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근로장학금을 과세소득에 해당한다는 해석을 내리면서, 기초생활보장수급권을 가진 대학생들의 생계문제가 잠시 화제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정부가 해괴한 짓을 한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사실 정부의 판단 자체는 그다지 해괴하지 않다.
기초생활보장급여는 원래 '보충급여', 즉 특정선에 모자라는 비용을 채워주는 급여이다. 보충급여 방식이 가계소득의 깐깐한 측정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004년에도 비슷한 이유로 논란이 되었던 사건이 있다. 장애인 올림픽 금메달수상자의 기초수급권 박탈 문제였는데, 당시만 해도 장애인 올림픽 수상으로 인한 연금은 '소득'으로 잡혔다.
장애인 체육연금은 결국 법 개정을 통해 소득으로 잡지 않게 되었지만, 근로장학금은 실제로 '국가근로'를 통해 월급 형태로 받는 급여이므로 "근로소득이 아니다"라고 판결할 명분이 없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근로장학금을 월급이 아니라 학기 단위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급여를 언제 지급하느냐로 '근로소득'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것도 아닐 뿐더러, 다달이 월급으로 받아오던 학생들 입장에서는 급여일이 한참 뒤로 밀려나는 부작용이 있다. 애시 당초, '장학금'을 받기 위해 노동을 해야한다는 점에서 이 급여가 장학금으로 볼 수 있는 종류인지도 불확실하다.
보충급여 자체가 현실에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언발에 오줌 누기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대안이 없어서'가 아니다. 근로장학금의 경우 문제가 되는 지점이 매우 명확하다. 바로 '근로'부분. 노동을 요구하지 않으면 근로소득으로 잡힐 이유도 없다. 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에 대한 장학금을 현실적인 액수로 증액하면 근로장학금은 불필요해진다. 장학금의 필요 자체를 없애는 방법도 있다. 등록금을 국가가 전담하고 무상교육을 도입한다면 장학금은 '등록금납부용'이 아닌 말 그대로의 장학금이 될 것이다.
조금 더 넓게 보면, 기초생활보장수급이 필요치 않게 하는 방법도 있다. 보충급여 방식을 폐지하고 모든 사람에게 조건 없는 기본소득을 지급하면 탈락자나 피해자가 존재하지 않는 복지가 실현될뿐더러, 복잡하게 심사를 거쳐야 할 필요도 없어진다. 돈이 없다고? 국가의 돈은 세수확대를 통해 증원할 수 있다. 그리고 설마하니 돈이 그렇게 없는 나라가, 망할 작정이 아니고서야 부자감세를 100조씩이나 해줬을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프로메테우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