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우리마을 이장 선거에 바란다

등록 2009.12.26 11:57수정 2009.12.26 11:57
0
원고료로 응원
경기도 파주시 북부에 있는 한 자연 마을. 임진강 너머 머지 않은 곳에 육안으로도 북한의 자연 마을 풍경들이 분명히 잡힌다. 탄현면에 있는 대동리라는 마을이다. 이곳 마을 주민들이 내년 2010년 이장 일을 볼 사람을 뽑는다. 오는 12 월 29일(화)이 투표일이다. 이날  10시 주민들은 마을회관에 모여 마을 대동계 모임을 갖는데, 이 자리에서 한 해 동안 마을 살림 결산을 하며 새 이장 후보들을 놓고 투표하여 다수 득표자로 이장을 정한다.

마을 주민들은 마을에서 1년중 가장 큰 행사인 이장 선거를 이미 시작하였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투표방식이 교황선출 방식을 따르는 것이라서 선거운동 분위기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따름이다.

전형적인 시골마을 분위기 탓에 선거전은 과열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물밑에서 조용히 이뤄지고 있다. 투표권이 있는 주민들은 대부분 내년에 누가 마을 일을 잘 해낼 수 있을지 어느 정도는 따져보고 누구로 할 것인가, 마음에 이미 정한 사람들도 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현재의 이장이 내년에도 이장을 하려는 의지가 있는가, 이에 대항하는 후보들에는 어떤 이들이 들어있는가, 그들은 어떻게 선거전을 펼치고 있는가, 그리고 그 결과는 어찌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대동리 이장 선거제도에 아쉬운 것이 있다면, 각 세대에 단 한 표씩만 투표권을 준다는 점이다. 이는 오랫 동안 이어져온 마을의 선거관습이라 하여 그대로 따르고는 있지만, 민주정치의 선거원칙에 비춰볼 때 바람직한 제도라 할 수 없다. 대동계라는 형식을 빈다고는 하지만 1 세대에 1 표는 무리다. 1인 1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선거권이 있는 유권자 전체에게도 투표에 참여할 기회를 주는 쪽으로 제도를 고쳐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황선출방식을 따르는 선출방식도 후보등록제로 바꾸고, 공식 선거운동 기간도 정하여 선거과정을 적극 홍보하는 것도 개선해야 할 문제다. 선거과정에 더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게 한다면 마을주민들은 정치교육, 시민교육을 자연스레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장 선거는, 지방자치 제도를 다시 들여온지 20년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볼 때 자치와 분권의 가장 기초적인 정치활동이며 정치제도이다. 마을 이장 선거를 통해 마을 주민들은 민주 시민으로서 정치참여와 선거의 중요성, 자기결정권의 소중함 등을 배우게 될 것이다.


20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대동리 이장 선거가 세간이나 중앙정치계의 주목을 끌지 못하면서도 중요성을 지니는 것은 그 때문이다. 대동리 이장선거는 우리 나라 정치문화에서 중앙정치의 영향을 받지 않고 치러지는 소규모 선거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 대동리 이장 선거가 마을 주민들의 정치참여를 이끌어내고, 우리 나라 풀뿌리 민주정치를 더욱 성숙하게 하는 데 기여하기 바란다.
#자기결정권 #자치 #시민교육 #정치교육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압록강 건너편에서 손을 흔들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압록강 건너편에서 손을 흔들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2. 2 '이수지 영상'에 충격 받은 미국 어린이집 교사들, 이런 말까지... '이수지 영상'에 충격 받은 미국 어린이집 교사들, 이런 말까지...
  3. 3 전 세계 50여 명 연구자들의 카이스트 보이콧, 약속은 지켜졌나 전 세계 50여 명 연구자들의 카이스트 보이콧, 약속은 지켜졌나
  4. 4 '이재명 실패론' 유시민, 유튜브 여론은 비판 우세... 극우 채널에선 "잘 싸운다" '이재명 실패론' 유시민, 유튜브 여론은 비판 우세... 극우 채널에선 "잘 싸운다"
  5. 5 윤석열 유죄 판결의 법리, 오세훈에게도 적용될까 윤석열 유죄 판결의 법리, 오세훈에게도 적용될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