이 오염되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평균 기온 1도가 오르내리는 현상이 자연에 얼만큼 큰 타격을 주는지 우리 인간들은 간과하고 있는지 모른다.

동해에 명태가 사라졌다. 놀랄 일이 아니다. 이미 10년 전부터 일어난 현상이다. 강원도 어민의 대표적인 겨울 수입원이며, 우리 국민의 밥상에서 가장 친근하게 볼 수 있었던 명태가 동해에서 종적을 감춘 것이다. 지금 우리가 먹는 명태는 러시아산이거나 원양어선이 아주 먼 북쪽 추운 바다에서 잡아온 것들이다. 우리가 먹는 황태의 고향은 오오츠크이며 단지 건조하는 장소만 빌려주고 있을 뿐이다.

명태는 한류성 어종이기 때문에 차가운 물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그만큼 동해가 난류에 침입을 당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공기가 고온에서 저온으로 이동하듯 물도 난류가 한류를 밀어내며 이동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생태계의 변화는 당연지사이다. 식당에서 파는 생태찌개가 정말 냉동된 명태가 아닌 생물인지 한번쯤은 의심해도 주인의 항의는 심하지 않을 것이다. 오오츠크에서 얼리지 않고 그 먼 거리를 가져온다면 그 저장 기술은 노벨상감이기 때문이다.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1만 8천 년 전 마지막 빙하기 이래 현재까지 지구의 평균 기온이 6도 정도 올라갔다고 한다. 그 중에 1도가 아쉽게도 바로 전 100년이 써먹은 것이다. 하여튼 빙하기 때의 평균 기온과 현재의 평균 기온이 6도뿐이 차이가 안 난다는 것이다. 6도의 변화가 빙하기와 현재의 온난화 현상을 구분 짖는 수치이다. 믿을 수 없는 수치이지만 현대 최첨단 과학이 증명한 것이기에 거부할 수 없는 진리이다. 6도의 변화, 그 수치의 변화가 지구의 생태계에 엄청난 변화를 준다는, 그 자연의 섭리 앞에 머리가 숙여지고 섬득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지구는 온난화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마크 라이너스는 <6도의 악몽>이란 책에서 이렇게 서론을 꺼내놓는다.

"많은 과학자들조차 지구의 평균기온이 6도 상승했다는 사실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고 있다. 낮과 밤의 수은주가 15도씩 오르내리는 것과 비교하면 6도는 아주 작은 차이처럼 느껴진다. 우리들 대부분에게 수요일보다 목요일이 6도 더 덥다는 것은 코트를 집에 놔두고 출근하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구의 기온이 6도 오른다는 것은 아예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그리고 그는 구체적으로 상황을 설명한다.

"우선 1도가 오르면 킬리만자로와 알프스 같은 높은 산 정상부근에서는 만년빙이 사라진다. 2도 이하 상승하면 북극해의 만년설이 사라지고 북극곰이 서식지를 잃는다. 대부분의 열대 산호초는 수온 상승으로 반복적인 백화현상을 겪고 해양 생태계의 다양성은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2~3도 상승하면 여름철 무더위가 매년 되풀이되고 극심한 열과 강수량 감소를 견디지 못한 아마존 우림은 대부분 불에 타고 사막과 사바나로 탈바꿈한다. 물에 녹아든 이산화탄소가 해양을 산성화시켜 남아 있던 산호초를 파괴하고 많은 종류의 플랑크톤을 멸종시킨다. 그린란드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수 미터까지 해수면 상승이 불가피하다. 3~4도 상승하면 전 세계 산맥의 빙하와 눈이 사라져 그 아래 도시와 농지에서 이용하던 수원이 고갈된다. 가뭄과 무더위가 곡물 생장 한계를 넘어 식량안보 위협이 닥친다. 해양에서 변화가 기후 패턴을 바꿔놓고 해수면 상승이 계속된다. 그리고 4~5도 상승하면 시베리아 동토층이 녹으면서 잠재적 인 온실가스인 메탄가스가 대거 공기 중으로 방출되고 지구온난화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5~6도 상승하면 극지방 기온이 20도까지 올라 얼음을 찾아볼 수 없다. 열대, 아열대는 물론 저위도 지방까지 인간이 살기에는 너무 덥다. 5천만 년 전 지구보다 뜨거운 시점이다.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해 해안의 도시들은 대부분 버려진다. 마지막으로 6도 이상 상승하면 해양의 메탄가스까지 방출돼 대부분의 해양 생물이 죽는다. 인간은 고지대와 극지방에만 살고 전체 인구도 급격히 줄어든다. 전체 생물종 가운데 90%가 사라져 45억년의 지구 역사상 최악의 멸종 사태를 맞는다."

"대부분의 환경학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지금과 같은 수준이라면 2100년에는 평균 기온이 4도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 정도 수준으로 악화가 된다면 세계는 전쟁터로 변할 것이다. 자국의 국민을 살리기 위해 전쟁을 불사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거대한 초강력 태풍이 일본을 연일 강타하여 초토화시키는 상황이 오면 가장 가깝고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이주할 목표점으로 삼고 막나갈지도 모른다. 또한 중국은 사막화 되어가는 자국 영토를 버리고 북쪽으로 이동할 것이고 그러면 전쟁은 불가피하게 된다.  

사실 지구는 인간의 무자비한 환경 파괴가 아니더라도 자연의 순리에 따라 변해 간다. 40여억 년 동안 지구는 인간에겐 가혹하리만치 수없이 많은 변화를 격어 왔으며 그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주기적으로 빙하기가 생기듯이 또 다른 빙하기가 미래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 변화로 해서 지구는 자정되며 정립된다. 그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하지만 불과 5백만 년 전 호모사피엔스란 인류가 나타나면서 지구의 변화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그 종은 돌연변이처럼 유별나게 진화가 매우 빨라 다른 종을 지배하였으며 자연의 법칙을 거역하기 시작했다. 불을 만들고부터 인류는 보다 빠른 속도로 문명을 발전시켰다. 그리고 급기야 마지막 100년 동안에는 500만년을 거쳐 진화한 문명의 량보다 더 많은 발전량을 만들어냈다. 량과 질적인 면에서 급속한 발전을 이룩한 것이다.

문명의 급속한 발전은 상대적으로 자연의 파괴를 가져왔다. 세상의 이치가 음양이 있듯, 밝음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이다. 급속한 발전은 급속한 파괴를 낳는다. 인간은 앞만 보고 무작정 달려왔으며, 자연은 인간의 무관심 속에서 무참히 파괴되어 갔던 것이다. 인간의 욕망은 결국 지금의 화려한 메카니즘을 만들어냈지만 그에 버금가는 부작용도 양산해 냈다.

지금 인류는 자신들의 저지른 자연파괴를 후회하기 시작했으며 혹독하게 그 대가를 치룰 준비를 하고 있다. 자연 파괴의 대가가 얼마나 혹독한지 서서히 그 서막이 올라가고 있으니까 말이다.

인류의 진화 속도만큼 인류의 종말의 속도도 비례하는 아이러니를 인류는 어떻게 풀어야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류의 진화가 자연 파괴를 동반하고 필요불가결한 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풀어나가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더구나 그러한 의식이 몇몇 사람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을 뿐 범인류적으로 인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그 숙제를 잘 풀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환경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어린 유치원생부터 늙은 촌부에 이르기까지 전 인류적으로 절실하게 각인되어야만 이 하나뿐인 소중한 지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지구에는 암세포가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호모사피엔스는 불과 500만년 만에 멸종할지도 모른다. 수천만 년 후 다른 종이 진화하여 화석화된 우리의 문화를 발견하고 박물관에 전시할 것이다. 그런 수모를 안당하려면 암세포를 제거하는데 온 인류가 합심을 해야 한다.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암세포의 진행 속도는 상상 외로 빠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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