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1] 지방재정지표의 변화
새사연
바람직한 제도를 도입하고자 하는 의도를 모르는 바 아니나, 제도가 바뀌면 바뀐 제도에 맞게 이전의 통계를 수정하여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비교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통계의 수정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비교자체가 불가능한 형편이다. 지방정부의 재정공시는 행정안전부 보고용에 불과하다.
또한 재정정보의 공시가 연 1회로 되어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이명박 정부 들어 나타난 재정집행에서의 문제점은 조기집행으로 인한 재정운용의 파행, 그리고 교육 및 복지 등 예산의 미집행과 전용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지방재정에 대한 위기관리를 중앙정부가 독점하고 있는 것은 위험하다. 중앙정부의 정책에 따라 지방정부가 위기에 대처할 생각을 하지 않고 중앙정부만 추종할 가능성이 높으며, 올해의 지방정부 예산 집행이 그 단적인 사례다. 그러므로 지방정부의 재정위기관리 시스템이 새롭게 마련되어야 한다.
지방자치제의 도입과 신자유주의적 행정효율화 정책은 상당수의 지방정부에 존재하는 통계 부서의 폐지를 낳았고 지금은 지방정부의 필요에 부응하는 통계를 새롭게 축적해야 할 형편에 이르렀다. 다행이 최근에는 지방통계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일부 긍정적인 소식들도 들려오지만, 상당기간의 통계공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한 국회의 예산정책처가 정부의 예산계획에 국회의 입장에서 조목조목 자기논리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에 반해, 지방의회는 한두 명의 전문위원에 의존하고 있다. 참여의지가 높은 시민들이 지방정부의 재정정보에 접근하는 것은 정보공개법이 있음에도 하늘의 별따기다.
게다가 현재 공개되는 정보는 1년 후에나 1년 전의 상태를 심의하는 사후적 성격의 정보로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적시에 바로잡을 수 있는 논의가 불가능하다. 집행의 진척에 따른 정기적인 재정정보의 공개가 필요하다. 핀란드가 세계 최고의 국가경쟁력, 최고 60%에 달하는 세금, 좌우가 함께하는 무지개 내각 등의 이질적인 듯 보이는 요소가 시너지를 내고 있는 데는 정보공개법과 같은 제도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지방재정 위기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경상남도만 하더라도 최근 몇 년간의 재정 상태를 통해 다음과 같은 특성이 발견되었다.
첫째, 인구규모에 비해 사회기반시설이 작으며 사회개발비 비중도 낮다. 이는 향후 재정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최근 부채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표상으로는 지방세나 세외수입 등 경남도민들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세제 개편으로 지방재정의 지방정부 책임성은 높아진 반면 감세정책으로 재정 충원능력은 약화되었다.
이를 기초로 볼 때, 경상남도는 2008년도에 전년도 이월금과 같은 일시적인 비경상세외수입으로 흑자 재정을 시현했지만, 향후에는 지방채 발행 등 부채를 늘이지 않고는 균형재정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까지는 중앙정부의 국고보조금을 많이 따내는 재정능력을 과시해 왔지만, 그러한 지방정부의 행태는 지방자치를 발전시키기 보다는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성을 키우고, 중앙에 줄서기는 것에 능한 정치인들만 양산할 것이다. 이미 중앙정부도 부채 수준이 높아서 우량 공기업의 매각과 같은 무리한 정책도 서슴지 않을 만큼 세원 확대에 골몰하고 있다. 이미 상당한 수준의 재정압박이 지방정부에 가해지고 있기 때문에, 지방정부 스스로 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하고 적재적소에 재정을 사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당장 2010년 지방선거에서 자치단체장과 의원으로 출마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중기지방재정운영계획의 밑그림을 보여주어야 한다.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한 계획 뿐 아니라 재정을 어디에 사용하고자 하는지 제시해야 한다.
지금처럼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개발 만능의 패러다임을 고집해서는 곤란하다. 현 경남도지사는 남해안 개발이나 4대강 사업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4대강 사업은 국고가 중심재원이라지만 지방비가 일정액은 투입되어야 한다. 국토해양부가 밝힌 총규모만 22.2조 원에 달하는 데, 애초 본 사업 규모가 13.9조 원이었을 때 지방비 투입규모가 1.1조 원으로 산정됐었다. 낙동강에는 4대강 사업의 57%에 해당하는 재원이 투입된다. 그렇다면 경남의 낙동강 사업에서의 지방비는 1조 원대에 이른다.
이미 추진되고 있는 남해안 개발도 국비는 13.1%에 불과하고 지방비만 8275억 원으로 16.4%에 달한다. 그 중에서 경상남도가 책임져야 하는 지방비만 2775억 원이다. 개발이라는 것이 애초 예산보다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것이 다반사 인데, 추후 비용증가에 따른 지방비 추가 투입은 불을 보듯 훤하다.
남해안 개발은 재원의 70.5%인 3조 5537억 원을 민자유치로 해결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마창대교만 보더라도 민자유치의 위험성을 알 수 있다. 애초 산정한 통행량의 80% 미만일 경우 최소수입을 보장해 주기로 하여, 운영사인 다국적기업인 맥커리에 수십억 원에서 100억 원에 상당하는 세금을 퍼부어 줄 뻔 했다. 통행료를 낮추는 재협상을 통해 통행량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민자 유치의 위험성은 이미 증명되었다.
경상남도의 개발 계획은 상당부분 민간투자를 대책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향후 수익보장을 위해 지방재정의 혈세가 동원되거나 수익보장을 하지 않을 경우 민간투자나 민자유치 자체가 어려울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막대한 지방비가 들고, 장기적으로도 지방재정에 무리를 줄 수 있는 무책임한 개발 사업은 당장 철회되거나 연기되어야 한다.
지방정부들은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4대강 개발과 같은 정책을 추종할 것이 아니라 급격한 세원감소에 대한 대책부터 요구해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 부족한 지방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지방교부세의 비율을 높였던 것처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종합부동산세가 일부 위헌이라면 소득재분배 효과가 높은 새로운 세원을 발굴해야 한다. 외환시장이나 주식시장 등과 같은 자본시장의 거래에 대한 새로운 과세도 한 방법이고, 소득세 및 법인세의 과세 구간을 세분화하여 초고소득층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이를 지방재원으로 하면 된다. 나중에 경기가 회복되면 부채는 갚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식의 논리로 덮어버리기에는 한 해 예산의 10%에 달하는 적자규모가 너무 크다.
새로운 지방재정지표의 개발과 국민의 주권적 개입지금까지 지방재정에 대한 논의는 재정자립도를 높일 것이냐 재정자주도를 높일 것이냐를 놓고 전개되어 왔다. 자립도는 지방재정의 재원 중 자체 재원이 얼마나 되는가를 뜻하고, 자주도는 전체 재원 중 특정목적이 정해지지 않은 일반재원이 얼마나 되는 가를 뜻한다. 자립도를 높이자니 지방정부마다 재정능력의 차이가 커서 불균형이 확대되고, 재정자주도를 높이자니 의존재원만 커져서 자치재정과는 거리가 먼 형태가 구조화되는 어려움이 있다. 자체 재원을 늘리자는 재정자립이나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재원의 비중을 높이자는 재정자주는, 중앙정부의 역할이 큰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지방재정의 발전을 가늠하는 적절한 지표나 개념이 되기 어렵다.
지방자치의 관점에서 보면 지방재정의 규모 자체를 먼저 키워야 한다. 전체 정부지출에서 지방정부의 지출이 절반이 조금 넘었지만 여전히 중앙정부의 위임사무나 이양사무를 하기 위한 재정이 지방재정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국가재정은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에 파이를 키우지 않으면 다른 곳에서 구멍이 날 수밖에 없다. 오건호(2009)의 주장처럼 총직접세의 비중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전체 국가재정의 규모를 키우면서 지방재정의 규모와 비중을 높여야 한다.
지방재정의 규모를 키우면서도 지방간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재정조정제도는 적절히 활용되어야 한다. 노령인구 등 사회복지 수요 등을 감안하여 충분한 조정교부금을 확보하여야 사회적 갈등을 방지할 수 있다. 충분한 조정교부금 확보를 위해서도 전체 재정 규모를 키워야 한다.
다음으로는 필수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경상적 경비와 사회복지 등 목적이 명시된 비용을 제외한 지방자치단체 스스로 기획하고 집행할 수 있는 사업예산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사업예산이야 말로 지방자치력이 구체적으로 표현될 수 있는 재정영역이다.
마지막으로 인구나 경제 규모를 고려하되 지방자치가 발전된 나라들의 사례와 지방재정제도를 참고하면서,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특성에 맞는 지방재정 지표를 개발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규모가 상호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지방자치의 발전수준에 맞는 재정목표가 설정되고 그에 따라 단계적인 과제와 목표가 정해져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까지의 자체재원비율, 재량적 재원 비율과 같은 단편적 지표가 아니라, 지방자치의 발전전망과 재원의 구성요소와 각 구성요소들이 재정에 기여하게 될 전망을 고려하여, 지방재정 확충목표와 현 단계를 제시할 수 있는 '지방재정확충지표'와 같은 것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이전재원과 자체재원, 경직성 경비와 재량적 예산 등과 같이 세입과 세출의 방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지방재정구성지표'와 같은 것도 필요하다. 이러한 지표들이 지방자치가 주민자치로 나아가도록, 주민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새사연 김일영 정치사회연구센터장이 작성한 글입니다. 이기사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http://saesayon.or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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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정책 추종 말고, 세원감소 대책부터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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