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관객 속이는 홍보, '나는 비와 함께 간다'

액션, 스릴러 아닌 고어, 예술 영화

09.10.23 11:48최종업데이트09.10.23 12:18
원고료로 응원

▲ 10월 16일-18일 전국 박스오피스 '나는 비와 함께 간다'가 2위를 차지했다. ⓒ 김소연


15일 개봉한 <나는 비와 함께 간다>가 지난 주말 누적관객수 13만2천을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이병헌, 기무라 타쿠야, 조쉬 하트넷 세 나라 남자가 액션 스릴러에 함께 출연했다는 기대감으로 영화는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 평점은 4.35로 굉장히 낮은 편이다. 그 영향으로 개봉 초기의 흥행세는 주춤한 양상이다.

▲ 맥스무비 10월 넷째주 예매순위 순위가 6위로 떨어졌다. ⓒ 김소연


네이버 영화 커뮤니티 리뷰에는 네티즌들의 비판적 댓글이 많이 달리고 있다.

예술적인 영화가 될진 모르겠지만 일반인에겐 토하고 싶고 우울했떤 영화는 확실함(hsjehw )

뭔내용인지 하나도 모르겠고..토할뻔 했었다..어찌나 선혈이 낭자하던지..쯧쯧!! 머리아파 죽는줄 알았네..동네 아줌마들 아침부터 조조본다며 들떠 나갔다가 이론..된장!!(angelljk70)

솔직한 표현으로 이 쓰레기같은 영화를 돈주고 본이상..앞으로 관객 500만 이상의 영화 아니면 절대 돈준고 안본다...아나......진짜 살다살다 극장 발끊고 싶은 충동 들게 한 영화는 내생에 첨이다 첨..... 감독 그냥 집구석에 가라!!!(bestmin82)

나는 이거보고 정신적인 공황을 얻고 한동안 극장을 끊어야겠다는 결심을 하였음(zeap14) 

네티즌들은 주로 기분 나쁘고, 토할 것 같으며, 역겹다, 우울하다 등 강한 어조로 비판한다. 반면 영화의 예술적 측면에 대해 나름 분석을 내리고자 하는 리뷰도 다수 올라오고 있다. <박쥐> 개봉 당시 극으로 엇갈렸던 평을 떠오르게 한다.

▲ 나는 비와 함께 간다 포스터 좌측부터 조쉬하트넷, 이병헌, 기무라타쿠야. ⓒ 나는 비와 함께 간다


문제의 원인은 홍보에 있다. 한국에서 <나는 비와 함께 간다>의 홍보는 주로 조쉬 하트넷, 이병헌, 기무라 타쿠야 세 남자의 훈훈한 우정, 서로에 대한 인상, 술자리 이야기로 이루어졌다. 이를 내세워 흥행에 성공하고자 하는 영화사의 수법이 영화에 대한 올바른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하고, 홍보에 '낚여서' 영화를 본 관객들 불만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작가주의 색채가 강한 영화를 액션 스릴러로 포장하는 것도 문제다. 영화 분류를 '스릴러, 범죄, 액션'으로 해놓았는데, 통상 관객들이 봐온 범죄, 액션물과는 '폭력'과 '고통'에 대한 관점과 밀도가 다르다는 점에서 영화에 대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 네티즌들도 이를 지적한다. '실종된 의문의 남자... 놈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는 포스터 문구는 관객들이 의심없이 기존 범죄 액션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전직 형사 클라인(조쉬 하트넷)이 시타오(기무라 타쿠야)를 추적하고 행적을 쫓는 심리를 전혀 설명하지 못하는 문구이다.

정말 고통 제.대.로 받으면서 봤다....아....어떻게 이런 고어영화를 말 한마디 써놓지 않다니....다음엔 아무리 급해도 내용 다 보고 가야겠다(noolovefy)

티비에서 홍보 많이 하길래 보게 되었지요. 진짜 기분 더러웠던건, 티비에서 홍보할 때, 예술적, 종교적 영화라는 건 전혀 언급을 안했다는 겁니다. 단지 액션, 스릴러 영화인 것처럼만 얘기 해 주더군요. 사람을 그딴 식으로 낚다니..(kingmouse77) 

이건 그야말로 예술영화이며, 이 영화를 홍보하는 사람들은 이 영화를 제대로 보고 홍보하는 건지 모르겠군요. 단순히 액션영화같이 보여지게 하고 말입니다. 이 영화는 어떤 종교적 철학적 이야기가 뒤섞여 굉장히 심오한 영화입니다.(ahnjj77) 

예매순위를 살펴보면 여성관객이 예매의 63%를 차지하지만, 영화가 '고어영화'이고 '예술영화'라는 것을 제대로 아는 관객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흥행성과에 급급한 영화홍보는 '작품'으로서의 영화를 치졸하고 비굴하게 만든다. 영화 제목이 <나는 비와 함께 간다>가 아니라 <I Come With The Rain>이며, 상업영화가 아닌 예술영화라는 점을 제대로 밝힐 때, 영화는 진정으로 영화를 즐길 준비가 된 관객들을 만나 무조건적 비난이 아닌 올바른 비평을 받을 수 있다.

나는 비와 함께 간다 I COME WITH THE RAIN 비평 평점 홍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