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를 빛낸 인물 전두환 전 대통령 옆에는 그 크기가 1/4쯤 되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다.
정만진
전두환 전 대통령 옆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진도 걸려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에 비하면 그 크기가 1/4도 되지 않아 보인다. 학교장에게 확인해본 결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진이 전두환 전 대통령에 비해 훨씬 작은 것은 그의 업적이 유달리 사소해서는 아니고, 그가 이 학교를 2년만 다녔고, 그 이후 경북고등학교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몇 가지 의문점에 대해 학교장에게 물었다.
- 공고에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적합한 준거인물은 대통령 등 정치인이 아니다.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 이외에도 중앙현관에는 많은 졸업생들의 사진과 약력이 게시되어 있던데, 그 중에는 명장(名匠) 등 공고 학생들에게 훌륭한 준거인물이 될 만한 분들도 많더라. (주)풍산을 창립하고 한국경제인연합회 상임이사를 지낸 류찬우(14회) 동문, 우리별 1, 2, 3호를 설계 제작하고 체신부장관을 역임한 최순달(21회) 동문, 귀뚜라미보일러 최진민(30회) 동문, 삼일방직 대표이사이자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한 노희찬(33회) 동문 등등 적합한 저명 인사들도 많더라. 그런데 왜 공고의 성격과는 전혀 맞지 아니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진을 그렇게 크게 붙여 놓았나? 다른 학교는 이 자리에 학교 연혁, 현황, 교육방침 등을 붙여 교직원과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와 방문객들에게 학교에 대한 친절한 소개를 하는데, 학교 성격과 아무 연관이 닿지 않아 아이들의 장래 희망이 결코 될 수 없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진만 유독 큰 것으로 게시한 것은 합리적이지 못한 조치가 아닌지?"공고를 졸업하고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학생들에게 인지시키려는 교육적 취지에서 그렇게 한 것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해마다 모교를 방문하는 등 후배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이시는 분이다."
- 사진을 철거하거나 작은 것으로 바꾸어야 옳다. "머지않아 교내에 다목적관이 설립될 예정인데, 그 건물이 생기면 지금 같은 논란은 없어질 것 같다."
- 다목적관 설립 이전에 빨리 조치를 취하라. 사진 게시 여부나 크기, 위치 등에 관해 교직원들과 학교운영위원회 등에 의견을 구해본 적은 있나?"의견을 구하겠다."
- 요즘은 그 어떤 사립학교도 이런 일은 하지 않는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아이들에게 존경하라고 가르칠 만한 위인이 아니다. 게시된 내용도 객관적이지 않다. 공과(功過)를 다 밝혀서 아이들에게 말해주는 것이 교육적이지 않나?"중앙 현관에 게시된 인물들을 선정한 것은 동창회인데, 학교에서도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공고 졸업하고도 대통령 될 수 있는 점을 인지시키려"학교장은 중앙 현관에 게시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진 오른쪽에 그에 대해 소개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중앙 현관에 게시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력'은 아래와 같다.
| 전두환 (24회 기계과) |
1931년 1월 18일 경상남도 합천군 율곡면 출생 육군사관학교 졸업 (제 11기) 미국 페터딘대학교 명예정치학박사 육참총장실 수석부관 제1공수 특전단장 대통령경호실 차장보 1사단장 국군보안사령관 육군대장 중앙정보부장 서리 국가안보위원회 상임위원장 아시아경기대회(86년), 88올림픽 유치 민정당 총재 국가원로자문회의 의장 대한민국 제 11대, 12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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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사태, 1980년 광주, "전 재산 29만원" 발언, 백담사 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 게시판의 기록은 사실이 아닌 것이다. 사실을 사실대로 가르치지 않는 것은 반교육적이다.
중앙 현관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거대한 사진을 다시 들여다본 후, 건물을 벗어나 그가 나무 사이를 지나고, 다시 그가 휘호를 남긴 두 교비(校碑) 사이를 통과하여 교문 인근에 닿았다. 이제 학교를 떠나갈 찰나이다. 한참 머물렀던 학교를 한번 되돌아보고 가야지, 하는 생각에서 뒤를 돌아다보았다.
그때, 새로 교목이 된 것을 기리기 위해 얼마 전에 심었다는 크고 멋진 소나무 뒤로 도서관 건물이 보였고, 그 벽에 웅대하고 강력한 이미지로 그려진 두 그루의 커다란 소나무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도서관 외벽이 낡아 새로 도색을 할까 하다가 그보다는 새로 교목이 될 소나무 그림을 크게 그려넣은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는 학교 관계자의 말처럼, 과연 실물 소나무와 그림 소나무, 푸른 하늘이 어우러져 보여주는 풍경은 정말 멋지고 시원했다.
학교는 이런 식으로 꾸며져야 한다. 정치인, 그것도 비리와 독재 전횡으로 가득찬 잘못된 정치인을 졸업생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이들에게 '모교를 빛낸 동문'이라고 소개하는 비교육적 전시(展示)는 반드시 없어져야 하고, 그 대신 낡은 도서관 외벽을 시원한 교목 그림으로 채워 아이들의 마음을 정서적으로 가꾸어주는 창의적 교육관이 당당하게 일반화되어야 옳다.

▲소나무 그림이 인상적인 도서관의 풍경 이 학교는 교목을 소나무로 바꾸려고 한다. 그래서 교정 곳곳에ㅐ 소나무를 심었고, 도서관의 낡은 외관 벽에도 대형 소나무 그림을 멋지게 그려넣었다. 새로 심은 큰 소나무 뒤로 벽에 소나무 그림이 그려진 도서관 건물이 보인다.
정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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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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