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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 후에 강도로 변하는 운전사, 어떡할래

[미리 가 본 남아공] 6개월 앞둔 월드컵, 문제 없나...치안- 대중교통 해결이 관건

09.12.06 10:51최종업데이트09.12.0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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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월드컵 개막을 6개월 앞두고 조추첨이 벌어진 케이프타운은 축제 분위기가 달아오른 가운데 세계 각국에서 몰려올 손님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케이프타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조추첨 행사가 벌어지고 있는 동안, 케이프타운의 중심가 롱스트리트에서는 12월 4일 현지시간 정오부터 자정까지 장장 12시간에 걸친 길거리 축제가 열렸다. 거리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서 추첨과정이 보여지는 매 순간, 5만여명의 케이프타운 시민들은 부부젤라스(응원용 뿔나팔)을 불며 아프리카 특유의 열띤 응원 분위기를 예고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편성이 열린 케이프타운에서 5만명 가량의 시민들이 길거리 축제를 즐기고 있다 ⓒ 이중현

 

인구 350만명인 케이프타운은 국회의사당이 위치한 남아공의 입법수도이자 관광 중심지이다. 시루떡 모양의 테이블마운틴이 도시를 병풍처럼 둘러싸 있고, 남쪽으로는 대서양과 인도양의 접경, 희망봉이 자리잡고 있다. 각국에서 이민자들이 몰려와 형성한 도시답게 다양한 민족이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며 어우러져 생활하고 있다.

 

아프리카 특유의 응원나팔인 부부젤라스 ⓒ 이중현

 

경기장 공사 및 숙박설비 확보 순조로워

 

남아공은 월드컵이라는 세계적인 행사를 얼마만큼 준비 하고 있을까. 그 동안 경기장 공사가 지연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각국의 언론들로부터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지만 대회가 180여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경기장을 완공하지 못해 경기를 치루지 못 하는 상황은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개의 경기장 중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케이프타운의 그린포인트, 넬스프리트의 음푸말랑가 경기장을 제외한 7개 경기장이 완공 되었으며, 나머지 경기장들도 각각 95%이상의 공사 진척률을 보이며 개장을 코 앞에 두고 있다.

 

남아공 정부가 예상하고 있는 월드컵 기간동안의 외국인 방문객은 약 45만명.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의 200만명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이다. 유럽의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어서 기차나 차량을 이용한 방문이 쉬운 독일에 비해 아프리카 최남단에 위치한 남아공은 접근성이 떨어지는 탓이다. 남아공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유럽에서는 10시간, 북미에서는 18시간을 꼬박 날아가야 하며, 한국에서라면 직항이 아닌 이상 20시간 이상을 각오해야 한다. 날씨가 온난하고 이름난 관광지가 많은 남아공에서는 이미 다양한 가격대의 호텔과 게스트하우스가 발달해 있어 숙박설비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완공을 목전에 둔 케이프타운의 그린포인트 스타디움 ⓒ 이중현

 

치안-대중교통 문제 해결이 관건

 

남아공은 내전이나 질병의 위험은 없지만 빈부격차가 심하고 실업률이 높은 탓에 치안이 극도로 불안하다. 남아공 경찰측 통계에 따르면 2008년 4월에서 2009년 3월까지 남아공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 발생 횟수는 하루 평군 49.7건에 이른다. 이는 세계 평균보다 7.7배나 많은 수치이다. 강도 사건 역시 하루 평균 300건 이상을 기록하며 세계 최악의 범죄국가라는 오명을 가져다 줬다. 특히 지난 2009년 6월 열린 컨페더레이션컵 당시 브라질과 이집트 선수단이 머문 숙소에까지 강도가 든 사실이 알려 지면서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에 남아공 경찰측은 월드컵기간동안 6억4천만란드 (960억원)가량의 특별예산을 지원 받아 경찰인력을 대거 증원, 4만1천명의 치안인력을 가동할 계획이며 또한 경기장이 위치한 9개 도시에 54개의 특별법원을 운영하겠다는 설명이다.

 

열악한 대중교통 역시 우려되는 부분이다. 남아공은 외국인이 밤 늦게까지 안심하고 이용 할만한 대중교통수단이 크게 부족하다. 남아공 정부는 흑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12인승 미니버스 승합차를 대회 기간 동안 투입한다는 방침이지만, 내부시설이 열악하고 일몰후에는 차장과 기사가 강도로 돌변하는 경우마저 심심찮게 보고 되고 있어 안전을 장담 할 수 없다.

 

미니버스는 남아공에서 서민들이 이용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이다 ⓒ 이중현

 

남아공 정부측은 총 공사비 260억란드(약 4조원가량)의 고속철도 하우트레인이 완공되면 요하네스버그 탐부 국제공항과 경기장이 위치한 외곽 신도시인 샌톤을 20분만에 연결할 수 있게 된다며 교통난을 해소 할 열쇠로 홍보해 왔다. 그러나 공사비를 둘러싼 건설사와 주(州)당국간의 마찰탓에 공사기간이 늘어나 월드컵 개막 이전에 개통 될 지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태. 남아공의 면적은 약 120만 평방킬로미터로 남한의 약 12배에 해당한다. 효율적인 대중교통수단확보는 치안문제와 더불어 최대의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아공은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아프리카 최강국인 동시에, 수십년간 이어져 온 인종차별을 자력으로 극복 해 낸 저력있는 나라이다. 월드컵이라는 초유의 행사를 앞두고 세계 각국으로 부터 끊임 없이 제기 되고 있는 우려의 목소리를 어떻게 불식시킬지 관심있게 지켜 볼 일이다.

 

2009.12.06 10:51 ⓒ 2009 OhmyNews
남아공 월드컵 케이프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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