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휴교? 부모들은 어쩌라고?

아이들만 방치되는 휴교만이 대안은 아니다

등록 2009.10.28 16:09수정 2009.10.2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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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부터 저희 동네 과천에선 초등학교와 어린이집 2곳이 휴교 및 휴원에 들어갔습니다. 사무실이 초등학교와 길 하나 사이를 두고 있어서 아침마다 출근길에 초등학생들을 사이로 출근을 했는데 학교가 휴교를 하니 거리가 횡 하더군요. 이런 모습을 보면서 과천에서도 신종플루가 문제가 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출근하는 부모들 속탄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서부터 발생했습니다. 갑자기 학교가 휴교를 하게 되고 어린이 집이 휴원을 하다보니 아이를 돌봐줄 사람을 구하지 못한 부모들이 과천지역 인터넷 사이트에 "아이 돌봐줄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부모는 출근해야 하는데 아이만 덩그러니 집에 놓자니 안심이 안됩니다. 그나마 방학 때는 친척집에라도 맡길 수 있었지만, 신종플루에 걸렸을지도 모르는 아이를 어디 맡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초등학생의 경우 집에 혼자 있을 수 있지만, 어린이집에 다니던 아이들은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르는 부모들이 늘어나게 된 것입니다.

 

학교 안 가는 아이들 길거리로, 피시방으로

 

또 다른 문제는 학교를 안 간 아이들이 집에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거리로, 피시방으로 돌아다니면서 지역사회가 감염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다는 것입니다. 과천은 시내가 작다 보니 아이들이 모일 수 있는 곳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어제 하루 시내를 다니면서 눈 대중으로 세어본 아이들만 100여 명이 마트로 서점으로 피시방으로 돌아 다니고 있었습니다.

 

피시방의 경우 대부분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밀집도가 놓은 공간인데 여기에 대한 특별한 방역 대책은 없는 상황입니다. 길가던 초등학생 둘을 불러 물어 봤더니 집에 혼자 있기 싫어서 친구들과 놀러나왔다고 합니다. 부모님이 함께 집에 계시더라도 특별히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제대로 알지 못해서 그냥 내보는 경우도 있고, 학원은 쉬지 않기 때문에 학원을 가야해서 집에서 조금 일찍 나와서 노는 아이들도 있는 것입니다.

 

학원과 독서실은 절대로 안 쉰다

 

가장 큰 문제는 학원과 독서실은 아무리 학교가 휴교를 해도 운영을 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사무실에 있는 학부형이 학원도 쉬느냐고 전화를 하자 학원 측에서는 전국의 학교가 다 휴교하기 전에는 학원은 쉬지 않는 게 방침이며, 학부모들도 그것을 원하고 있으니 불안하면 그 집 아이만 보내지 말라고 했답니다.

 

사실 학교와는 달리 학원은 아이들이 나와야만 돈을 벌기 때문에 일견 이해도 갑니다. 하지만, 정말 아이들의 신종플루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학원이 먼저 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이가 신종플루 걸려도 회사는 가야

 

다행히 아직까지 저희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 집에는 감기환자도 없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막상 우리 아이가 신종플루에 걸렸을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할까 회사에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본인이 신종플루에 걸려서 확진진단서를 가져 와야만 신종플루로 인한 병가를 내주는 것이 방침이라고 합니다. 집사람이 다니는 회사도 마찬가지고, 다른 곳에 다니는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대부분 회사들이 신종플루 확진 확인서나 진단서가 있어야 병가를 내준다고 합니다.

 

이 말은 아이가 신종플루에 걸렸어도 회사는 무조건 나가야 하며, 쉬게 되면 불이익을 감수하고 연차 휴가를 내거나 무급 휴가를 내서 쉬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정부가 대책 마련해야

 

불과 한달 전만 해도 대확산기는 안 올 것이다, 우리나라는 별로 문제 없다, 그냥 대증 치료만 받으면 된다고 외치던 정부가 지난 27일부터는 확진 검사에 연연하지 말고 타미플루를 처방해라, 하루에 오천명이 넘게 걸리고 있으니 이미 지역사회 감염단계에 접어 들어 휴교는 필요 없다는 식으로 앞 뒤가 안 맞는 이야기들을 쏟아 내고 있습니다.

 

조금 전 점심시간에 찾아간 동네 의원은 정말 발 디딜 틈도 없었고, 마스크를 쓴 접수처 간호사는 최소 2시간은 기다려야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아내가 근무하는 사무실에서도 확진 환자가 나왔다고 문자가 날라왔고, 제가 근무하는 사무실에서도 신종플루 확진 환자가 나와 귀가를 했습니다.

 

학교에서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해서 휴교를 한다면, 최소한 휴교한 학교의 재학생을 둔 부모 중 한 명은 집에서 유급 휴가로 쉴 수 있도록 정부에서 도와 줘야 할 것입니다. 학교에 안 갈 뿐 집에서 돌봐줄 사람이 없이 방치가 되어서 고스란히 지역 감염에 노출된다면 그건 휴교를 안 하니만 못한 결과를 낳게 되는 것입니다.

 

아울러 학교 뿐 아니라 좀 어려운 일이지만 학원도 함께 쉴 수 있도록 관계 당국의 지도가 필요합니다. 신종플루 확산 방지를 위해서 조금 더 현실적인 대책이 어서 나오길 기대합니다.

2009.10.28 16:09ⓒ 2009 OhmyNews
#신종플루 #휴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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