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돈 들어올 곳이 말라가고 있다

[경상남도 사례로 본 지방재정의 위기①] 지자체 규모 3위 경남 재정위기 직면

등록 2009.12.28 11:27수정 2009.12.2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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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들어 재정적자 규모가 가속화되고 있다. 경제위기에 이미 쏟아부은 막대한 재정 규모도 방대하지만, 세수 감세로 인한 재정 압박과 4대강 사업에 배정된 예산규모만 놓고 봐도 앞으로의 국가재정 상태는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국가재정 상태가 이 지경이라면, 과연 지방정부의 재정은 안전할까?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본부가 국가재정의 위기를 지방정부의 입장에서 고찰하기 위하여 연구를 진행해, 연구 결과물을 3편의 글로 종합정리하였다. 지방정부들이 2010년의 예산심의를 앞두고 있는 지금, 2009년 중앙정부의 무리한 재정운용의 결과가 지방정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경상남도의 현 재정상태, 경상남도 사회변동이 지방재정운용에 주는 시사점 그리고 지방재정 위기관리의 중요성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정리된 글을 게재한다. - 기자 말

국가재정은 주인 없는 돈이라고 일컬어진다. 그만큼 쓰임새에 대한 책임이 불분명하고, 사후적인 평가를 했을 때는 이미 사태가 심각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97년 외환위기가 그런 대표적인 사례이고, 매년 국회에서의 예산심의도 세세한 영역에서 얼마나 심도 있게 진행되는가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많다. 세계적인 경제위기의 소방수로 각국의 정부가 나선 것을 보아도 국가재정은 활용하기에 따라서 국민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교육과 복지에 쓰이는 비용은 삶의 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중앙정부에 비해 현저히 낮은 지방정부의 재정에 대한 관심은 심각한 지방재정의 위기 상황에서도 사회적 의제가 되기 힘들 정도다. 새사연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본부와 함께 경상남도 지방재정의 상태를 분석해 보았다. 가장 주목할 점은 지방재정으로 들어올 돈이 고갈되고 있다는 점이다.

경상남도는 2008년 현재, 당초예산 기준으로 16개 광역자치단체 중에서 3번째로 지방재정 규모가 큰 지자체다. 경기도와 서울이 20조 원이 넘는 예산규모를 가지고 있고, 그 다음이 경남이며, 경북과 부산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경상남도는 2008년 현재, 당초예산 규모가 10조 1331억 원에 달한다. 재정의 불균형을 보완하기 위한 지방교부세를 산정하는 재정력지수란 기준이 있다. 필요한 재정수요에 비해 어느 정도 수입이 가능한가를 지수화한 것으로 지수가 1이 되면 수요와 수입이 같다는 뜻이다. 이 수치가 작은 지자체일수록 지방교부세를 더 많이 배정하여 재정불균형을 완화시켜 준다. 경상남도의 재정력지수는 2007년 0.664에서 2009년에는 0.742로 높아졌다. 경상남도의 재정력지수는 2009년도 기준으로 서울(1.011), 경기(0.992), 인천(0.955), 울산(0.843)에 이어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재정규모에서나 재정력에 있어서 상위권에 있는 경상남도가 재정압박 단계를 넘어 재정위기로 치닫고 있다면 다른 지자체들의 상황은 어떠할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재정의 위기 상태를 재정압력, 재정위기, 재정파산으로 구분할 수 있는 데, 우리나라에는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재정압력은 단기적인 수지균형이 맞지 않고, 세부담을 늘리지 않으면 정상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할 수 있고, 재정위기는 지속적인 수지불균형이 발생하는 상태, 그리고 재정파산은 채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태다.

우리는 행정안전부가 각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채 발행규모 등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재무행위를 사전에 검토하여 승인하는 형태로 관리하고 있다. 즉 사전예방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재정확대 정책, 재정의 조기집행, 감세, 4대강 개발 등 재정이 많이 소요되고 수입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정책들이 동시에 시행되면서 사전예방의 규제들을 느슨하게 풀고 있다. 원칙적으로 우리나라 지방정부들은 부모와 같은 중앙정부의 품안에서 제한된 재정활동을 해왔고 법적으로도 파산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부모의 경제력이 자식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시켜 주지 못할 상황에 빠지면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지금 지방재정 위기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향후 경남 적자규모, 예산의 10퍼센트 넘을 듯
 
국회예산정책처(김경수, 2009)가 발표한 감세 및 세제 개편에 따른 지방정부의 재정 증감에 대한 보고에 따르면, 경상남도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감세로 인하여 지방교부세, 지방세, 부동산세 등 총 감소액이 3조 32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지방재정의 확충을 위해 새로 도입할 지방소비세에 따른 증가분은 5894억 원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경상남도는 2조 4138억 원이 감소하여 광역자치단체 중에서 4번째로 감소규모가 큰 지자체가 될 전망이다.


 [그림1] 감세와 세제 개편에 따른 2008~2012년 경상남도 지방재정 증감((국회예산정책처 자료 재구성, 단위 : 억원)
[그림1] 감세와 세제 개편에 따른 2008~2012년 경상남도 지방재정 증감((국회예산정책처 자료 재구성, 단위 : 억원) 새사연

이 금액을 5년으로 나누어보면 4827.6억 원에 달한다. 경상남도의 2008년 수익총계가 4조 7772억 원이므로 10.1퍼센트나 되는 규모다. 지방소비세의 신설에도 불구하고 감세로 인한 지방재정의 수익감소가 한해 예산의 10퍼센트가 넘을  전망이다. 이는 미국 오하이오주의 재정위기 결정기준인 1/12(8.3퍼센트)를 넘는 수치다.

미국의 지방정부 재정위기 결정기준은 '미국정부간관계자문위원회(ACIR)'가 권고하고 있는 것이 있으며, 주정부마다 자체 기준이 있다. 일반적으로 채무 불이행이나 공무원 임금지연, 세출규모에 비해 적자 규모가 얼마나 되는가 등이 바로 그런 기준이다. 그 중 오하이오 주에서 재정위기 기준으로 삼는 기준 중에는 '총적자가 이전년도 수입의 1/12을 초과하는 상태'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 현재 우리나라의 지방재정정보를 기초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 다른 기준들은 우리나라 재정공시제도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향후 지방재정의 수입과 지출 규모로 쉽게 위기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기준인 '총적자의 수입대비 비중'을 적용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가 미국과 같은 지방재정 위기 결정기준과 같은 위기관리 경보시스템이 있다면, 사실상 경상남도의 향후 재정전망은 '먹구름' 그 자체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소(小)이명박을 자임한 김태호 경남 도지사의 무리수

이명박 정부가 사상 최대의 추경예산을 편성하여 적자재정정책을 쓴 데다, 재정을 조기집행하였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재정의 조기집행은 전체 재정지출의  50%를 넘는 지방재정에도 적용되었는데, 이것이 지방재정 운용에 파행을 초래하였다는 점이 중요하다. 지방재정의 주요 수입원 중의 하나인 지방세는 일시에 걷히는 것이 아니라 1년 동안 꾸준히 들어오는 것이고, 중앙정부로부터 교부되는 지방교부세는 분기별로 한 번씩 내려온다. 중앙정부가 지방교부세 교부를 다소 빨리 해 주었지만 지출시기를 제대로 맞출 수는 없었다.

당장 써야 할 현금을 가지고 있지 않은 지방정부들이 선택한 것은 돌려막기다. 가지고 있는 현금성 예금을 해약하여 사용했으며, 그 결과 2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자 수입이 200억 원에 그쳐 50억 원이 감소했다. 그 다음에는 단기적으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일시차입금, 그 후에는 아예 지방채를 발행하여 중기적인 부채까지 늘리는 것이다.

경상남도는 제1차 추경예산 기준으로 의회의 승인을 받은 일시차입금 한도액은 1554억 5500만 원인데, 그 액수의 83.6%에 달하는 1300억 원을 상반기에 차입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7월 15일 발표한 경상남도의 일시차입금 총액은 1945억 원으로 경상남도 본청과 시군지자체 차입금의 합계일 가능성이 높지만, 만약 도(道)본청에 한정된 차입금이라면, 경상남도 도지사는 법을 어기고 일시차입금 한도액을 넘긴 것이 된다. 차입으로 인한 이자비용도 만만치 않은 데, 지방채 전체 이자와 일시차입금의 3~6개월가량의 이자 합계만 289억 5000만 원이나 된다. 

경기도와 전라남도가 재정의 조기집행을 위해 부채를 한 푼도 늘리지 않은 것과 달리 대다수 지방자치단체들이 부채증가를 감수하고 조기집행을 했다. 경상남도는 조기집행 목표의 129% 초과 달성을 위해 3조 7819억 원을 조기집행 했으며, 그 중 6.8%를 차입으로 충당했다. 경상남도는 지방채 발행에서 서울과 충북을 이어 3위, 일시차입액에서는 서울과 인천, 대전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지자체의 지방세 등의 자주재원과 지방교부세 등의 이전재원이 모두 줄어들 전망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지방채 발행과 일시차입이 이루어져야 하며 그 규모는 16개 지자체 전체로 보아 6.9조 원에 이를 것으로 국회예산정책처는 추정하고 있다(국회예산정책처, 2009b). 최근 경상남도의 2차 추경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보고된 경상남도의 자체 수입은 기정예산액보다 3.15%, 지방세가 473.7억 원이나 감소했으며 세외수입도 240.9억 원이 감소했다. 

 [표1] 시도 본청 상반기 재정조기집행을 위한 차입현황(2009.7.1현재, 국회예산정책처)
[표1] 시도 본청 상반기 재정조기집행을 위한 차입현황(2009.7.1현재, 국회예산정책처) 새사연

이렇게 일시차입과 지방채 발행을 무리하게 진행한 결과 채무가 급증하였다. 경상남도의 2006년 말 지방채무잔액은 3363억 원이었다. 이것이 2007년 3691억 원, 2008년 4115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기는 했지만, 2009년 7월 31일 현재는 5981억 원으로 급격히 증가하였다. 지방채 발행액만 1256억 원에 달하고 있다.

규모도 문제지만 증가추세가 너무 가파르다. 2007년도 채무 증가율이 9.8%였으나, 2008년에는 22.2%, 2009년 상반기까지만 32.6%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2009년 상반기 전국 평균 증가율이 9.1%에 머문 것에 비교할 때 3배 이상의 증가속도를 보인 것이다. 

 [그림2] 지방채무 잔액 증가율 추이(2006~2009.7.31)(국회예산정책처 2009, 재구성)
[그림2] 지방채무 잔액 증가율 추이(2006~2009.7.31)(국회예산정책처 2009, 재구성) 새사연

정부가 지방채 발행에 따른 이자나 일시차입에 따른 이자를 부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그것도 절반 수준만을 책임지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지방정부의 부담이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경남은 올해 상반기의 재정운용의 결과 지방채무 잔액규모에서 울산과 대전을 제치고 8위로 올라섰다. 예산 대비 채무누적액 비율이 2007년 9.4%에서 2008년 처음으로 두자리수에 진입하여 10.3%를 기록하였고, 2009년은 10.5%로 두자리수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 수치는 향후 세수 감소로 더욱 상승할 것이다.

다가오는 2010년도 지방정부 예산 전쟁

2010년도 국가 예산 편성을 놓고 국회는 전쟁 중이다. 4대강 예산을 숨기려는 여당과 찾아서 감액하려는 야당이 서로 팽팽하게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해를 넘기면서 본격화될 지방정부의 예산 편성 과정은 더욱 우려된다.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자체장 후보들과 지방의회 의원 후보들은 갖가지 선심성 공약을 남발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정작 내년 예산을 어떻게 편성해야 할지를 놓고 지자체장과 의원들이 곤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경상남도와 같이 여당성향의 지방의원들이 많은 경우에 큰 반발 없이 넘어갈 수 도 있지만 예산의 10% 수준의 수입 감소와 지속적인 세출 증가 요인을 어떻게 해결할지 의문이다. 더군다나 이들의 임기가 몇 개월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책임성을 보여줄지도 의문이다.

경기도가 저소득층 아동들을 위한 급식비용을 전액 삭감한 것처럼 세수감소에도 불구하고 낙동강 사업이나 남해안 개발에 투입되는 지방비는 감액하지 않으면서 사회복지 예산은 삭감하는 경우도 예상되고, 의외로 지방선거를 의식하여 복지예산을 확충할 가능성도 있다. 그 어느 경우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서는 재정건전성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다. 최악의 경우는 장기적인 재정건전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적자재정을 감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경상남도가 부채의 확대를 감당할 만한 여력이 어느 정도인지가 우선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경상남도의 재무상태에 불안정한 요인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경상남도 재무 상태의 진단과 사회변동 양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덧붙이는 글 | 새사연 김일영 정치사회연구센터장이 작성한 글입니다. 이기사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http://saesayon.or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새사연 김일영 정치사회연구센터장이 작성한 글입니다. 이기사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http://saesayon.or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지방재정 위기 #경상남도 재정 #지방정부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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