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없이 반장게 잡는 사나이 "공개되면 좀 곤란한데..."

소라면 섬달천에서 펼쳐지는 반장게 낚시 비법공개

등록 2009.09.05 18:15수정 2009.09.0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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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蟹)는 가슴에 열이 몰린 것을 풀고 위장의 기운을 도와 음식이 소화되게 하며 출산 후에 배가 아픈 것과 오로(惡露)가 내리지 않는 것을 치료한다" - 동의보감(東醫寶鑑)중에서


게요리는 소화성이 좋아서 병의 회복기에 있는 사람이나 허약체질 노약자에게 매우 좋은 음식이다. 또한 저지방과 고단백으로 비만증, 고혈압, 간장병 환자에게 좋은 요리로 알려져 있다. 특히 글루타민산을 비롯한 아미노산이 풍부해 맛과 영양은 으뜸으로 알려졌다.

예전부터 머리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진 게는 단백질이 지방 등 다른 물질과 결합되어 있지 않아 신속하게 뇌로 전달되어 정신적 에너지를 충만하게 해준다. 이렇듯 게의 효능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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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대표음식으로 잘 알려진 게장은 밥 잡아먹는 도둑으로 표현된다. ⓒ 김주완


밥 잡아먹는 도둑으로 알려진 간장게 요리는 여수의 대표음식이다. 특히 게장백반은 저렴한 가격에 비해 맛과 영양이 풍부해 이곳을 찾는 외지인들에게도 특색 있는 대중음식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암튼 여수의 게장백반은 유명하다.

이곳의 게장백반이 유명한 이유는 맛도 맛이지만, 남해안의 청정해역에 널린 반장게와 반장게 잡이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이곳 반장게는 주로 어부들이 통발을 이용해서 잡는다. 통발로 게를 잡는다 해서 게통발어장이라도 부른다. 통발 속에 게가 좋아하는 생선(고등어, 아지)을 넣어두면 냄새를 맡고 반장게들이 통발 속으로 기어 들어간다. 한번 들어가면 빠져나가지 못한다. 이렇게 반장게 잡이는 통발을 이용해 배에서만 이루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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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가 반장게를 낚기위해 채비를 챙겨 포인트를 옮기고 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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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빠진 가운데 제씨가 반장게를 잡기 위해 낚시를 끌어 올리고 있다. ⓒ 심명남


그런데 반장게를 배가 아닌 뭍에서 손쉽게 잡는 사람이 있다. 여수시 학동에 사는 제00씨(여천산단근무)는 반장게를 손수 잡아 찬거리를 해결하고 있다. 특히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반장게 잡이 체험도 실시해, 아이들 바다체험 자연학습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만이 알고 있는 반장게 잡이는 아주 간단해 돈이 들지 않는다.

우선 쓰다버린 배드민턴 채로 잠자리채 마냥 생긴 쪽지(고기를 뜨는 어구)를 만든다. 이후 시장 아줌마에게 고기를 다듬고 버린 고등어 생선 대가리를 좀 얻어 바닷가로 가면 그만. 바닷가에 도착해 굴러다니는 대나무를 몇 개를 주워 모아 고등어 대가리를 그물에 싸서 게잡이 낚시채비를 만들면 끝. 여기서 주의할 점은 고등어를 그물로 싸서 묶을 때 반드시 돌을 넣고 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방질인 고등어가 물에 뜰 수 있다는 것.

이제 본격적으로 반장게를 잡아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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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게를 잡기 위해서는 돌이 있는곳에 낚시를 넣는 것이 중요하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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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에 싸인 고등어를 물고 놓아 낚시에 걸려온 반장게를 쪽지로 뜨고 있는 모습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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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가 채비한 반장게 낚시를 이용해 짧은 시간에 잡은 반장게의 모습 ⓒ 심명남


반장게(돌게)는 한번 물면 좀체 놓지 않는 질긴 놈이다. 바지를 무릎 위까지 걷어 올리고 게가 있을만한 돌 굼턱에 낚시채비를 넣는다. 비린내를 맡은 게는 그물에 쌓인 고등어를 먹으려고 여기 저기서 모여든다. 모여든 게들은 고등어를 물고 뜯느라 정신이 없다. 몇 분후 쪽지를 물 속에 넣고 채비를 올려 매달려오는 게를 뜨면 된다. 이때 채비를 올릴 때 게가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조심스러워야 하고 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쪽지를 물 속에 넣어 잽싸게 떠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반장게 잡이 비법을 공개한 제씨는 "반장게(돌게)는 비린내를 좋아하기 때문에 돌이 있는 곳에는 항시 있기 마련이라며 누구나 쉽게 반장게를 잡을 수 있다"며 "특히 여름철 아이들과 함께 스트레스도 풀 겸 반장게 잡이 놀이를 즐겨도 참 재미가 좋다"고 말했다.
#반장게 #반장게잡는법 #게장백반 #섬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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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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