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9.09.30 13:59수정 2009.09.30 14:03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29일, 완연한 가을 날씨의 망중한을 즐기기에 적당한 오후, 초등학교 2~3학년으로 보이는 두 학생이 논쟁 아닌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죽여야 해"
"아냐 죽이면 안돼"
이 섬뜩한 대화의 주체가 다름 아닌 초등학생이라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도대체 무슨 연유인지 이유를 알고 싶어 두 학생쪽으로 다가가니 그 두 학생의 시선이 고정된 곳엔 몸통이 반쯤 잘려나가 애절한 날갯짓으로 푸덕거리는 잠자리가 있었다.
어차피 죽게 될 운명인 잠자리에게 그 고통을 덜해주기 위해 잠자리를 죽여한다는 학생과 그래도 생명인데 함부로 죽일 수 없다는 학생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었다. 죽음에 찬성을 한 학생이 말을 이었다.
"너무 고통스러워 하잖아, 안락사라는 게 있어."
필자의 시선을 느꼈는지 그 학생이 질문을 해왔다.
"아저씨, 너무 고통스러워 하니까 안락사 시켜도 되는거죠?"
초등학생 입에서 '안락사'라는 단어가 나와 적잖이 놀란 찰나 그래도 되냐는 질문에 더욱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잔디밭쪽으로 옮겨 놓는 게 좋지 않을까?"
잔디밭쪽으로 잠자리를 옮겨 놓아도 그 두 학생들은 논쟁은 여전했다. 아저씨가 알아서 하겠다며 서둘러 그 둘을 보내고 필자는 가만히 잠자리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한동안 고통스러워 하는 잠자리를 지켜보다 그냥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초등학생이 꺼낸 '안락사'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안락사(euthanatos)는 '좋은, 괜찮은'이라는 뜻의 eu(well,good)와 '죽음'을 뜻하는 thanatos(death)라는 단어가 그 어원으로, 회복될 수 없거나 불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를 그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환자의 죽음을 유발하거나 허용하는 관행이나 행위를 말한다.
아직까지도 안락사에 대한 찬반 논쟁이 계속 되고 있으며, 찬성측과 반대측의 의견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나는 환자 자신의 자유 의사가 있는 한 그 의사를 존중해주고 인정해 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회가 이를 수용하는 것에는 많은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충분하다.
안락사가 공식 인정된다면 사회에서 버림받은 중증 장애인이나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 어마어마한 치료비를 감당할 수없는 환자의 가족들은 어쩔 수 없이 안락사를 요구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렇기에 가난하고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회 약자층에게 안락사는 가장 손쉽고 저렴한 치료제이자 외려 극약이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 것이다.
오늘도 고통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잠자리에 대한 두 동심을 위해, 좀 더 활발하고 적극적인 논의로 '안락사'에 대한 합의된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개인 블로그 (http://blog.naver.com/ygmature)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