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여, 빨리 회복되길 바라네

간판쟁이 멋진 친구 중환자실에 입원했다는 소식에 놀라

등록 2009.12.01 09:21수정 2009.12.0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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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 집사님이 울대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데"

 

일요일 오후 저녁밥 먹다말고 깜짝 놀랐다네. 불과 이삼일 전만 해도 멀쩡하던 친구가 무슨 일인가 했다네. 그러고 보니 지난 금요일부터 문이 잠겨 있어 궁금해하던 차였지.

 

저번 주는 내가 야간조라 보통 아침 8시 30분 정도면 친구의 간판 가게를 지나치지. 그러면 항상 가게 문이 열려 있었지. 부지런하고 성실성 하나는 끝내주는 친구라 늘 존경하고 있었다네. 또, 손재주가 탁월해 간판을 멋지게 만들어 설치할 때마다 손재주 없이 사는 난 친구가 항상 부럽기도 했었다네.

 

"성일이 오늘 일찍 나왔네?"

 

야간 일 마치고 아침에 퇴근하면서 가게 문 열고 들어서면 친구는 언제나 밝은 얼굴로 날 맞아 주었지. 그리고 밤새 일하고 와 피곤한데 차 한잔 하고 가라며 따뜻한 차 한잔 타주곤 했었지. 난 그런 따뜻함이 고마워 매일 들르다시피 해왔는데 갑자기 크게 다쳐 중환자실에 있다니 믿기지가 않았어.

 

토요일 오후 5시까지 출근해서 밤새 일하고 일요일 아침 8시 퇴근하니 몸이 피곤했어. 근데 아들 녀석이 목욕탕 가자고 야단이지 뭔가?

 

초등학교 2학년생인 아들의 등살에 안 갈 수도 없어 목욕탕에서 서너 시간 보내고 집에오니 피곤했어. 두어 시간 눈 붙이고 일어나 저녁 먹으며 친구가 사고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몸이 피곤했어. 그래서 월요일부터 주간조니 일 마치고 바로 병문안 가보기로 하고 일요일은 그냥 쉬었다네.

 

오늘 월요일 아침부터 출근하면서 친구가 계속 걱정되었어. 뇌진탕으로 중환자실에 있다는데 식물인간이 되면 어쩌나 하고 말이야. 잔업 후 7시경 퇴근하자마자 바로 병원으로 갔었지.

 

"정성일이라는 사람이 몇호실에 입원해 있는지 확인이 될까요?"

 

1층 안내실에 가서 친구의 정황을 물었더니 마침 일반 병실을 가르쳐 주더군. 그래서 안도의 숨을 내쉬고 친구가 있는 6층 호실을 찾아 갔던 거야. 마침 친구 아내가 인사하며 맞아 주었지.

 

친구는 얼굴 형체를 몰라 보도록 양쪽 눈 주변이 많이 부어 있었고 피멍이 들어 있었어. 다행히도 머리에 고인 피를 다 뽑아내 혼수상태를 면했더군. 천만다행이야. 얼굴 전체가 부어 있어 그런지 말을 제대로 못하더군. 친구 아내 말로는 4일 중환자실에 있으면서 수술 후 호전되어 오늘 월요일 일반병실로 옮겼다더군. 안타까웠어. 3주간 더 병원신세를 져야 한다더군. 돈 벌어야 할 가장이 다쳐 누워 있으니...

 

친구의 다친 상태를 보니 갑자기 지난 봄에 목격한 일이 생각 났어. 전하동 볼일 보러 갔다가 운동 삼아 걸어 집에 가던 길이었지. 집에 다다른 차길 옆으로 아파트가 몇 채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25층 아파트 중간쯤에서 줄 하나에 대롱대롱 메달려 페인트 칠을 하고 있었어. 색다른 풍경이라 잠시 서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일하던 분이 갑자기 중심을 잃고 떨어졌어.

 

깜짝 놀라서 달려가보니 나이 지긋한 남자분이 머리와 얼굴에 피투성이가 되어 엎어져 있었어. 의식이 있는지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앉았는데 정신이 없는지 그냥 한숨만 푹푹 쉬고 있었지. 난 빨리 경비실로 달려가 사람이 떨어져 다쳤다고 전해 주었어.

 

경비 아저씬 나와 보더니 큰일 났다며 경비실 안으로 들어가 119에 전화를 했어. 안타까워 발만 동동 굴릴 뿐이었지. 어찌 할바를 모르겠더라고. 잠시후 119가 와서 싣고 갈때까지 그냥 지켜볼 뿐이었어. 119 차량이 멀어 질때까지 지켜 보았어. 무사하기를 바라면서...

 

친구도 간판쟁이잖아. 어쩌다 길가다 보면 건물 2층 3층에 사다리 하나 놓고 올라가 작업하는 사람들 보면 친구가 생각 나. 위험한 상황이 많은거 같아서 오늘 하루도 무사하기를 바랐는데 그렇게 다쳐 병원 입원한 것을 보니 참 마음이 아파.

 

중환자실에 있을 땐 봉사 활동도 열심히 하는 좋은 친구 하나 잃으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도 위험한 상태로는 안 갔어.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으니 빨리 회복되길 바래. 시간 나는 대로 종종 병원에 들러 볼게. 몸조리 잘 하길 바란다.   

2009.12.01 09:21ⓒ 2009 OhmyNews
#간판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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