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보개혁법 상원 통과... '전국민보장' 한발 더

상하원 공동안 마련 앞두고 '공공보험' 제외로 논쟁의 불씨

등록 2009.12.25 18:35수정 2009.12.2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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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 리드 미국 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현지 시간) 오전 의료개혁법안의 통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을 전하고 있는 <워싱턴타임스> 인터넷판.
해리 리드 미국 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현지 시간) 오전 의료개혁법안의 통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을 전하고 있는 <워싱턴타임스> 인터넷판. 오마이뉴스

94% 이상의 국민이 의보혜택 받아

24일 오전 7시(현지 시간) 미 상원의원들은 찬성 60표(민주+무소속 2), 반대 39표(공화)로 의료개혁법을 통과시켰다.

미 역사상 최초로 94% 이상의 국민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문턱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간 것이다. 표결결과를 기다리던 오바마 미 대통령은 "1930년대 사회보장법 통과 이후로 가장 중요한 사회 입법이고, 1960년대 메디케어 통과 이후 가장 중요한 의료개혁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연속 토론을 이끌어온 해리 리드 원내대표(민주당·네바다)는 "의료개혁의 대의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전국민 의료보장을 위해 평생을 노력하다 지난 8월 암으로 사망한 고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민주당·매사추세츠)의 미망인 빅토리아 케네디는 의회 방문자 갤러리에서 표결과정을 지켜봤다. 

최고령 로버트 버드 의원(92·민주당·웨스트버지니아)은 휠체어를 타고 나와 찬성표를 던졌고, 짐 버닝 의원(공화당·켄터키)은 투표를 하지 않았다.

통과안의 마련 및 통과의석 60석 확보과정에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낙태 반대론자인 민주당 소속 벤 넬슨 의원의 반대표를 막기 위한 지난한 타협이 있었고, 공공보험과 낙태선택권 논쟁으로 언론이 들끓었다.

공화당 의원들은 "낙태에 국민이 낸 세금을 쓸 수 없다"는 릴레이 기자회견을 했고, 폭설로 길이 막힌 지난 주 토요일에는 "수정조항이 몇 백 페이지에 달하고 총 법안이 몇 천 페이지에 달하는 법안은 문제가 있다"라거나 "법안을 읽지 말라는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또 한 의원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아닌 듯해서 반대"라고 했다. 


'공공보험' 제외로 또 다른 논쟁

이번에 통과된 상원 법안은 지난달 통과된 하원 법안과 95% 유사한 법이다. 그러나 그 5% 차이가 격렬한 논쟁을 낳았다. 정부 제공의 공공보험을 제외한 것이다.


공공보험 없는 의료법안은 개혁법안이 아니라는 비난이 쇄도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미공영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법안을 반대하는 광고가 많은 것과 누가 개혁법안의 통과를 저지하려 하는지를 보면, 상원법안이 왜 통과되어야 하는지를 더 확실하게 알게 된다"고 밝혔다. 

상하원 안의 다른 점이 무엇인지 핵심만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 상원법안과 하원법안은 어떻게 다른가
공공보험(Public option) 포함 여부다. 상원법안(2074페이지)은 조 리버먼이 반대표를 던져 공공보험을 제외시켰다. 하원법안(1990페이지)에는 사보험구입이 어려운 사람들이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정부제공의 공보험옵션이 있다.

- 상하원법안 중 어느 쪽이 정부부담을 더 줄였나?
의회예산처에 따르면, 상원법안은 3100만 명을 추가로 부담(65세이하 전국민의 94%가 보험가입)하면서 8710억 달러의 비용이 들지만, 10년 동안 1320억달러의 예산절감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하원법안은 3600만명을 추가로 부담하게 되므로(65세 이하 전국민의 96%가 보험가입) 향후 10년간 비용이 1.2조달러 예상되지만, 부자세금과 현행 메디케이드 및 메디케어의 낭비를 줄여 향후 10년간 정부재정부담은 1390억 달러 절감하게 될 것이다.

- 세금이 더 오르나?
상원안과 하원안이 유사하다. 50만 달러 이상 수입이 있는 부자들과 의료기기상의 세금부담이 오를 뿐이다.

- 비교 구입을 가능하게 하는 보험시장의 개설?
상원법안에는 2014년부터 주별로 보험시장을 개설하게 되어 있고, 하원법안에는 전국적인 보험시장 개설이 제안되어 있다.

- 불법이민자도 혜택을 받을 수 있나?
불법이민자는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상원법안은 불법이민자들이 보험구입도 할 수 없고, 정부보조금도 받을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 하원법안에는 불법이민자들이 자기 돈으로 보험구입하는 게 가능하다.

- 빈곤층을 위한 메디케이드 혜택 범위는?
연방저소득층과 저소득층보다 수입이 약간 높아 메디케이드 혜택을 받지 못했던 사람들(수입비율 133%까지)도 메디케이드 혜택을 받게 된다. 보험가입을 위해 수입의 400%(4인가족 기준 8만8200달러)까지 정부의 보조금을 받게 된다.

- 보험을 안 든 사람은 벌금?
상원법안에 따르면, 보험가입을 안 할 경우 2014년부터 소액벌금(95달러)이 부과되고 2016년에는 세전 총수입 2%의 벌금을 내야 한다. 하원법안에 따르면, 보험 가입을 하지 않을 경우 세전 총수입의 2.5%를 벌금을 내야 한다. 소규모 기업의 고용주들에게는 고용인들의 보험가입을 도울 경우 세금혜택(tax credit)을 준다.

- 아픈 경력이 있을 경우 보험가입 제한?
환자의 병기록에 따라 의료보험 구입도 힘들고 가입조건이 크게 불리했던 현 상황이 개선된다. 오바마 대통령의 어머니가 난소암으로 병중에 있을 때 암보다도 보험이 자신의 치료비를 부담해주는지를 더 걱정했던 이야기는 유명하다. 지난 3년 동안 1260만명이 보험사로부터 보험료 지급 철회를 받아 고통을 받았다. 이제 보험사는 기존질병을 이유로 보험가입을 제한할 수 없다. 어린이들의 보험 가입 제한은 바로 금지된다.

- 언제부터 시행되나?
상원안에 따르며 어린이보호는 즉각, 그외는 2014년부터 시행된다. 하원안은 의료보험사에 대해서는 2010년부터, 그외의 조항은 2013년부터 시행된다.

한편, 전국간호노조 카렌 히긴즈 공동대표는 23일 미공영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상원법안의 10가지 심각한 결함을 지적했다.

1. 의료보험사가 부과하는 고가의 보험료에 대한 충분한 통제없이 모두가 반드시 의료보험을 사야 한다. 
2. 94개 대도시에서 한 두개의 의료보험사가 독점하는 현시장을 고치지 않고서는 경쟁도 제한적이고, 보험선택의 폭도 적다.
3. 의회예산처는 4인가족 수입(5만4000달러) 기준 17%의 의료부담(9000달러)을 전망했지만, 가정경제에 부담을 안겨줄 것이다.
4. 보험에 대한 세금은 고용주들로 하여금 각종 혜택을 삭감하도록 할 것이고, 개인부담을 지우는 공제액을 높이도록 유도할 것이다. 지난 9월 있었던 타워페린 서베이는 30%의 고용주가 의료비용이 증가할 경우 고용을 줄일 것이라고 전했다. 
5. 병력이 있는 사람의 경우 여전히 좋은 혜택을 받기는 힘들다. 법안의 조항은 당뇨, 고혈압 등이 있는 노동자가 건강관리 프로그램에서 실패하면 보험료인상이나 지급철회를 막을 방법이 없음을 보여준다. 또한  전국적으로 보험판매가 가능해지면서 규제가 적은 주로만 보험사가 몰릴 것이다.
6. 보험금 지급 거부에 대한 관리감독이 철저하지 않다. 캘리포니아 간호사 연합에 따르면 2002년 이후 다섯 청구중 한 개가 지급거부되었다.
7. 약값 제한이 불충분하다.
8. 현행 사회보장제에 새로운 부담을 지울 것이다.
9. 여성의 낙태선택권이 없다.
10. 단일한 치료기준이 없다. 여전히 지불가능 여부에 따라 의료체계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미국민들은 의료개혁법안의 상원통과라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그러나 역사적인 개혁법안의 최종통과에는 한 고비가 더 남아있다. 내년 초 상하원 공동안이 공공보험 없이 상정될 경우, 최악의 경우 최종 개혁법안은 통과되지 않을 수도 있다.
#미국 의료개혁 #메디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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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이코노미스트, 통계학자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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